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가 알레산드로의 원 코리아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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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2-26 오전 10:54:07


알레산드로가 또 등장한다. 그런데 다른 알레산드로다. 사실 이탈리아에서 만나 알게 된 모든 외국인들은 대부분 그들의 이름으로만 알고 있다. 여기서 이름이라 함은 성과 이름을 구분했을 때의 이름이다. 성은 이탈리아어로 ‘코뇨메(cognome)’라고 하고, 이름은 ‘노메(nome)’라고 한다. 보통 처음 만나 인사를 할 때 악수를 하면서 자기 이름을 말하는 게 관례인데, 이때 그냥 이름만 이야기한다. 다른 말을 덧붙일 필요도 없다. 오로지 이름만이다.  <정인희(ihnhee@kumoh.ac.kr)| 금오공대 교수>


예컨대 상대방이 “조반니”라고 하면 이쪽에서도 “발렌티나” 하는 식으로 자기 이름을 교환하는 것이다. 그러다가 상대방의 성을 알게 될 때는 이메일 주소를 주고받을 정도의 사이가 되어서다. 보통 이메일 주소에는 전체 이름을 다 넣어 사용하기 때문에, 이것을 보면 성을 알 수 있다.
성은 대체로 그 사람의 출신 배경을 의미하는 것 같다. 사실상 같은 이름이 많기 때문에, 성이 없다면 사람들을 구분하기 힘들 것이다. 한국에서처럼 한자조합이나 순우리말로 새로 예쁜 이름을 자꾸 지어내는 것이 아니라 그냥 예전부터 이름으로 사용하던 이름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대신, 공식적인 활동을 하는 사람은 이름 대신 성을 쓰거나, 이름과 성을 병행하여 사용한다. 소개할 알레산드로의 전체 이름은 ‘알레산드로 벨지오요조(Alessandro Belgiojoso)’다. 이 이름을 검색해 보면, 한국어로 된 보도기사를 몇 개 발견할 수 있다. 알레산드로가 <2006년 대구사진비엔날레>에 참가했기 때문이다.
‘알레산드로’라는 이름은 사실 ‘알레싼드로’로 발음하는 것이 보다 정확하지만, 글자로는 안 예뻐 보이기 때문에 글 속에서는 그냥 ‘알레산드로’로 쓰겠다. 그리고 ‘벨지오요조’라는 성을 한국 기자들은 ‘벨지오조소’라고 영어식으로 잘못 읽고 있는데, 이탈리아어식으로는 ‘벨지오요조’가 정확한 발음이다.
보도기사들 중 일부는 알레산드로의 전시회 출품작을 관련 사진으로 첨부하고 있다. 김정일의 초상을 대형 스크린에 깔고 공연하고 있는 북한 무용수들의 모습이나, ‘김일성과 군대’라는 전형적인 이미지의 북한 동상을 담은 것들이다. 즉 알레산드로는 <2006년 대구사진비엔날레>에 북한에서 찍은 사진들을 가지고 참가했었다. 


알레산드로가 북한에 간 이유
그는 2005년 여름, 정확히는 8월에 형제들과 함께 북한을 방문했다. 그리고 2006년 10월에는 사진비엔날레 참가를 위해 한국(이후, 편의상 남한으로 쓰겠다.)을 방문했다. 그러니 북한과 남한 모두를 둘러 본 셈이다. 남한을 방문하기 전에 왜 북한을 먼저 방문했냐고 물으니, “북한에 가 본 사람은 별로 없으니까” 라고 대답한다. 북한과 남한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라는 질문에는 “두 나라를 비교하면 남한이 훨씬 옳다고 본다, 그렇지만 두 나라 모두 일반 국민들은 희생자다” 라고 말한다. 그러니 나름대로의 한국관을 정립하고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셈이다.
그의 스튜디오 한 구석에서는 북한에서 사 왔다는 큰 액자 세 점도 발견할 수 있었는데, 익히 잘 알고 있는 ‘반미’에 관한 구호들과 관련 그림들이 원색적으로 그려져 있는 것이었다. “이걸 북한에서 사 온 거야?” “응, 관광객용 기념품점에서.” 아, 이런 걸 기념품점에서도 파는구나. “여기 써져 있는 말이 무슨 뜻인 줄은 알아?” 그는 정확히 알고 있었다. ‘어떤 한국적 이미지가 일본이나 중국, 인도 등과 비교하여 서양인들에 차별적으로 어필할만할까’ 하는 주제를 늘 생각하는 필자니만큼, 북한에서 사 왔다는 그림을 보는 순간, 북한이 가진 이미지는 확실히 차별적인 것이구나 하는 생각이 얼른 든다.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지금 이런 그림을 그리지는 않는다. 이것이 알레산드로로 하여금 그 그림을 사게 만든 이유이기도 할 것이다.
그림만이 아니다. 한국에서도 북한에 관한 자료를 비교적 많이 보았고, <제1회 광주비엔날레>였던가, 규모가 꽤 컸던 북한 그림과 북한 상품 전시회도 둘러보았고, 캄보디아나 중국을 방문했을 때도 북한 문화를 나름대로 접했다.
그런데 서양인의 눈으로 찍어 온 색다른 북한 사진을 죽 보다 보니, 그 실상은 이미 다 알고 있었던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보면 볼수록 문화 예술적인 측면에서 북한의 이미지는 매우 색다르고 차별적이며 나름대로의 고유성을 가지게 되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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