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은 인사이트 마케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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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1-30 오후 6:58:45

5년전 쯤 어느 브랜드의 디자인 실장과 사장이 6개월 뒤에 판매할 상품에 대해서 품평회를 하는 것을 볼 기회가 있었다. 50여 가지 스타일의 상품을 놓고 주력상품과 보조상품을 정하고 수량을 결정하는 어려운 시간이었다. 그러나 이들의 의사결정은 매우 빠르고 지나칠 정도로 단순해 보였다. “얘는 너무 못생기게 나왔다. 1000장만 할께요!” “작년에 네이비 컬러가 반응이 좋았는데 4000장으로 하지.” “하지만 올 봄에는 카키가 유행될 거예요.” “그럼 2500장으로 하자.” 너무나 내게 충격을 주었던 이 시간은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 벽에 걸려있는 샘플의 예상 소비자 가격은 2만원. 하지만 그들이 결정하는 미래의 수익은 2000만원과 8000만원어치였다. 그리고 그것을 판단하는 기준은 느낌과 작년 경험이었다. 나는 뒤에서 그들의 ‘초능력’을 관찰하면서 그 결과를 검증하기 위해 그들이 예언하는 몇 가지 상품들을 머리 속에 넣어두었다. 그 후 8개월 뒤, 나는 매장에 가서 그들이 결정했던 상품들의 판매율을 확인했다. 정확하다고 말할 수 없지만 어떤 것은 50%, 어떤 것은 90%, 그리고 어떤 것은 20%의 판매율을 보였다. 전체적인 결과면에서는 다소 실망스러운 부분도 있었지만 놀랍게도 디자인 실장이 말한 것들이 더 많은 적중율을 보였다. 더더욱 놀라운 것은 디자인 실장이 택한 것은 어떤 것은 90%, 어떤 것은 20%라는 극심한 판매량의 편차를 보였다는 점이었다. 위의 이야기는 지극히 주관적이고 비과학적인 것으로 참고할만한 가치가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현상들이 대부분의 브랜드에서 일어나고 있다는 것은 주목해 볼만한 일이다. 이후 나는 소위 잘 찍는다(?)는 사람들을 만나서 그들의 예지능력(?)에 대해서 물어보았고 몇 가지의 가설과 검증하기 힘든 자료, 그리고 표현할 수 없는 이상한 힘의 근원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것은 바로 ‘통찰력’이었다. 바람의 힘과 같은 통찰력 바람은 힘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그 힘은 보이지 않고 소유할 수 없으며 판단할 수도 없다. 단지 바람이 어디선가 불어온다는 것을 느끼며 그 강력한 힘을 감지할 뿐이다. 이처럼 지식에도 보이지 않는 힘을 가진 것들이 있다. 그것을 암묵적 지식이라고 한다. 노나카(Nonaka)는 지식을 조직 내부에서의 존재 형태에 따라 형식적인 지식(Explicit Knowledge)과 암묵적인 지식(Tacit Knowledge)으로 나누었다. 형식적인 지식은 보다 명확히 표현된, 눈에 보이는 지식으로서 업무수행 절차 및 규정, 매뉴얼, 특허 등이 이에 해당한다. 따라서 다른 개인이나 조직으로의 전파가 암묵적인 지식에 비해 용이하다. 이에 비해 암묵적인 지식은 일상화된 행위패턴을 형성하고, 행동기준을 제공하며,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 가치관으로서, 내외부의 형식적인 지식을 다양하게 해석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하고, 이를 통해 개개인 혹은 조직 차원의 행동기준을 설정하는데 결정적으로 작용한다. 앞의 디자인 실장이 사용했던 지식이 바로 암묵적 지식이었던 것이다. 이 암묵적인 지식은 타인 또는 조직으로의 전파가 어렵기 때문에, 기업 내외의 베스트 프랙티스(Best Practice) 등과 같은 지식체제나 지식관리시스템 자체의 활용에 있어 촉진 또는 장애요인으로 작용하게 된다. 따라서 암묵적인 지식을 보다 활성화하고 형식화하려는 조직차원의 노력이 요구된다. 그는 지식경영과 기업성장을 위해서 암묵적 지식과 형식적 지식이 의미있고 체계적인 상호작용을 통해 새로운 지식을 창조하는 지식 창조형 경영이 경쟁력 확보의 열쇠라고 주장하고 있다. 보이지도 않고 글로 쓸 수도 없지만 중대한 것을 결정하는 암묵적 지식의 결정체인 통찰력. 그렇다면 이 통찰력을 얻기 위해서는 어떤 패러다임과 방법이 필요한가? 무엇보다도 학습된 경험과 직관력이 요구된다. 패션은 수많은 변수에 대한 예측력, 그리고 짐작할 수 없는 상황에 대한 분별력을 필요로 한다. 그러나 이런 불규칙한 현상을 규칙적인 매뉴얼로 접근하고자 한다면 막연한 해석만이 나올 뿐이다. 따라서 소비자 분석과 경쟁자 분석 그리고 시장환경 분석은 패션 마케팅에 있어서 판단의 자료가 될 수는 있지만 선택의 기준이 될 수는 없다. 이때 필요한 것이 통찰력이다. 따라서 패션 마케팅은 인사이트(통찰력) 마케팅이라고 불린다. 그렇다면 통찰력은 어떻게 키울 수 있을까? 여러 가지 방법이 있겠지만 그 중 가장 확실한 방법을 소개하고자 한다. 탁월한 패턴을 가지기 위해서는 탁월한 모델의 체득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사람은 문제점을 발견하고 이를 해결하고자 할 때 자기 안에 학습되어진 의사결정 방법을 사용하도록 되어있다. 따라서 이때 탁월한 결과를 얻으려면 얼마나 좋은 판단 시나리오(프로세스)를 가지고 있는가가 중요하다. 한번도 경험해보지

권 민 기자
km@fashioninsigh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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