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다」의 디자이너 미우치아 프라다는 카피를 하는 사람들을 '탐욕스러운 사람들'이라며 자신의 디자인이 대량 복제되는 것을 비판했다. 뉴욕의 웨딩 드레스 디자이너 베라왕 역시 무분별한 카피의 피해자로 자신의 신부 예복이 시장에서 공공연히 카피되고, 아카데미 시상식에 협찬한 배우의 옷이 몇 주안에 카피 되는 것을 보고는 경악한다. 카피는 의도적인 죄악인가? 아니면 어쩔 수 없는 필요악인가? 당신을 배심원으로 모신다.
모파상의 단편소설 <목걸이>에서 가난한 하급 공무원의 아내는 장관 초청 파티에 가기 위해 친구에게 다이아몬드를 빌리게 된다. 그러나 공무원의 아내는 목걸이를 잃어버렸고, 그녀는 그 목걸이를 사기 위해 10년간 번 3만6천프랑으로 새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사서 친구에게 돌려준다. 돈을 버느라 폭삭 늙은 이 공무원의 아내는 샹젤리제 거리에서 그 친구를 만나 진짜인줄 알았던 목걸이가 5백 프랑도 안되는 가짜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지금 우리 나라는 가짜가 판을 친다. ‘세상은 요지경~ 요지경속이다. 여기도 짜가, 저기도 짜가, 짜가가 판을 친다~'는 노래 가사 처럼…
미국 패션도 한 때는 카피 천국?
카피는 단지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니다. 오히려 카피의 전통은 서구에서 먼저 시작되었다. 그 중 대표적인 나라가 20세기 후반 세계 패션의 인공위성이라 불리는 뉴욕 패션. 미국의 대표적인 디자이너 랄프 로렌과 캘빈 클라인이 카피 혐의로 법원의 재판을 받는 요즘, 과거 5, 60년대의 미국 패션이 유럽의 오트 꾸띄르를 그대로 카피해 현재 미국 패션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사실은 아이러니컬하다.
유명한 미국의 백화점이나 매장에서는 파리 꾸띄르 쇼에 출장을 가서 개런티(일종의 라이센스비)를 지불하고 원본을 구입해 와서는 낮은 가격의 카피 제품으로 만들어 파는 것이 거의 관행처럼 이루어졌다. 당시 34번가에 있던 오르바흐(Ohrbach) 백화점 앞에는 ‘파리 꾸띄르 변형 쇼'를 보기위해 2천 여명의 패션 마니아들이 몰려 들었다고 한다. 오리지널 제품과 카피 제품이 함께 무대를 행진했고 오리지널 제품을 입은 모델이 원래 디자이너의 이름이 적힌 카드를 들지 않으면 구분할 수 없을 정도였다.
뉴욕 7번가에는 파리 꾸띄르 카피를 넘어 서로간의 카피도 만연했다. 한 업체에서 유행 스타일을 만들어 내면 곧 7번가의 매장 쇼룸 어디엔가에 같은 스타일이 전시되었다. 한쪽에서는 플리츠를 많이 주고 한쪽에서는 단추를 하나 줄여 절묘하게 카피를 했다. 어떤 업주들은 옷을 사서 카피를 한 다음 다시 물리기도 했다. 이런 관행은 당시 미국의 서민들이 그 비싼 파리 하우스의 드레스를 입기란 거의 불가능했으므로 일반인들의 패션 안목을 높이는 데 큰 몫을 했다.
패션에서 오리지널은 존재하지 않는다!
미국 브랜드 ‘ABS'의 디자이너 앨렌 B 슈워츠(Allen B. Schwartz)는 스스로를 ‘복제의 황제'라고 자임하며 하룻밤 만에 디자인을 변형해 몇 주안에 매장에 내놓는 소위 팔리는(?) 카피를 만드는 자신의 능력을 자랑한다. 그는 디자이너로부터 주로 영향을 받지만 똑같은 디자인을 그대로 내놓지는 않는다고 항변한다. 자신이 카피로 유명해졌지만 그의 사업에서 아카데미 시상식 패션을 모방하는 비율은 50 퍼센트 정도라는 것이다.
“패션에서 오리지날이라는 말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봅니다. 모든 디자인은 어느 정도 영감을 얻죠. 캘빈 클라인이나 랄프 로렌, 버버리가 자신들이 체크를 발명했다고 주장을 한다면 큰 오산이죠. 그것을 다시 응용한 것 뿐이니까요." 슈워츠와 함께 아카데미 시상식에 나오는 드레스를 가장 빨리 매장에 내놓는 것으로 유명한 빅터 코스타(Victor Costa)도 자신들은 디자이너 옷을 입은 유명 연예인들처럼 보이고 싶어하는 고객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봉사하고 있다며 나름대로 카피 문화를 옹호한다.
압구정동에서 편집매장 ‘빌딩'으로 성공한 조용남 사장은 매번 발 빠른 매장 구성으로 일본을 비롯한 외국 관광객들이나 연예인 코디들에게 인기가 높지만 그의 성공 뒤에는 늘 ‘카피'라는 꼬리표가 붙어 다닌다.
“솔직히 매번 세계적인 트렌드에 맞게 매장을 꾸미다 보면 부족한 아이템이 있어 일부는 카피를 하죠. 그러나 모든 제품이 카피는 아닙니다. 국내 모든 브랜드들이 비슷비슷한 디자인을 만들어 저희 같은 편집 매장 바이어들은 패션지나 인터넷을 통해 최신 트렌드를 접한 소비자들의 안목을 만족시킬 물건을 바잉 못하는 경우가 많죠. 그래서 패션 리더들을 잡기위한 최소한의 카피는 필요악이라는 생각이에요. 특히 카피 제품의 경우 샵 마스터들이 미리 ‘이미테이션'이라고 알려주기 때문에 소비자들을 속이지는 않습니다. 결국 소비자들은 카피인 줄 알면서 사는 셈이죠."
랄프 로렌과 이브 생 로랑의 '카피 전쟁'
외국에서는 유명 디
글/ 유재부(패션 컬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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