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은 나누어 가지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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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1-29 오후 2:20:14

철새처럼 철이 바뀌면 떼를 지어 여기 저기로 자리를 옮겨가는 디자이너들에 대해 긍정과 부정의 의견이 엇갈린다. “○○○이사가 △△△브랜드에서 ××브랜드로 옮겼다. A는 B브랜드로 옮기면서 이사가 되면서 연봉이 2배가 뛰어 1억원을 받는다더라. ○○○이사가 떠난 △△△브랜드는 이번 시즌 매출이 30%가 빠졌고, ○○○이사가 옮겨간 ××브랜드는 꿈에도 그리던 롯데본점과 현대본점에서 모셔가듯이 입점을 했다더라.” 백화점 MD개편을 전후해서 흔히 들리는 ‘패션판 ∼카더라통신'의 일부다. 신문과 잡지에도 우리나라 패션은 ‘이사'와 ‘감사'가 다 만들고 흔드는 것 같이 앞을 다퉈 어느 ‘이사'와 ‘감사'가 어디로 자리를 옮겼고 누가 새로이 ‘이사'와 ‘감사' 대열에 진입했는가를보도한다. ‘카더라 통신’은 물론 언론이 그토록 관심을 가지는 ‘이사'와 ‘감사'들은 대개 30대 중후반에서 40대초반의 디자이너 출신의 여성. 패션업에 입문한지는 15년 안팎이 가장 많고 여성. 캐릭터나 영캐주얼 브랜드와 같이 감각과 개성이 강조되는 브랜드에 종사하는 경우가 많다. 브랜드에서의 그녀들의 영향력은 막강하다. 영업부서, 생산부서, 총무부서 등에서 일하는 같은 직급사람 보다 급여가 1.5∼2배 가량 많은 것은 물론, 매출이나 판매율이 목표치를 상회하면 수천∼1억 안팎의 인센티브를 받기도 한다. 이들 이사와 감사가 브랜드의 성쇠를 좌우하는 감도와 개성을 한손에 쥐고 있기에 경영자들도 이들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다. 경영자가 월급쟁이일 경우에는 주도권을 가지려는 권력다툼까지 벌이는 경우도 있다. 이사와 감사 디자이너들은 대게 실장급 디자이너를 포함 몇 명의 스타일리스트와 소재담당디자이너와 한팀을 이뤄 다닌다. 윗사람의 입장에서 본다면 손발이 맞아야하기 때문이고 아랫사람 쪽에서 본다면 명성 높은 이들 밑에서 일했다는 것이 경력관리에 보탬이 되기 때문이다. 또 같이 옮겨야 몸값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리더십이 강한 이들은 상품기획부문 뿐만아니라 영업, 생산부문까지 장악해 관리부문을 제외한 회사 대부분의 사람을 팀원으로 거느리기도 한다. 매달 1천여만원 꼴이 넘는 급여에, 시즌별로 받는 1억원 안팎의 성과급은 조직관리를 위한 풍부한 실탄이 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어떤 이는 20여명의 팀원과 함께 자리를 옮겨가 화제가 되기도 했다. 세간의 관심이 되는 것은 누가 어디로 얼마를 받고 옮겼느냐하는 것에도 있지만 과연 옮겨가서 그 만큼의 값을 하는가에도 있다. 성공한 1편의 후광을 업고 나온 2편 영화가 성공하는 경우가 드물다는 이야기 처럼 그들의 2편 성공확률도 비교적 낮은 편이다. 감성과 개성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의 구매행태가 다소 무뎌진 탓도 있고 옮겨간 회사에서는 ‘새로온 이'들과 ‘있던 이'들 간의 빈부 격차에따른 위화감이 팀웍을 깨뜨리기도 해 실력 발휘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또 이들을 모셔온 회사의 경영자들도 이들을 객관적인 잣대로 평가하고 요모조모를 따져보기보다는 ‘약발이 확실하다'는 이야기와 먼발치서 지켜본 ‘약발이 서는 모습'만으로 판단했기에 어떤 약을 어떻게 써야 약발이 설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적었다. 철새처럼 철이 바뀌면 떼를 지어 여기 저기로 자리를 옮겨가는 디자이너들에 대해 긍정과 부정의 의견이 엇갈린다. 그것은 패션업의 속성이고 프로의 세계가 아니냐는 것이 긍정론자들의 주장이다. 캐릭터브랜드의 경우에도 상표만 떼놓으면 어느 브랜드의 옷인지 구별하기 어려운 유사한 디자인이 많은 게 현실인데 과연 그 만큼의 대우가 타당한지 따져봐야 하며 거품이 많다는 것이 부정론자들의 주장. 또 디자이너들이 바뀔 때마다 브랜드의 컨셉이 왔다 갔다하고, 때로는 회사의 존립마저 흔들리는 경우까지 몰고가는 것이 현실이라며 이것이 어떻게 패션업의 속성이고 프로냐는 반론을 내놓는다. 그러기에 여성복 경영자들이 라이센스 브랜드를 선호하는 것 아니냐고 덧붙인다. 이같은 긍부정론자의 주장에 대해 전문가들은 “패션과 브랜딩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없이 눈앞의 이익에 급급한 업계의 풍토와 원칙없는 인사제도, 교육훈련에 대한 투자없이 남의 사람을 손쉽게 쓰려는 조급증이 이같은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또 “성공의 과실을 함께 나누지 못하는 기업환경과 자신의 역할을 과대평가하는 소아병적인 태도가 병을 더욱 깊게 만들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성공은 나누어가질 때 가장 달콤하다'는 스타벅스 하워드슐츠 회장의 이야기가 떠오르는 것은 왜일까?

황상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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