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행은 ‘짜고 치는 고스톱’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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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1-29 오전 11:18:30

유행은 조작인가? 아니면 우연인가? 패션이라는 허울아래 우리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몰개성화하는 것은 아닐까? 남들이 유행이라고 하니까 그저 따라 하는 것이라면 이미 우리는 유행증후군이라는 '마약'에 중독된 것. 어쨌든 우리는 미리 만들어진 '트렌드'라는 시나리오에 따라 스스로 주머니에서 돈을 꺼내 그 대가를 지불한다. 과연 누구에게? 여성에게 패션은 독재자로 군림한 지 오래다. 정해진 룰에서 벗어나면 여지없이 촌스러운 패션이라는 오명을 뒤집어 쓴다. 아무리 자신이 좋아하는(혹은 자신있는) 스타일로 코디네이트를 해도, 눈이 한 개 달린 사람 아홉 중에 눈 두개 달린 사람 하나가 바보가 되듯 정해진 유행 공식을 따르는 ‘패션 빅팀'들에게 개성을 살린 패션은 단지 아웃사이더일 뿐. 예를 들어 구두를 사러 시장에 나가보자. 어디서 본 듯한 비슷한 신발들이 브랜드만 달리한채 애처로운 구애의 시선을 보낸다. ‘어차피 다리품 팔며 돌아다녀 봐도 다들 비슷비슷하니까 나를 데리고 가슈'라는 표정들이다. 의류는 액세서리보다 더 심하다. 만약 원버튼 재킷이 유행한다고 하면 모든 매장의 추천 아이템은 원버튼 재킷이다. 비즈가 유행이면 상의든 하의든 관계없이 번쩍번쩍 비즈로 난리다. 유행주기는 왜 그리 짧은지… 쇼핑을 즐기는 많은 여성들은 이미 쇼핑 중독증에 걸렸다. 그 동안 다양하고 고급스러운 패션을 자랑하는 상점들은 이제 ‘라이프 스타일'을 가장한 채 체인점과 같이 변질되고 있다. 요즘 유행하는 의상을 탐탁치 않게 여기는 여성들은 아마도 향기나는 양초나 새틴 소재의 여행용 베개에 더 매력을 느낀다. 패션은 죽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물건을 살 돈을 가지고 있는 패션 리더들은 이러한 기현상에 스스로 놀란다. 예를 들어 밀라노, 뉴욕 파리의 유명 상점들은 시즌이 시작되면 약속이나 한 듯, 비슷비슷한 스타일을 트렌드라는 포장으로 유행을 제시한다. 소비자들의 자발적인 선택은 이미 그 여지가 없다. 어련히 알아서 물건을 골라온 바이어의 실력을 믿고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사면 된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한다는 것은 왠지 작아보이고 촌스러워 보인다. 예전에는 여행지에서 쇼핑하는 것이 하나의 일정이었지만 지금은 뉴욕이든 파리든 어딜 가나 ‘국화빵'같은 똑같은 물건들이 팔리기 때문에 아웅다웅거릴 필요가 없다. 그럼 이렇게 패션이 획일화 되어가는 것은 무엇 때문인가? 어느 영향력 있는 패션 그룹이 소비자들 모르게 비밀 회의를 해서 어이없는 의상들을 고의로 유행시키기라도 한다는 말인가? 유명한 브랜드들도 독특한 원단(대량으로 공급하기 어려운 실정)이나 직접 손으로 만드는 재킷(대량으로 생산하기 어려운 실정)의 매력을 모르는 바 아니지만 그것을 추구하지는 않는다. 이제 세계적인 몇몇 디자이너들은 ‘패션은 죽었다'라고 선언한다. 어느새 독특한 창의성보다는 상품성을 중요시하는 대량생산, 생활용품으로 패션의 본질은 변질되고 있다는 말이다. 또 다른 이유로 패션 산업에 영향력을 미치는 결정권자들이 한번도 옷감을 만져보지 못한 사람들이 대부분이라는 충격적인 사실이다. 패션 산업에 종사하는 고위층 인사들은 대부분 비즈니스에는 강할 지 모르지만 앞을 내다보는 창조적인 사고력은 부족한 것 같다. 그들은 주로 다른 사람들에 의해 입증된 아이템만을 토대로 구매에 대한 결정을 내린다. 만약 모델, 사진작가, 컬러리스트, 소재 디자이너, 스타일리스트들이 다른 곳에서 성공을 했다고 하면 그 사람들은 무조건 스카우트 대상으로 부상을 한다. 세계적인 유행이 모두 똑같아 보이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이다. 치밀하게 계획된 조작 ‘트렌드’ 패션 비즈니스에 성공하려면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이 세밀한 공식에 따른 컬렉션을 만들어 내는 일일 것이다. 매장에 시즌마다 새로운 옷들이 걸리기 위해서는 2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된다. 이 과정의 첫번째 관문은 패션 트렌드를 미리 예측하기 위해 정보를 수집하는 것이다. 소재업체나 의류 생산업자, 소매 상인들은 숨가쁘게 바뀌는, 다음 시즌의 경향에 발 맞추기 위해 패션 컨설턴트나 정보회사를 찾는다. 물론 컨설턴트의 충고나 지시에 절대적으로 의존한다. 그래서 간혹 컨설턴트회사에는 실질적인 정보를 얻기 위한 사람보다 다음시즌의 히트 아이템만을 추구하는 ‘한탕주의자'들이 많다. 어쨌든 ‘패션 트렌드 예측가'가 먼저 시작한다. 이들은 디자이너와 소매업자는 물론 원단 제조업체들이 포함된 클라이언트들에게 ‘무드 보드'를 만들어 다음 시즌의 트렌드를 미리 제시해 준다. 트렌드를 미리 읽는 원단 제조업체들은 트렌드에 맞게 개발한 샘플을 파리에서 열리는 소재 전시회 ‘프리미에르 비종'에서 디자이너들에게 선보인다. 특히 패션 트렌드 분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컬러 분

글/ 유재부(패션 컬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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