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40대 남자 환자가 한의원을 찾아왔다. 심한 복통과 설사 때문이었는데 그 분이 왜 병을 앓게 되었는지 이유를 알고 나서는 웃지 않을 수가 없었다.
몸(?)이 슬슬 허약해져서 걱정이 되던 그분은 정력에 굴이 좋다는 소문을 우연히 듣게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일식집으로 가서 생선회와 굴을 먹었는데 그날 밤 끝내주는 일이 있었다고...
그날 이후 굴 예찬론자가 된 그분은 필요할 때마다 굴을 먹었고, 며칠 전에는 굴이 유명하다는 서해안 모 지역을 직접 찾아가서 왕창 드셨다고 한다. 그러나 그 이후 정력은 커녕 슬슬 배가 아프더니 식사 후에는 반드시 화장실을 가야하는 습관이 생길 정도의 배탈이 생겼다. 그러면서도 그 분은 굴에 대한 미련을 완전히 버리지는 못하고 있었다.
굴은 바다의 정기를 듬뿍 담고 있는 음식이다. 칼슘을 비롯하여 각종 무기질과 유기질, 그리고 정액을 만드는데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아연까지 함유하고 있으니 정력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체질에 맞지 않으면 인삼 녹용도 독이 되고, 체질에 부합되면 개똥도 약이 되는 진실 앞에서 모든 사람에게 굴이 좋다고는 말할 수 없다.
정력은 몸 속에 저장되어 있는 정(精)의 분량에 따라 결정된다.
정을 정자 또는 정액으로 이해해도 좋고, 정액을 만들어내는 기초 물질로 봐도 좋다. 분명한 것은 한정된 분량의 정이 우리 몸 속에 저장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정을 기초로 하여 성장기가 되면 스스로 정을 만들어내는데, 16세 전후에 몽정을 하는 것은 한 되 분량의 정이 몸 속에 모였다는 신호이다.
이후 정이 3되 정도 되면 정력이 강하다는 말을 듣고, 여기저기 남용해서 한 되 이하로 떨어지면 허리와 무릎이 아프면서 고개 숙인 남자가 된다. 그러므로 정을 아끼고 보존하는 것이 정력 강화에 가장 큰 지침이 된다.
사실 알고 보면 동양의 방중술은 섹스를 즐기면서도 정을 보존하는 방법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물론 정을 보존한답시고 사정을 억지로 참는 것은 병을 재촉하는 어리석은 일이다. 정을 보존하면서도 분량을 늘릴 수 있는 몸 관리를 해야 진짜로 정력이 좋아지는데, 이때 중요한 것은 내 몸에 맞는 음식을 먹는 것이다.
앞에서 말한 굴 예찬론자는 혈액순환이 잘 안되고 몸이 찬 소음인 계통인데, 바다의 정기를 함축하고 있는 굴을 엄청 많이 드셨으니 배탈이 날 수 밖에 없다. 몇 번 굴의 덕택을 본 까닭은 굴과 함께 마신 술 때문에 혈액순환이 촉진되어 벌어진 우연한 일이었다. 그런데 이것을 굴의 효능 때문이었다고 착각하고 굳게 믿었으니, 스스로 자기 무덤을 판 꼴이요, 인과응보의 자연법칙을 준수한 셈이 되었다. 다음에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정력이 좋아지는지를 솔직하게 공개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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