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인에게 시네마는 천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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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오디세이(46)-“A Milano”19

2007-04-13 오후 1:44:00

2007년 3월 6일, 우리 시대의 대(大)지식인 중 한 사람인 장 보드리야르가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학위논문을 쓰면서 보드리야르의 책을 인용했다는 것도 인연이라면 인연이라 그런지, 기사를 보는 마음이 예사롭지 않다. “광고들은 저마다 모두 개성을 찾으라고, 개성을 찾아서 우리 제품을 사용하라고 유혹하는데, 정작 광고를 보고 ‘개성을 찾기 위한 제품’을 구입한 사람들은 전혀 개성 없는 소비자가 되어 모두들 같은 것을 소비하고 있을 따름이다.” 기억 속에 있는 논리를 정리해 본 것이다. 이 구절을 보면서 그의 지성에 찬탄해마지 않았던 기억이 새롭다. 명복을 빈다. 보드리야르여, 안녕히! (Addio a Jean Baudrillard!)
<정인희(
ihnhee@kumoh.ac.kr)| 금오공대 교수>

2006년 11월 23일에는 영화 <시네마 천국(Nuove Cinema Paradiso)>에서 알프레도 역을 맡았던 프랑스 배우 필립 느와레(Philippe Noiret)가 오랜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났다. 영화 첫 부분에서 토토는 알프레도의 사망 전갈을 받은 후 떠난 지 오랜 세월이 지난 고향 시칠리아에 돌아와 그로부터 과거를 회상하게 되는데, 영화 속에서처럼 그가 이제 실제로 세상을 떠났다고 뉴스들은 보도한다.

영화 시네마의 천국, 파라다이소
<시네마 천국> 속의 옛 고향 마을 영화관! 영화관 이름은 ‘천국(Paradiso)’. 영화를 상영할 때면 온 동네 사람들이 몰려와 함께 웃고 떠들면서 영화를 본다. 소박한 시골 마을의 분위기가 그대로 전달된다. ‘전후(戰後)의 영화는 일상의 노동에 지친 서민들이 꿈을 꿀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이었다’고 하는 말이 실감나는 대목이기도 하다. 영화 속의 주인공이 되어 웃고 울면서 자신의 것이 아닌 인생을 살고 느끼며,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 노동에 종사할 힘을 얻게 되는 것이다.
시칠리아는 아니지만, 그리고 더 이상 전쟁이 끝난 직후의 고단한 세상살이도 아니지만, 2007년의 밀라노에는 <시네마 천국>에서와 같은 영화관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곳이 있다. 저녁밥을 먹고 한 사람 두 사람 씩 어슬렁어슬렁 동네 영화관으로 모여든다. 상영관은 한 곳 뿐이고, 지정 좌석도 없다. 널찍한 영화관, 앉고 싶은 자리에 앉아 영화도 보고 수다도 떤다.
더구나 재미있는 것은 ‘쉬는 시간’이 있다는 것이다. 느닷없이 중간에 화면이 끊기고 객석에 불이 들어온다. 길이가 길어서 그런 것도 아니다. 한 시간 영화 보고 20분 쉬고 또 한 시간 영화를 보는 식이다. 쉬는 시간이면 또 몰려나가 마시고 떠들고…. “쉬는 시간이 있는 게 좋지 않아? 중간에 친구랑 영화 줄거리에 대해서 이야기를 주고받을 수 있잖아” 다시 말하건대, 무지 수다스러운 사람들이다.

이탈리아의 영화관은 분주하다
한국에서 영화를 볼 때마다 항상 신경에 거슬리는 것은 영화를 보면서 음식물을 먹는 소리였다. 특히 팝콘을 꺼낼 때 비닐봉지나 종이봉지의 바스락거리는 소리는 집중하여 영화를 보는 사람들에게는 엄청난 방해 요소가 된다. 영화관 안에서 팝콘을 못 먹게 하면 영화관 손님이 줄게 될까? 실베스터 스탤론은(팝콘이 건강에 나쁘기 때문에) 만약 영화관에서 팝콘을 팔지 않게 된다면 영화관 손님이 주는 것이 아니라 영화관 수입이 감소할 거라고 말한다. 영화관에서 팝콘을 먹는 재미 때문에 영화관에 가는 관객들이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팝콘을 못 먹게 한다고 해서 영화를 안 보지는 않는다는 말이렷다. 하지만 팝콘 먹는 소리를 들으며 영화를 보는 것이 고역스러워서 영화관에 가지 않는 관객들은 분명히 존재한다.
이탈리아의 영화관은 어떨까? 물론 한국사람 못지않게 먹고 마신다. 영화관뿐만이 아니다. 한 번은 오페레타 공연을 보기위해 극장을 찾았을 때다. 역시나 공연이 시작하기 전까지 사람들은 수다를 떠느라 여념이 없다. 아는 동네사람들이 다 모이는 곳인 모양으로 줄 건너 여기저기서 인사를 나누는 사람들로 분주하기까지 하다. 드디어 불이 꺼지고 공연이 시작되자 여기저기서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가방 속에서 과자를 꺼내서 봉지를 뜯고 공연을 보면서 과자를 먹기 시작한다. 맘마미아(Mamma mia)! 디오미오(Dio mio)!
먹는 소리 못지않게 견디기 힘든 것이 또 한 가지 있다. 바로 거녀(巨女)들이다.
이탈리아어로 말하면, ‘돈노나(donnona)’라고나 할까. 이탈리아어의 특징 중 하나는 접미어를 붙여서 사물이나 사람의 크고 작음, 좋고 나쁨의 의미를 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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