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다’에서 ‘마담 버터플라이’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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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오디세이(42)-“A Milano”⑮

2007-03-12 오전 9:52:49

2006년 12월 7일 오후 5시 30분, 두오모 광장의 갈레리아 한 가운데는 대형 모니터 두 대가 등을 마주 댄 모양으로 설치되어 있고, 사람들이 한 둘 씩 모여들기 시작한다. 월드컵 거리 응원을 연상케 하는 거리 방송, 도대체 무얼까 하는 호기심에 모니터에 화면이 뜰 때까지 주변을 어슬렁거려 본다. 곧 화면에는 스칼라 극장 내부가 가득 차고, 그때서야 스칼라 극장의 2006-2007 시즌 개막 공연인 ‘아이다’를 생중계 해주는 것임을 깨닫는다. <정인희(ihnhee@kumoh.ac.kr)| 금오공대 교수> 밀라노 수호 성인을 기념하는 공휴일인 이 날을 기해, 새 오페라-발레 시즌이 시작되는 모양이다. 무대 정중앙의 로열박스에는 프로디 총리 등 유명인사의 모습이 보인다. 오후 6시 공연 시작. 사방으로 통로가 있어 바람이 모이는 곳, 밤은 점점 깊어가고 한기가 온몸을 감싼다. 그러나 모니터 앞에서 떠나지 않는 사람들. 이곳에서 50m만 걸어가면 바로 스칼라 극장, 개막식 공연을 직접 볼 수 없는 사람들을 위해 이런 이벤트를 준비하고, 또 오페라를 사랑하는 시민들은 추위 속에서도 아이다의 열기로 몸을 녹인다. 공연 패턴은 대략 한 시간 공연, 30분 휴식, 한 시간 공연, 30분 휴식, 다시 한 시간 공연. 공연 시간에는 그나마 아이다의 화려한 화면이 추위를 참을 수 있게 해주지만, 30분 휴식 시간에는 바로 옆의 맥도날드에 들어가 잠시 바람을 피하는 것밖에는 방법이 없다. 이 날 공연에서 가장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아이다’역을 맡은 배우였다. 원래 오페라라는 것이 노래로 역을 하는 것이니까 외모라든가 나이라든가 하는 것은 캐스팅하는 데 그리 중요한 요소가 아닌 줄은 알지만, 그래도 이 아이다는 좀... 공연이 시작되고 한 동안 ‘설마 아이다가 아니겠지, 아이다 유모일 거야, 아이다는 언제 나오지?’라는 생각을 들게 할 정도였다. 반면 남자 주인공 알라냐(Roberto Alagna)는 충분히 매력적인 풍모를 과시했다. 하이라이트는 우리가 익히 잘 아는 ‘개선 행진곡’이 나오는 2막 첫 부분. 무용수들이 나와서 잔치판을 흥겹게 펴는데, 몸에 걸친 것이 거의 없는 남녀 주연 무용수들은 날듯이 춤을 춘다. 공연 후 무대 인사에서도 마찬가지, ‘의상’만으로도 단연 돋보이는 두 사람이다. 이렇게 밤 10시가 넘어 공연이 끝난다. 22년만에 돌아온 아이다 공연 이 개막식 공연의 1등석 좌석은 자그마치 2,000유로(250만원)였다. 사실 아이다 공연이 시작되기 전에도 신문들에서는 연일 아이다 기사를 다루었다. 1871년 카이로에서 초연된 후, 스칼라에서는 1872년 무대에 올랐고 그간 총 8회의 공연 중 마지막이 1985년이었다고 하니, 이번 공연은 22년 만에 밀라노에 찾아온 아이다 공연인 것이다. 표는 이미 매진된 지 오래라는 한 마디가 기사마다 붙어있다. 그리고, 개막일 이후 며칠이 지나 또 아이다 관련 기사가 신문에 등장한다. 남자 주인공 ‘라다메스’ 역을 맡았던 알라냐의 사진과 함께. 사연인즉 이렇다. 개막 이후 두 번째 공연이 있었던 12월 10일 일요일, 1막 공연 중 아리아를 부르고 난 알라냐를 향해서 청중들이 야유를 보내기 시작했다. 누군가가 박수를 보내기 시작했다면 모두 덩달아 손뼉을 쳤겠지만, 이 경우에는 누군가가 야유를 보내기 시작하자 다들 야유하는 분위기가 되어버렸던 모양이다. 알라냐는 그 즉시 거수경례를 하고 퇴장해버렸다고 한다. 지휘자는 곧 같은 역에 공동 캐스팅되었던 다른 배우를 ‘청바지’ 차림인 채로 무대에 올렸고, 스칼라 극장 대표는 알라냐에게 출연정지 처분을 내렸다. 런던 코벤트 가든의 작품을 포기하면서 회당 거액의 출연료를 약속 받고 밀라노 스칼라 무대에 섰던 알라냐는 곧 스칼라 극장과의 ‘전쟁’을 시작했다. 오후 8시 공연이 시작되기 직전, 스칼라 극장 앞 길 위에서 노래를 부른다거나 하는 방식으로. “나는 그날 실수하지 않았다”고 한 그의 말을 필자는 믿고 싶다. 왜냐하면 개막 공연에서 그의 노래는 정말 멋졌기 때문이다. 필자가 경험한 스칼라 극장의 관객들은 노래를 좀 못하더라도 ‘브라보, 브라바, 브라비’를 외쳐주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무슨 연유로 야유가 시작되었는지도 이해하기 힘들다. 하여튼 이런 식으로 알라냐는 필자의 기억 속에 강하게 각인되었고, 급기야는 스위스 어느 작은 도시를 배회하다 음반 진열장에서 문득 눈에 띈 그의 오페라 아리아 모음 CD를 구입하기에 이른다. 오페라 감동을 결정짓는 요소 오페라 구경의 감동을 결정짓는 주요 요소는 노래, 캐스팅, 오케스트라, 무대, 그리고 의상이다. 아이다의 경우는 모든 것이 다 좋은 가운데 ‘캐스팅’이 좀 불편한 경우였다. 물론 보통 모든 공연의 주연급 성악가는 공동 캐스팅을 하게 되니, 또 다른 아이다는 어땠었는지 모르겠다. 한편 2005-2006 시즌의 마지막 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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