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4년 알프레드 히치콕의 영화인 “이창<Rear Window>”에서 주인공은 가방가게에서 종업원에게 ‘켈리백’을 사려고 얼마냐고 묻자 종업원은 라면 팔듯이 “8천달러입니다.”라고 말했다. 천문학적인 가방 값을 마치 껌값처럼 말한 것이다. 1954년 당시의 그 돈은 아마도 지금보다 수십배나 가치가 높을 것이다. 깜짝 놀란 주인공은 어떻게 가방이 8천달러씩이나 하냐고 되묻자 종업원은 조용히 그리고 당당하게 이렇게 말했다. “에르메스에서 취급하는 것은 ‘필요’가 아니라 ‘욕망’입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패션의 본질도 ‘필요’가 아니라 ‘욕망’이다.
우리는 그 동안 ‘로열티 구축’을 ‘선호도 확장’정도로만 생각했다. 특히 일반 마케팅 책에서의 핵심은 ‘니즈’를 찾는 방법에 대해서 다양한 채널을 통해서 여러가지 전략을 제안하고 있지만, 이런 일반적인 상품에 대한 접근 방법으로 패션을 끼워 맞추어서 해석하는 것에 무리가 있었다. 왜냐하면 패션은 ‘욕망’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욕망을 어떻게 보여주고, 이해 시켜주며, 어떤 방법으로 자극시키는가가 바로 패션 마케팅의 핵심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욕망에 대해서 최근에 탁월하게 조명해준 영화가 앤서니 밍겔라 감독이 만든 <리플리>이다. 낮에는 호텔 보이로, 밤에는 피아노 연주를 하며 살아가는 톰 리플리(맷 데이먼)는 뉴욕의 밑바닥 생활에 찌든 청년이다. 그런데 어느날 화려한 삶을 동경하던 그에게 피아노 연주를 하러간 파티장에서 뜻밖의 기회가 찾아왔다.
빌려 입은 프린스턴 대학 재킷 때문에 그를 아들 디키(쥬드 로)의 동창으로 여긴 선박 부호 그린리프 부부에게서 이태리에서 분방한 쾌락에 젖어 돌아올 줄 모르는 아들을 데려와 달라는 부탁을 받게 된 것이다. 리플리는 옷 때문에 다른 세계로 이동되었고 그 세계에서 현실 가능할 것 같은 욕망의 꿈들을 만나게 되었다. 결국 그는 자신의 욕망의 대상인 디키를 죽이고 디키로 되어가고 있었다.
지금도 명동 한복판에 서있으면 수많은 리플리들을 만날 수 있다. 가짜 「루이비통」, 가짜 「버버리」, 가짜 「폴로」, 가짜 「샤넬」 등 가짜 브랜드를 리플리들은 진짜 디키가 되어 진짜처럼 사용한다. 극단적인 비약이라고 말할 수 있겠지만 결코 극단적이라고 말할 수 없는 것은 우리 안에 이런 욕망의 리플리가 살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욕망을 우리는 인지상정(人之相情)이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리플리 증후군과 패션의 공동 주파수 대역은 어디일까?
패션의 욕망이론
라캉<Lacan, Jacques>은 그의 욕망이론에서 이렇게 말했다. “욕망은 인간을 살아가게 하는 원동력이다. 얻으려는 욕망은 그것을 손에 넣은 순간 저만큼 물러난다. 처음에는 대상이 실재(實在)처럼 보였지만, 대상을 얻는 순간 허상이 되기 때문에 욕망은 남고 인간은 계속해서 살아가는 것이다. 욕망을 충족시키는 것은 오직 죽음뿐이다.” 그는 욕망의 단계를 욕망의 대상을 실재라고 믿는 과정인 ‘상상계’, 욕망의 대상을 얻는 순간인 ‘상징계’, 욕망의 허상이기에 그 다음 대상을 찾아 나서는 단계인 ‘실재계’로 구분하였다. 그는 욕망에 대해서 궁극적으로 욕망은 인간의 본질이다라고 설파하고 있다.
라캉의 말에 의하면 패션은 ‘상상계’에서 일어나는 ‘실재계’의 폭발(욕망과 현실의 융합)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욕망이론을 소설로 규명하려고 애쓴 지라르는 인간은 항상 무엇을 욕망하지만, 그것은 혼자서는 이룰 수 없고, 욕망은 대상을 지시하는 제3자(중개자)가 필요하다라고 말하고 있다. 그는 욕망하는 주체와 바라는 대상, 그리고 중재자 사이에는 관계가 형성되고, 이는 ‘욕망의 삼각형’이라 불리는 구조를 갖는다라고 욕망의 상호작용을 설명했다.
특히 그의 소설에서는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주인공을 행동하게 하는 욕망이 인격적 자율성에 의한 것이 아니라, 남의 강요나 영향에 의한 것이라는 것을 말했다. 그의 이론에 의하면 ‘질투’는 패션 마케팅에서 없어서는 안될 것이며, 욕망의 ‘핵’이 바로 질투와 시기임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이런 욕망의 사회학에서 나오는 것이 바로 계급이라는 욕망의 돌연변이인 헤게모니를 만든다. 그렇다면 욕망의 미학으로서 우리에게 가장 친근한 브랜드가 있다면 무엇일까? 바로 「폴로」다.
욕망의 로열티
랄프 로렌은 러시아에서 미국인으로 이민온 유태계 부모의 넷째 아이로 1939년 10월 뉴욕 브롱크스에서 태어났다. 그의 원래 이름은 랄프 립쉬츠로서 한때 랍비가 되려 했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영국 상류 사회의 패션에 대해서 깊은 관심을 가졌고 우리가 지칭하는 트래디셔널 스타일에 대해서 깊은 애정과 철학이 있었다. 특히 그가 잠시 머물러 있던 브룩스 라더스(Brooks Brothers)의류회사에서 그는 자유와 평화의 나라인 미
권 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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