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학자인 앨빈 토플러는 그의 「미래의 충격」에서 “지구촌은 ‘강자’와 ‘약자’ 대신 ‘빠른 자’와 ‘느린 자’로 구분될 것이다. 빠른 자는 승리하고 느린 자는 패배한다.”라고 무게를 주면서 말하고 있다. 그 후 세계는 Digital체계가 되면서 ‘속도의 경외감’을 경험하게 되었다.
이제 생존의 기준은 스피드이고, 선과 악의 기준도 스피드이며 가치도 스피드가 되어버렸다. 빠른 것은 위대하고, 빠르게 만드는 생각들은 가치가 되고, 그리고 빨라지는 것은 진화되어지는 것이라고 보고 있다. 마케팅을 전쟁이라고 한다. 특히 ‘유행’과 ‘충동구매’를 바탕으로 하는 패션 마케팅의 전쟁은 속도전(速度戰)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마케팅을 하는 사람들은 전략에 살고 전략에 죽는다. 솔직히 이름을 ‘전략’이라고 바꾸고 싶을 정도로 ‘전략’이라는 단어는 입에서 떠나지 않는다.
그러나 마케팅 담당자들에게 전략이 무엇이냐고 물어보면 소비자의 니즈를 파악하는 것이라고 말하거나 2000년의 트렌드를 들먹이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전략’은 군대 용어다. 군대는 전쟁을 하는 조직이다. 전쟁에는 적군과 아군이 있다.
소비자가 적인가? 결코 적이 아니다. 프러시아의 장군인 칼 폰 클라우제비츠(Karl von Clausewitz)가 1832년에 쓴 「전쟁론(On War)」에서 “전쟁은 사업경쟁의 영역에 속해 있으며 사업경쟁은 인간의 이해관계와 활동의 갈등이다”라고 말했다. 전쟁이라는 관점에서 살펴볼 때, 다수의 경쟁자가 무한 경쟁으로 시장 안에서 서로 공격하는 것이기에 마케팅의 본질은 소비자에게 봉사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 그것은 경쟁업체의 허(虛)를 찌르고 측면공격을 통해 승리하는 것이다.
한마디로 마케팅은 전쟁이고 경쟁업체는 적이며 소비자는 싸워 이겨 쟁취해야 할 전리품(戰利品)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패션 마케터들은 경쟁업체들의 전략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다. 단지 신제품과 내일의 매출에만 관계되는 지엽적 전술만 신경 쓴다.
시장이 분명 경쟁업체의 전략의 산물로 변화함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마케터들은 개인적인 취향과 패션 중철지, 그리고 소문으로 전략을 세운다. 그렇다면 패션 마케팅 전쟁의 본질은 무엇인가? 앞서 언급했듯이 속도전이다.
속도전으로서 패션 시장을 평정한 브랜드의 모델이 있는가? 대표적인 스피드 브랜드는 「지오다노」를 들어도 큰 무리가 없을 것이다. 그리고 역사 속에 등장하는 스피드의 명장은 징기스칸을 들 수 있다.
스피드 관점에서 징기스칸과 「지오다노」는 너무나 흡사하다. 징기스칸은 절대 시간을 깨달은 장군으로서 ‘E = 1/2MV2’이라는 유명한 물리학 공식을 초원의 생리에서 터득한 시간 개념의 천재였다. 에너지(E), 즉 군대 파괴력은 질량(M)이다. 따라서 병력 규모에는 정비례하고 속도(V)에는 그 제곱에 비례한다. M의 값이 작아도, 소수의 병력을 가지고 문명 국가의 대병력을 무찌르는 단 하나의 방법은 기동성(V)을 높이는 길이다.
징기스칸은 기동성을 높이기 위하여 이동을 할 때 보병과 보급선을 두지 않는 전원 기병체제로 편성했고, 갑옷과 음식의 무게를 줄이고 정보전과 역마 제도를 도입하였다. 패션 마케팅에 비교할 때 매출은 (E), 상품은 (M) 그리고 회전율은 (V)라고 말할 수 있다.
징기스칸의 전쟁터가 초원이었다면 「지오다노」의 전쟁터는 이지 캐주얼이라는 시장이었다. ‘이지 캐주얼’에서는 오직 스피드가 생명이었다. 수많은 브랜드가 모습만 갖추고 이 시장으로 들어갔다. 그러나 좀처럼 살아남은 브랜드들은 몇 개 되지 못한다. 특히 「티」는 막대한 마케팅 비용과 무리한 투자를 하면서 「지오다노」의 이지 캐주얼 시장을 공격했다. 그러나 「티」는 이지 캐주얼 시장을 확대시켰을 뿐이지 「지오다노」와 경쟁을 하지 못하고 심한 출혈을 하며 전쟁터에서 밀려났다.
결국 「티」는 「지오다노」를 위해서 이지 캐주얼 시장을 넓혀주고, 「지오다노」를 추종하는 아류 브랜드의 런칭을 시장 확대를 통해서 성공적으로 도와주었을 뿐이다. 「티」는 「지오다노」보다 문화적으로 이미지적으로 「갭」과 가까웠지만 이지 캐주얼의 솔루션인 회전율과 저가격 정책을 하지 못해서 이미지만 남기고 쓰러졌다. 반면에 「니」와 「마루」같은 경우는 전쟁 양상에 대해서 명확히 알고 있었다. 그들은 「지오다노」와 적군도 아니였고 연합군도 아니였지만 시장확대에 따른 파생 소비자를 적절하게 측면 공격을 함으로서 시장을 확대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지오다노」는 건재하다. 「지오다노」에게 있어서 빠른 것이 생명이 된 것이다. 그들은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서 물류가 발달된 것이다. 어쩌면 패션진화론의 막강한 돌연변이가 아닐까?
징기즈칸 기마 군단의 효율성. 생산성의 원리는 기동성(Speed), 간편성(Simplicity),
권민 기자 <패션마케팅 전문>
fashionimc@hanmail.net
- Copyrights ⓒ 메이비원(주) 패션인사이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