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등 파괴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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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1-26 오후 4:33:30

1등도 이길 수 있다. 한때 맥주 시장에 동양맥주와 조선맥주만 있었던 시절이 있었다. 그 중 1등은 항상 동양 맥주에서 나온 OB맥주였다. 그 당시 주변 사람들이 모두 동양 맥주만 먹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솔직히 조선 맥주는 병도 제대로 본 기억이 없다. ‘맥주는 OB’라는 카피가 말해주듯이 OB맥주가 아닌 맥주를 생각해 본적도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어느날 갑자기 ‘하이트 맥주’가 나타났다. 글쎄 뭐랄까, 무엇인지는 모르지만 갑자기 세상이 변한 것 같은 분위기였다. OB맥주와 조선맥주만이 지배하던 시장이 사라지고 새로운 시장이 도래한 것 같았다. 하이트 맥주가 나왔던 초기에 그것의 본적을 찾기 위해서 노력했지만 알 수 없었다. 그래서 OB맥주의 신상품 계열로만 생각했다. 조선맥주는 그냥 사라진 것으로 여긴채 말이다. 뒤늦게 알았지만 조선맥주가 하이트라는 신상품을 가지고 전면전 마케팅을 함으로서 시장의 판을 바꾸는 파괴적 마케팅을 사용한 것이었다. 하이트는 1등이었던 OB맥주의 약점을 알고 있었는데 그것은 맥주시장의 판도가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하는 OB 나름대로의 확신이었다. 소주도 진로소주만 있는 것으로 알았다. 경월, 무학이라는 소주들은 군대에서 처음 보았다. 그런데 소주 시장도 하이트 맥주처럼 바뀌었다. 갑자기 나온 김삿갓이 다시 한번 시장을 개편하기 시작했다. 6개월 이후에 참나무통 맑은 소주가 나왔고 곰바우가 다시 시장에 뛰어들었으며 지금까지도 소주시장은 치열한 전쟁을 벌이고 있다. 식용유 시장은 66년에 런칭한 신동방이 무려 30년 동안 부동의 1위를 지켰다. 제일제당이 79년에 이 시장에 뛰어든 이후 97년까지도 30%의 격차를 내면서 시장을 주도했다. 그러나 99년 6월 발표에 의하면 제일제당이 시장 점유율 42.2%, 신동방이 40.9%로 20년만의 시장의 주인이 바뀌는 사태가 벌어졌다. 당시 오뚜기와 동원산업 등이 식용유 시장에 들어오면서 시장이 쪼개졌지만 제일제당이 1등을 차지한 이유는 국내 최초로 PT병 식용유, 식용유 선물세트를 도입하는 등 적극적인 시장세를 펴며 90년 이후 신동방과의 시장점유율 격차를 줄여 나갔기 때문이다. 또 동방의 자금악화로 인한 워크아웃이 시장 변화를 부추겼다. 제일제당은 신동방이 쓰러지자 마자 총 공세를 가하며 신동방을 시장에서 밀어냈던 것이다. 보기에는 좀 민망했지만 여하튼 한번 찢어진 상처를 끝까지 물고 늘어진 제일제당은 지금까지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39쇼핑과 LG홈 쇼핑의 대결도 재미있다. 우선 39쇼핑은 95년 런칭부터 부동의 1위를 지키면서 고속성장을 한 회사였다. ‘39’하면 ‘쇼핑’을 연결시키는 기억의 사다리를 완벽하게 든 1등 마케팅의 탁월한 사례를 만들기도 했다. 하지만 가짜 보석 판매와 창업주의 의문사라는 악재가 생기면서 위태해지더니 LG쇼핑에 추격당했고 결국은 제일제당에 팔리고 말았다. 어떤 사람들은 39쇼핑이 무너진 것이 LG쇼핑의 고가 마케팅의 성공 때문이었다고 말하기도 하지만 치명적 약점은 내부 경영 문제에 있었다고 본다. 코카콜라에 도전장을 냈던 펩시 콜라, 아마 이 마케팅 사례는 지구종말까지 마케팅 사례로 두고두고 울겨 먹을 것이다. 펩시는 고객에게 눈을 감겨 마신 다음에 선택하는 마케팅을 구사했는데 이것은 마치 대법원에서 증인이 하는 결정적인 증언과 같은 효과가 있었다. 1등 코카콜라는 두려웠던 나머지 뉴 코크를 만들고 펩시에 대항하려 했지만 알다시피 코카콜라의 충성고객으로 인해 저지되었다. 여하튼 펩시는 코카콜라의 순간 기울임을 통해서 시장 점유율을 확대했고 콜라역사상 코카콜라를 이긴 최초의 기록을 만들었다. 코카콜라의 약점은 코카콜라에 있지 않고 대응 마케팅의 부족에 있었다. 우리나라 사례든 외국 사례든 부동의 1등이 삽시간에 무너지는 경우는 흔한 일은 아니지만 서서히 무너지는 경우는 흔히 있는 일이다. 그것도 맞대응을 해 무너지는 것이 아니라 내부의 문제와 약점이 노출되어서 쓰러지는 경우가 가장 많다. 여하튼 패션 업계에서는 현재 10년 군주와 5년 군주들이 즐비하다. 장기집권을 하고 1등을 하는 브랜드들에 대해서 아직까지 그들을 위협할 만한 사건은 거의 없었다. 1등 브랜드들이 2002년도에도 계속 집권을 하도록 놔둘 것인가? 1등 음모론 1등을 정공법으로 무너뜨리는 것은 도저히 불가능하다. 그것은 자살행위와 같고 소모전이며 가장 무능력한 공격이라고 볼 수 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1등과 1:1로 덤벼서 이긴 경우는 거의 없었다. 그렇다면 어떻게 1등을 이길 수 있을 것인가? 혹시 이길 수 없는 것은 아닐까? 위에서 말했던 것처럼 1등의 치명적 실수, 판단 착오를 호기로 삼은 총 공격이야말로 1등을 무너뜨릴 수 있는 힘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1등이 바보가 아니기에 다시 전열을 가다

권 민 기자
km@fashioninsigh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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