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마케팅학자, 심리학자들이 소비자의 인지와 행동을 연구해 ‘설득 커뮤니케이션’의 경로를 과학적으로 증명하려는 연구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오히려 동양적 사고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습니다. 명상, 요가, 단전호흡 등 동양의 정신세계가 각광받으며 서양사회로 급속히 전파되고 있습니다.
서양에서는 먼저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그 다음에 마음을 엽니다. 처음 만나는 사람들과도 거리낌이 없지요. 나와 아무런 관계가 없는 사람과도 스스럼없이 웃으며 인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쉽게 마음을 열지는 않습니다.
이와는 반대로 한국 사람은 마음이 열려야 커뮤니케이션이 됩니다. 마음이 열리지 않기 때문에 처음부터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하기란 어렵습니다.
마음을 여는 것을 한국적 단어로 ‘튼다’라고 합니다. ‘튼다’의 사전적 의미는 ‘막혀 있던 것을 치우고 통하게 하다’ 입니다. 흔히 “마음을 터놓고 지낸다. 마음을 튼다”라는 말을 많이 사용하는데, 한국 사람들은 막혀있던 것이 치워져야 소통이 되는 것입니다.
마음을 트면 있는 것 없는 것을 다 퍼줍니다. 남에게 인색한 듯 하지만 경제위기 속에선 장롱 속 금반지까지도 모아 내놓는 것이나, 월드컵 4강 신화 속에 전 국민이 하나가 된 것은 그야말로 마음을 튼 후에 나타나는 커뮤니케이션 시너지의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세계의 어떤 오지에서든 몸을 아끼지 않는 사랑을 전파해 다른 민족을 감동시킬 수 있는 사람도, 세계에서 가장 정이 많은 민족이라 일컬어지는 사람도 한국 사람입니다. 마음을 트게 되면 서로의 마음을 따라 세찬 물길이 봇물처럼 흐르는 것이 한국인의 정서인 듯 싶습니다.
따라서 브랜딩의 방법도 서양의 이론을 차용해서 적용할 것이 아니라 가장 한국적이며 현실적인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특히 소비자를 이해하는 과정과 방법에서 ‘어떻게 소비자를 설득할까’(커뮤니케이션)를 고민하기에 앞서 ‘어떻게 소비자를 이해할까’(마음열기)를 고민하는 것이 한국식 브랜딩의 핵심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즉 ‘설득’보다는 ‘공감’이 우선인 것입니다. 브랜딩은 단순히 소비자를 설득해서 제품을 판매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가 브랜드를 사용하고 만족하며 지속적으로 찾게 하는 것. 즉 ‘관계 만들기’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루이까또즈」 마케팅 팀장/호서대학교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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