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로 승부할까? ‘띠’로 승부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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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2-12 오후 6:01:16

광고 프리젠테이션에서 화기 애애한 분위기에서 광고 프리젠테이션이 1시간째 진행되고 있었다. 대행사가 나름대로 정성을 다해서 준비한 광고 기획서와 브랜드 기획팀에서 준비한 마케팅 기획서가 어느 정도 일치했기 때문이다. 광고 대행사의 AE는 자신이 세운 광고방향으로 분위기가 흐르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더욱 흥분하여 오버(?)에 오바(?)를 더해가고 있었다. 그는 30페이지 분량에 해당하는 긴 보고서를 어설픈 마케팅 용어와 영어를 섞어가며 읽어 나갔다. 마지막 한 페이지를 남겨두고 광고AE가 광고시안을 뒤집어 놓은 창가쪽으로 이동했다. 아마도 AE는 ‘법정 영화’에서 많이 보았던 감동적인 변호사 흉내를 내고 싶었던 것 같았다. 그는 최후 증언에 앞서 자기 앞에 있는 차가운 물을 입에 넣고 천천히 뜨거운 혀를 식혔다. 그는 길게 호흡을 가다듬고 브랜드 본부장을 바라보면서 이제까지의 톤과는 사뭇 다른 톤으로 천천히 그리고 또박또박 암기했던 대사를 날리기 시작했다. “이제 2001년 A브랜드의 모습을 보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광고의 쉬크한 이미지와 브랜드의 쿨한 컨셉이 소비자 선호 차별점을 만들면서 A브랜드의 강력한 아이덴티티를 만들게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왜냐하면 그 동안 저희들은 기획서에서 설명했던 것처럼 A브랜드의 모든 컨셉과 메시지를 이미지 에너지로 만드는 과정 속에서 A브랜드의 미래를 보았기 때문입니다. 바로 이것이 A브랜드의 모습입니다” AE는 긴장했다. 마지막 대사를 떨면서 말했기에 뒷부분은 정확히 전달되지 못했다. 여하튼 광고 시안은 약 30여명의 직원들에게 보여지게 되었다. 직원들의 얼굴빛이 변하기 시작했다. 웃다가, 멈추다가, 당혹스러워 하다가 그리고 브랜드 책임자의 얼굴을 살피기 시작했다. 브랜드 책임자의 얼굴은 처음에는 진지했다가, 웃다가 그리고 나서는 표정이 굳어지기 시작했다. AE의 얼굴은 흑색으로 변화되기 시작했다. 20초 가량의 침묵이 20분 이상의 무게감을 주면서 샘플실의 분위기를 진공상태로 만들었다. 멍~한 분위기는 계속 되었고 어느 누구도 이 침묵을 깨지 못했다. 마침내 분위기를 깬 감탄사가 맨 뒷줄에서 나왔다. “예전 것과 똑같네!” 그러자 여기저기서 “그래 맞아”라는 수군거림이 들려왔다. “차별화가 어디에 있습니까?” 브랜드 본부장이 점잖게 이야기 했다. “모델의 쉬크함과 컬러 톤의 쿨한 이미지가…….” AE는 말하면서 자기가 무슨 말을 해야 할지를 파악하고 있지 못하는 것 같았다. “모델만 바꾸면 우리 브랜드의 이미지가 차별화 됩니까?” 본부장이 일어났다. 그리고 시안 쪽으로 다가가 시안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포토그래퍼가 일단 A급이고, 사진 톤을 좀 더 차갑게 뽑으면 브랜드의 이미지를 소화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브랜드 책임자는 AE를 보면서 조용히 그리고 천천히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아닌 것 같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예전과 비슷합니다. 비슷하다고 해서 뭐라고 하는 것이 아닙니다. 단지 말씀하신 기획서와 그림이 너무 다른 차원인 것 같습니다.” AE는 계속 변명을 했고 브랜드 본부장은 예우를 다해서 그의 이야기를 10여분 동안 꾹 참고 듣고 있었다. 초지일관(初志一貫)과 변화무쌍(變化無雙) 폴로의 광고는 왜 항상 똑같은 이미지인가? 베네통 광고는 왜 항상 비슷한 메시지를 담고 있는가? 말보로의 광고는 왜 항상 같은 분위기인가? 앱솔트 보드카 광고는 왜 항상 같은 아이디어인가? 대부분의 명품 브랜드 광고들은 늘 같은 이미지와 같은 메시지를 보여주고 있다. 물론 자세히 들여다보면 미묘한 차이점은 있지만 언뜻 보면 그 그림에 그 내용이다. 이처럼 캠페인 마케팅의 핵심은 지루하지 않지만 소비자가 원하는 스타일을 유지하는 것이다. 소비자는 자신이 좋아하는 브랜드가 변화되는 것을 그렇게 달가워하지 않는다. 코카콜라가 맛을 바꾸고자 했을 때 수많은 소비자가 “누가 감히 소비자의 입맛을 바꾸려 하는가?”라고 말하면서 저지해 수백만 달러를 들여 시도한 마케팅이 수포로 돌아간 적도 있었다. 폴로가 광고 대행사를 3번이나 바꾸면서 바뀐 대행사에게 요구했던 것은 기존 해왔던 광고 이미지를 그대로 유지해 달라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캠페인 마케팅의 전방위 공격인 광고에서는 무엇을 초지일관 끌고 나가야 하는가? 바로 지난주에 이야기 했던 ‘스타일’이다. 스타일은 브랜딩의 과정이며 결과이기 때문에 광고 스타일은 변하지 말아야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많은 패션 브랜드들은 스타를 내세운 광고, 보그(Vogue)잡지의 뜨는 모델을 쓴 광고, 유럽 브랜드를 모방한 광고, 무조건 튀고 보는 광고, 그리고 유행하는 광고만을 찾는다. 아주 소수의 회사를 제외하고는 캠페인 광고보다는 이벤트형 광고가 주류를 이루는 것이 한국

권 민 기자
km@fashioninsigh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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