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예술에 있어서 해방전후 연극인들을 무대미술 1세대로 본다. 하지만 그때는 여러 스태프와 기술이 분업화된 시기가 아니어서 연출가나 공연자가 직접 무대를 설치하고 의상을 제작하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면서 무대미술에 대한 전문화의 필요에 의해 생긴 그 이후 세대가 2세대라 불리우며 그들에게 사사받거나 요즘 무대의상에 많은 관심이 있는 의욕있는 20∼30대 젊은세대를 3세대로 일컫는다.
인터뷰를 위해서 만난 최수연씨는 덕성여대 의상학과에 입학한 후(87학번) 무대의상을 하고싶어 휴학을 하고 무대의상 1∼2세대라 할 수 있는 변창순 선생 밑에서 사사를 받은 후, 연극 소극장에 직접 뛰어들었다. 각종 무대의상 어시스턴트로 3년을 보낸 후 더욱 체계적인 공부의 필요성으로 유학을 결정, 보스턴대학에서 Costume Production을 전공하고 M.F.A(무대의상 제작) 실기석사를 수료하였다.
오페라 ‘토스카', 뮤지컬 ‘나비의 꿈' 등 여러 공연작품의 의상디자인을 맡았으며 현재 용인, 상명대학교에 출강중으로 무대의상계의 대표적인 3세대격 인물이다.
하지만 현재 무대의상계의 현실을 묻는 첫질문에 “10년전이나 지금이나 변한게 없어요"라며 씁쓸한 웃음을 지어보였다.
일반인에게는 생소할지도 모르는 ‘'M.F.A'란 말은 쉽게 풀이하자면 ‘예술계의 M.B.A(경영학 석사)'라고 말할 수 있다.
외국의 경우 예술계통의 대학에서 학부과정을 수료하면 B.F.A(Bachelor of Fine Art)학위를 수여하고 대학원 과정을 수료하면 M.F.A (Master of Fine Art)학위를 수여한다.
무대의상 디자이너라면 기본적으로 의상의 역사에 대한 해박한 지식이 필요하며 의상제작에 대한 기술과 숙련성이 필요하다. 뿐만아니라 작품속 배역들의 역할과 성격, 비중을 완벽하게 파악하여 의상을 통해 표현해 낼 수 있는 해석학적 상상력이 필요하다. 또 조명과 무대미술과의 조화까지 계산해 낼 수 있는 색상과 형태에 대한 예술적인 심미안이 필요하고, 함께 일하는 팀의 구성원들과 원활한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대인관계까지 필요하다.
하지만 무대의상 디자인이라 하면 대부분 단순히 공연에 필요한 옷을 만드는 것쯤으로 생각하는 풍토 때문에 우리나라에서 무대미술학에 대한 학과 과정이 설치되어 있는 기관은 몇 개 없으며 그나마 매우 미비하다.
우리나라에서 M.F.A 학위와 비슷한 과정을 수여하는 곳으로는 한국예술종합학교의 ‘예술전문사'과정이 있다. 하지만 자세한 내용을 살펴보면 정식학위가 아니다.
한국예술종합학교의 교육과정 편성을 보면 ‘일반대학 학사과정의 예술사과정과 석사과정의 예술전문사로 편성된다'라고 나와있다. 말그대로 ‘과정'일 뿐 학위는 아닌 것이다. 왜냐하면 교육부가 한국예술종합학교를 대학교로 인정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예술전문사'과정을 수료한다 해도 학위로 인정받지 못하기 때문에 유학이나 외국무대로 진출할 때 아무 소용이 없는 것이 현실이다.
한국예술종합학교는 대학, 대학원 과정을 운영하면서도 고등교육법 조항에 따라 일반대학 대접을 못받는 모순이 생겨버린 것이다. 그래서 각종 학교로 분류돼 있는 한국예술종합학교를 한국예술대학교로 승격시키려는 “국립예술대학교 설치법' 제정이 있었으나 기존 예술계대학 교수들이 회의장에서 농성을 벌이고 항의성명을 발표하는 거센 반발로 결국 무산되고 말았다. 우리나라 예술교육의 낙후성을 드러내는 작은 단면이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의 무대미술과 이외에도 계형조형대학, 용인대학교, 상명대학교 등 몇몇 학교에 관련학과가 존재하긴 하나 그 수업내용이나 체계가 아직 미비하여 무대미술에 관심이 있는 많은 사람들이 보다 체계적인 학문에 대한 갈증으로 유학을 선택하고 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유학 1세대들이 돌아와 활동하고 있는 지금까지 현장은 여전히 체계가 잡히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아직 변변찮은 시스템조차 마련돼 있지않기 때문에 소속을 두고 일할 근무환경이 미비한 실정이다. 그러다보니 대부분 개인 이름을 걸고 어시스턴스 몇 명과 함께 작업하는 경우가 많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최수연씨는 의료보험증 하나 없는 열악한 근무환경속에서도 계속 이 일을 할 수 있게 하는 힘은 다름아닌 ‘사명감'때문이라고 말한다.
오페라 ‘토스카'의 경우 총 제작벌수가 150여벌이 넘었는데 한벌도 똑같은 옷이 없으며 모든 의상을 작품의 시대적 배경이 되는 19세기 초의 유럽식 제단법을 그대로 적용하여 패턴을 만들어 일일이 수공업으로 제작을 하였다고 한다.
보통 고증이 필요한 무대의상에 대한 일반 사람들 생각은 대충 느낌만 비슷하면 되는 것이 아니냐고 할지 모르나 무대의상은 말 그대로 무대에서 보여지는 그림이기 이전에 ‘의상'이다. 착용감이 불편하고 움직임이 불편하다면 무대의상으로서의
김기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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