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준과 동의보감의 비밀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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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2-15 오후 5:30:06

4. 허준의 참스승은 누구인가? 요즘 모 방송사에서 『허준』 드라마를 방영하고 있다. 이 드라마는 유의태와 허준의 관계를 사제지간으로 묘사하면서 눈물과 감동을 연출하고 있다. 특히 유의태가 죽으면서 자신의 몸을 해부하라는 유서를 남기고 자살하는 장면에서는 수많은 시청자들이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그렇다면 정말 유의태가 허준의 스승이었을까? 현재까지 유의태(柳義泰)는 실존 가능성이 희박한 신비의 인물로 알려져 있다. 그의 고향이자 활동의 근거지였던 경남 산음 지역의 향토사에도 그의 이름은 찾을 수 없다. 심지어 버들 유가의 본향인 진주 종친회 족보에서도 그의 이름은 없다. 왜 역사 자료에서 유의태의 이름을 찾을 수 없을까? 혹시 상상 속에 꾸며진 가공의 인물이 아닐까? 유의태가 살았을 것으로 추정되는 시기는 임진왜란 직전이다. 그리고 유씨 집안의 족보가 보관되었던 진주는 임진왜란에서 가장 처절했던 진주성 전투가 벌어진 곳이었다. 그래서 유의태를 비롯한 수많은 유씨들의 족보자료와 지역 향토지가 소실됐다. 물론 왜란 이후에 살아남은 후손들의 노력으로 족보는 다시 편찬됐지만, 후손이 몰살한 집안의 조상들은 족보에서 누락될 수밖에 없었다. 드라마에서는 유의태가 유도지라는 아들을 남긴 것으로 돼 있지만, 이는 실제가 아닐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유의태의 실존 여부가 아직 증명되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학계 일부에서는 유의태가 허준의 제자였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이는 경남 밀양에서 살았던 유이태(劉以泰)의 기록에 근거하고 있다. 유이태라는 인물은 허준이 죽고 200년 후에 생존했던 인물로 조선왕조실록에도 이름이 남아있을 정도로 유명한 명의였다. 그리고 『마진편(麻疹篇)』이란 의서를 저술한 유이태(劉爾泰)란 인물도 존재하지만, 그 또한 허준이 죽고 난 후의 인물이다. 물론 유이태가 허준이 쓴 동의보감을 보고 명의가 되었을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나이 많은 한의사들이 그들의 스승으로부터 들었다는 유의태와 허준의 설화에는 부합되지 않는 인물이다. 그렇다면 정말 유의태와 허준의 아름다운 사제지간은 고작 전설에 불과한 것일까? 필자는 유의태가 어떤 형태로든 존재했을 것으로 본다. 왜냐하면 유의태와 허준에 얽힌 설화가 꽤 오랫동안 구전돼 내려왔고, 내용 또한 일반적인 전설에서 볼 수 없는 충격적인 것이기 때문이다. 호랑이를 타고 돌아다녔다거나, 귀신을 만나 사랑을 나누었다는 내용의 전설은 얼마든지 꾸며낼 수 있다. 그러나 엄격한 유교 관습이 지켜지던 조선시대에서 스승의 몸을 해부한다는 식의 전설이 아무런 근거 없이 만들어질 수 없다. 그렇다면 허준이 유의태에게서 의술을 배웠을까? 그리고 정말로 허준이 유의태의 몸을 해부했을까? 여기에는 수많은 추측과 학설이 존재하고 있다. 허준의 스승이라고 추측되는 인물만 10여명에 달할 정도이기 때문이다. 물론 허준이 조선 최고의 의서인 동의보감을 저술했기 때문에 그와 관련성을 가지려고 노력하는 후손들의 억측일 수도 있다. 만약 독자들께서 이런 점을 충분히 이해하고 필자의 주장을 긍정하겠다면, 다음 편부터 허준의 참스승이 누군지를 차근차근 찾아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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