한국 패션 산업이 오늘날과 같이 발전하기까지 많은 과정을 겪었다.
첫째는 의류 수출 산업이 큰 비중을 차지했고, 그로 인해 봉제 산업도 꾸준히 발전해 왔다. 국내 시장에서는 남대문시장과 평화시장을 중심으로 한 재래시장이 형성돼 내수 패션 산업 성장의 기반을 만들었다.
특히 국내 패션 산업은 90년대 초반 중저가 볼륨 시장의 성장으로 커다란 전환기를 맞기 시작했다. 이랜드로 시작된 중저가 시장의 성장은 많은 내수 브랜드 출시로 이어졌으며, 브랜드 시장 규모도 급격히 늘어나는 계기가 됐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와 중저가 시장은 또 다른 과제에 직면하게 된다. ‘저렴한 가격’이란 달콤한 잠에 빠져있다가 깜짝 놀라 눈을 뜬 것이다. 소비자들은 저렴한 가격에 디자인과 품질에 대해서는 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기 시작했다.
가격, 품질, 디자인을 모두 만족시켜주면서 기업의 이윤을 창출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했다.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파악하기 위해 노력했고, 생산원가를 줄이기 위해 허리띠를 졸라매기에 이르렀다.
이런 배경에서 내수 패션 기업들은 해외 생산에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해외 생산은 이미 1980년대 초반부터 대우, 삼도, 럭키금성(지금의LG), 선경 등의 대기업들을 중심으로 중남미, 동남아 등지에서 생산해 제3국으로 수출을 해왔다. 국내 패션기업은 1990년도 초부터 이랜드 등 몇몇 기업이 해외 생산을 시작했고, 1996년도부터는 LG패션, 브이네스 등이 참여했다. 이외 대부분 기업들은 해외 생산을 미처 생각하지 못했으며, 단지 협력업체인 완사입 업체들을 통해 해외 생산을 진행했다. 물론 완사입 업체들은 저렴한 생산 원가로 인해 톡톡히 재미를 봤다.
2000년대 이후 국내 패션업체들이 적극적으로 해외 생산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완사입 업체들을 통한 해외 생산이 활발히 진행됐으며, 내수 시장도 활기를 띠었다. 그 과정에서 많은 완사입 업체들이 너도 나도 할 것 없이 해외 생산에 뛰어들었고, 그 지역이 바로 중국이었다.
그러나 상당수 업체들이 해외 생산에 대한 노하우 없이 뛰어들다보니, 여기 저기서 터지는 사고들로 인해 피해가 적지 않았다. 제 때 제품을 공급받지 못해 매기를 놓치기도 했으며, 소비자 클레임으로 브랜드 신뢰가 떨어지기도 했다. 클레임은 책임 소재에 대한 공방으로 이어졌으며, 그 결과 도산하는 업체들도 적지 않았다.
최근 패션 시장에서는 실력이 부족한 완사입 업체들의 설 자리가 점차 좁아지고 있다. 인맥이나 가격으로만 경쟁하던 업체들은 버티지 못하는 시대가 온 것이다.
이에 반해 생산 기지를 해외로 옮기거나, 기획력을 강화해 실력을 키운 기업들은 더욱 각광받고 있다. 브랜드들도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원가 절감’에 집중하고 있다.
심지어 일부 기업은 프로모션업체를 배제하고 직접 해외 생산에 뛰어들기에 이르렀다. 바로 다이렉트 소싱이다. 그러나 눈앞의 이익은 커 보이나, 그 열매를 얻기까지는 많은 시행착오를 겪을 수밖에 없었다. 해외 생산에 대한 노하우를 가진 인재가 부족했던 것이다. 그래서 우선 선택한 것이 에이전트를 이용한 해외 생산이다.
그렇다면 에이전트를 이용한 해외 생산은 어떠한가? 브랜드가 직접 신용장(LC)을 오픈하고, 제품이 도착되면 물품 대금을 결제하고 통관해야 한다. 통관 후 제품에 하자가 없으면 다행이나, 전수 검사를 할 수 없는 상황에서, 만약 제품에 하자가 있다면, 현금을 주고 불량품을 산 것이 돼 결과적으로 이미지 추락과 경제적 손실이 클 수 밖에 없다. 저렴한 가격, 좋은 품질, 정확한 납기. 이 세 가지를 에이전트가 컨트롤 하고 있다. 에이전트를 통한 소싱은 에이전트 선택이 핵심이며, 좋은 에이전트 선별법에 대해서는 이후에 소개하고자 한다.
필자 김주운 사장은 올해로 21년째 중국에 거주하고 있다. 스위스 바잉오피스에서 직장 생활을 시작한 그는 독일 코덱스와 한국 쌍삼 방글라데시 지사를 거쳐 중국 개방과 함께 상하이로 건너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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