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보다 방향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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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4-06 오후 3:39:01

지난주 홍콩 출장을 다녀왔습니다. 그곳에서 시장조사차 「H&M」 매장에 들렀다가 놀라운 광경을 보았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끝이 안보일 정도로 줄을 서 있었고, 매장 경비요원들이 줄을 정리하여 매장을 빠져 나오는 인원 수만큼만 입장을 시키는 것이었습니다. 원래는 살짝 분위기만 보고 올 셈이었는데 오기가 생겨 20분을 기다려 입장하였고, 두 시간을 머물러 나오는 제 양손엔 결국 쇼핑백이 가득 들려있었습니다. 정말 저렴하고 가격에 비해 디자인도 빠지지 않는 것이 「H&M」 만의 강점인 듯 합니다. 예전 유럽 출장을 갔을 때 「루이비통」 매장 앞의 까마득한 줄과, 매장통제 장면이 떠올랐는데, 브랜드의 밸류로만 봤을 때는 극과극인데도 같은 상황을 연출하고 있다는 것이 재미있기도 했고, 거대 브랜드들이 한쪽은 이미지 가치를, 한쪽은 가격대비 가치를 무기로 엄청나게 공략하는 시장에서 살아남기란 참으로 힘든 일이겠다는 생각마저 들었습니다. 제가 마케팅을 맡고 있는 브랜드는 얼마 전 심층적인 브랜드 리서치를 진행했습니다. 조사결과는 좋은 것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것도 있었지만, 브랜드의 성장에 있어서 중요한 키워드 몇 개를 얻은 것은 큰 소득이었습니다. 간혹 브랜드리서치는 불필요한 투자라고 생각하는 경영자들도 있지만, 제 생각엔 조사 자체보다도 조사결과를 어떻게 파악하여 받아들이고 적용시키느냐 하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방법은 다르겠지만 조사 분석의 핵심은 소비자의 인사이트를 찾는 일입니다. 저는 이 작업을 브랜드의 ‘방향찾기’라고 부릅니다. 우리가 잘 아는 「코치(Coach)」라는 브랜드는 2000년 이후 해마다 기록적인 성장을 하여 매출은 6배, 주가는 9배나 뛰었습니다. 최근 1년간은 매출 24억 달러에 순이익은 6억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미국 경제주간지 비즈니스위크(BusinessWeek)가 최근 세계 산업을 선도하는 50개 기업 가운데 코치를 2위로 선정하였습니다. 코치는 매년 200만 달러를 들여 고객 1만 명과 파일럿 시장을 상대로 구매결정 요인을 분석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패션계의 통설은 멋쟁이 주부들이 핸드백을 사기 위해 쓸 각오를 하고 있는 액수가 평균 298달러였는데, 코치는 조사를 통해 달라진 마인드 가격대가 328달러라는 사실을 알아냈습니다. 그리곤 그 가격대의 고급 핸드백을 출시해 빅히트를 기록했습니다. ‘합리적 가격으로 접근 가능한 명품(affordable luxury)’이란 브랜드 이미지는 이렇게 구축된 것입니다. 브랜드의 소비가 점차 양극화 된다 해도 니치마켓은 항상 있기 마련입니다. <루이까또즈 마케팅팀장/ 호서대학교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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