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동화와 매출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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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2-12 오후 5:57:28

최근에 가을동화라는 멜로물 특집 드라마가 기록적인 높은 시청률을 올리고 화려한 환호와 갈채를 받으면서 끝났다. 연속극을 좋아하지 않지만 직업상 억지로 2~3번 본적이 있었는데 볼 때마다 송승헌, 원빈, 송혜교가 돌아가면서 3번 이상 우는 장면을 보았다. 한마디로 최루성 드라마라는 생각이 들었다. 몇 달 전에 교보문고에 가서 오래간만에 소설책을 구입했다. 개인적으로 소설책을 사더라도 좀 무거운 책을 사는 것이 나의 일반적인 구매 성향인데 이번에 큰 마음먹고 산 것은 ‘가시고기’라는 화제의 책이었다. 이 책 또한 완벽한 최루성 소설이었다. 왜 이 시대에 이런 최루성 작품들이 눈물과 웃음을 만들어 내서 (뒤에서는 엄청난 수익을 올리면서) 사람들의 허전한 가슴을 후벼놓는 것인가? 사회학자들은 사회구조와 인간 감정의 변화를 운운할 것이고, 심리학자들은 감성의 고갈에 따른 병리현상이라고 판단 할 것이며, 정치가들은 정치 도피적 대중 문화 현상이라고 말할 것이고, 작가들은 인간이 점차 순수성을 상실해 감에 따른 대리만족으로 해석 할 것이다. 그렇다면 마케터들은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 물론 머리 속에서는 “돈 된다” 라는 이런 터프한 답이 번쩍 떠올랐을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여과 없이 말하는 것은 아무래도 거북스러우므로 이것을 마케팅적 표현으로 말해야 될 것이다. “소비자 니즈 파악”. 이것도 마음에 안 든다면, “니치시장 발견”. 이것도 구태의연하다면, “시장 세분화에 따른 매출극대화” 등등 뭐든 붙일 수 있을 것이다. 표현이야 어떻든 분명한 사실은 ‘최루성 문화현상’이 ‘현대인이 원하고 있는 그 무엇’이라는 것이다. 디지털 사회에서 현대인들은 양심과 감정에 돼지털이 나서 삭막해지고, 예전에 꿈꾸어 왔던 사랑이라는 이름들은 이미 빛이 바래져서 후회스러운 추억 속으로 흘러가고 있다. 누구보다도 열렬한 시청자였던 여성들은 자신이 송혜교가 되어서 송승헌과 원빈과 같은 멋진 남자들의 사랑을 받는 삼각관계 가운데 도취된 상태(감정이입, 상승욕구, 현실탈출, 욕구불만, 대리만족)에 빠지는 착각을 즐기고 있다. 이러한 분석을 하는 것에 대해서 어떤 사람은 무식한 비약 혹은 억지 판단이라고 말하겠지만 패션을 공부하는 사람들은 일반적인 것과는 조금 다르게 느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대리만족 효과를 단순히 TV 드라마의 기법으로만 볼 수는 없다. 다른 영역에서도 대리만족의 효과를 누릴 수 있는데, 특히 패션에서 다루는 대리만족은 매출의 본질이다. 대리만족의 다른 말이 패션 마케팅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이것은 억측이 아니라 현실이고, 패션시장 생태계에서 주도권을 잡는 생존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대리만족이라는 카타르시스를 어떻게 수익구조로 만들 것인가가 바로 패션 마케팅의 핵심인 감성 마케팅의 본체라고 할 수 있다. 동화는 신화가 되어야 한다. ‘대리만족’이라는 단어는 그렇게 좋은 느낌을 주지는 않지만 소설에 있어서는 대리만족을 통하여 동화로 변환시킬 수 있고, 그것은 소설을 신화로 만드는 결과를 낳는다. 다시 말해서 동화 같은 소설은 신화적인 판매량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작가들은 소설을 소비자가 원하는 동화(팔리는 책)를 만들지 않고 작품성이 높은 실화 같은 소설(팔리지 않는 책)을 만들려고 하는 것에서 소비자의 요구와 차이를 가진다. 동화를 만들기 위한 최고(最高)와 최고(最古)의 주제는 ‘대리만족’이다. (패션에서는 ‘대리만족’을 ‘트렌드’ 라고 부르기도 한다.) 약간 유치하지만 스토리 전개에 반드시 개연성과 우연성을 집어넣어 환상적으로 만들고, 감정을 적극적으로 자극하며, 몇 개의 위기들을 주변에 깔아 놓아 주인공과 완전히 밀착시켜서 스토리에 몰입하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카타르시스로 깔끔하게 눈물 한 방울 떨어뜨리는 끝마무리를 해버리면 된다. 동화와 신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반드시 완벽한 시나리오와 탄탄한 구성이 결정되어야 한다. 주제 전개에 있어서 구성은 발단, 전개, 위기, 절정, 결말이 있어야 하고, 복선의 기법도 치밀해야 한다. 패션 전문가들이 보는 패션 전문지에 지금까지 뜬금 없이 소설 기법에 대해서 장황하게 설명하는 이유는 어떤 면에서 패션 마케터가 브랜드 구성작가의 역할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패션 마케터는 소설의 전개처럼 브랜드가 런칭 되면서 부딪히는 모든 변수(성장 시점, 경쟁자의 공격과 방어, 퇴출시점)를 고려하여 마케팅 기획서를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간혹 기획서를 살펴보면 이해도 잘 안되는 단어를 붙여가면서 오직 발단, 전개, 절정만이 있는 런칭 기획서들이 있다. 비록 런칭의 열정과 패기는 있지만 가슴만 있고 머리는 없다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런칭에 위기는 있다. 또한 진행의 위기는 반드시 있다. 이런 불확

권 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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