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의 절차 속에 담긴 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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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2-13 오후 4:54:46

신랑 될 집안에서 사주 단자가 오면 신부 집안은 바빠진다. 본격적인 결혼 준비가 시작되는데,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결혼식 택일이다. 택일을 신부 쪽에서 하는 까닭은 바로 생리(월경) 때문이다. 성스러운 결혼식 날 첫날밤을 치르는데 신부가 생리 중이라면 참으로 곤란하지 않을까? 그래서 몇 달간 생리주기를 살펴서 예상되는 날을 피하고, 임신이 가장 잘 될 수 있는 날을 골라서 신랑집에 통보해주는 것이 바로 택일단자이다. 사주단자와 택일단자가 오간 후에 납폐(納幣) 의식이 벌어진다. 주로 결혼식 하루나 일주일 전에 벌어지는데 신부의 옷 한 벌과 부귀 건강을 의미하는 패물, 비단, 솜, 목화씨, 숯, 고추, 실을 함에 넣고 속칭 ‘함진애비’가 이를 지고 신부집에 가는 것이다. 이때 예물을 풍성하게 넣는 것은 신부가 부귀해질 것을 염원하는 것이고, 숯이나 고추는 다산(多産)과 함께 아들을 낳아 대를 이어달라는 염원이다. 함이 신부 집안으로 들어오면 신부 어머니나 신부 집안에서 가장 복 받은 여자 중 한 명이 안방으로 가지고 들어가서 일단 깔고 앉는다. 집안으로 들어온 복을 절대로 놓이지 않겠다는 결연한 의미이다. 결혼식 날 신랑은 조상들에게 ‘장가가는 것’을 고하고 맨 앞에 나무 기러기를 앞세운 채 조랑말을 타고 신부집으로 향한다. 신부집에 도착하면 대문 앞에 짚불이 타고 있는데, 혹시 장가오면서 따라왔을 지도 모르는 부정을 퇴치하려는 의미이다. 신랑을 선두로 해서 이것을 넘으면 신부의 부모님이 마중을 나오는데, 이때 신랑은 영원한 지조를 의미하는 기러기를 한 쌍 선물하여 부인에게 바람을 피우지 않겠다는 약속을 한다. 이 후에 교배상을 마주하고 교배지례와 합근지례를 치른 후에 신방에 드는데, 신방에 차려진 음식을 신랑이 먹어서는 안된다. 왜냐하면 이 음식을 싸서 신랑집으로 보내기 때문으로 이것을 먹으면서 신랑 부모는 신랑에게 신부 집안에서 정성을 다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신방에 들어간 신랑과 신부는 굉장히 어색할 것이다. 혹시 너무 급한 나머지 신랑이 혼자 실례(?)를 할 수도 있기 때문에 밤늦도록 신부 친척들이 신방 창호지에 구멍을 뚫어 초야 의식을 천천히 치르도록 유도한다. 물론 간 큰 사위는 아예 병풍으로 창문을 가리기도 하지만... 아침에 일어난 사위에게 장모는 초례상에 놓았던 용떡으로 떡국을 끓여서 대접한다. 떡에는 빠른 시간 내에 피로를 풀어주고 소화를 촉진하는 각종 탄수화물과 무기질, 단백질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그런 후에 점심때가 되면 ‘신랑 다루기’라는 의식이 벌어진다. 오빠를 비롯한 신부집의 젊은 사람들이 신랑에게 어려운 질문을 해서 답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다리를 묶어 들어올린 후 발바닥을 때린다. 질문의 난이도는 신부의 얼굴에서 나오는데, 만약 신랑 혼자서 아리랑 고개를 넘었다거나, 초야를 치르지도 못했다면 당연히 올라간다. 그리고 때리는 부위는 발바닥으로 정해져 있는데, 바로 용천혈(湧泉穴)이다. 이곳은 신장의 기가 몸 속으로부터 샘솟아 올라오는 곳으로 신장은 바로 정력을 주관하는 장부이다. 용천혈을 때려주는 것은 신장을 자극하여 정력을 강화시키는 방편으로 조루증이나 발기부전을 치료하는데 신효한 효험이 있다. 발바닥이 녹진녹진하도록 얻어맞은 신랑이 밤에 화풀이를 어떻게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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