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가 바뀌어야 CRM이 된다
가+
가-
죽은 CRM 다시 살리기 박성수(CRM PARK 경비대장) 지음

2007-01-26 오후 3:33:01

1. 망해 가는 은행의 CEO로 취임하다 취임하자마자 긴급 채권단 회의를 소집하여 가까스로 1년간의 회생 유예기간을 인정받았다. 1년 후에도 은행을 살리지 못하면 ‘우리은행’은 세상에서 없어지는 것이다. 우선은 우리은행의 고객 대응 수준을 파악하는 일이 급선무였다. 난 기대 반, 우려 반의 심정으로 대출 고객으로 가장하여 한 지점을 찾았다. 은행 문을 열고 들어갔는데도 나를 맞아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심지어 내게 눈길을 주는 사람조차 없었다. 일단 창구 여직원에게 다가갔다. “아가씨, 뭐 좀 물어보려는데요? 저..” “번호표부터 뽑으세요!” 그 여직원은 귀찮다는 듯이 쏘아 부쳤다. 20분쯤 기다리니까 내 차례가 되었다. “대출 좀 받으려고 하는데요?” “대출요? 여긴 대출 창구가 아닌데요, 저기 15번 창구로 가보세요.” 참으로 어이가 없었다. 나는 겨우 이런 대답을 듣기 위해 무려 20분씩이나 기다린 것이다. 따져 물으려다가 겨우 화를 삭이고 대출 창구로 가서 빈자리에 앉았다. 담당 직원이 전화를 받고 있었다. 한참만에 전화가 끝나자 그는 다시 결재 서류를 찾아들고 뒷자리의 대리에게 결재를 받았다. 자리로 돌아와서 또 뭔가를 뒤적거리던 그는 그때서야 나를 발견한 듯 “무슨 일로 오셨죠?”라고 물었다. 내가 무슨 말을 꺼내려고 하는데 전화가 왔다. 그 직원은 내게 양해를 구하지도 않은 채 전화통을 붙들고 한 10분쯤 큰 소리로 씨름했다. 뭐가 못마땅했는지 전화기를 땅, 내려놓으며 화를 참지 못해 씩씩거렸다. 그러더니 화풀이라도 하듯 신경질적으로 내게 말했다. “뭣 때문에 왔느냐구요?” “대출 좀 받으려고...” 난 이미 우리은행의 고객이 아니었다. 먹을 것을 구걸하러 온 거지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 직원은 잠시 시계를 보더니 내게 서류를 요구했다. 서류를 건네주자 그는 “서류를 심사해야 하니 2시간 후에 다시 방문해 주세요!”라고 건조하게 말하며 창구를 떠났다. 2. CS(고객 만족)는 더 이상 경쟁력이 아니었다 난 지금 우리은행에 가장 시급한 과제는 친절한 고객 응대라고 생각했다. 게다가 특별히 비용을 들일 필요도 없고 당장 시행할 수 있는 부분이었다. 나는 고객 만족도에서 1등을 목표로 삼고 서둘러 비상경영회의를 소집했다. 관리 쪽에서는 조회 시간에 비디오를 통해 ‘친절하게 인사하고 전화 받는 요령’을 교육했다. 또 각 지점별·부서별로 친절 사원을 뽑아 외부 위탁교육을 시킨 후 전파 교육을 실시했으며 매주 모니터링을 실시하여 최고 친절 팀과 최고 친절사원을 뽑아 시상하는 제도도 만들었다. 워낙 기본이 부실했던 터라 전체적인 CS 모니터링 점수는 하루가 다르게 상승했다. 그러나 이윽고 한계에 부딪혔다. 가파르게 오르던 모니터링 점수가 3주를 고비로 상승이 둔화되더니 더 이상 진전이 없었다. 최소한 90점은 맞아야 1위를 할 수 있는데 모니터링 점수는 80점 언저리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어떻게 하면 행원들의 CS마인드를 변화시킬 수 있을까? 나는 우선 “누가 당신의 월급을 주느냐?”는 항목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아니나 다를까, 25%의 직원들만이 “고객이 월급을 준다”고 응답했다. 우리는 지금까지의 친절 교육을 종료하고 CS 마인드 고취 교육을 실시하였다. 왜 우리가 고객에게 고마워해야 하는지, 왜 우리가 고객을 최우선으로 배려해야 하는지를 설득시키는 데 집중하였다. 일주일 후 다시 설문조사를 했더니 “고객이 월급을 준다”는 응답이 무려 30% 상승한 55%였다. 그리고 신기하게도 CS 마인드 지표가 30% 상승하니까 80점에서 움직일 줄 모르던 모니터링 점수도 83점으로 뛰었다. 나는 우리은행의 성취를 현장에서 확인하고 싶었다. 그래서 경쟁 상대로 삼았던 신흥은행 객장을 고객으로 가장해 방문하기로 했다. 신흥은행의 한 지점을 들어서는 순간 내 우쭐했던 기분이 부끄러워졌다. 은행 문을 들어서는 순간부터 일을 보고 나올 때까지 나는 최고의 대우를 받았다. 모든 것이 고객인 나를 위해 준비된 듯 싶었다. 그렇다면 다른 은행은 어떨까 하고 둘러보았는데, 모두들 신흥은행에 버금갈 정도로 고객을 극진하게 모시고 있었다. 나는 뭔가 착각하고 있었다. CS는 더 이상 경쟁력이 아니었다. CS는 기본중의 기본에 불과했던 것이다. 3. 고객정보와의 피 말리는 전쟁 관련팀장들에게 고객정보 관련현황에 대해 파악하여 보고하라고 지시했는데 아직 한 건의 보고도 올라오지 않았다. 알고 보니 현재 실행되고 있는 정보 시스템이 고객의 현재 수신과 여신 데이터로만 구성되어 있을 뿐 고객의 특성을 파악할 수 있는 요소가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참으로 난감했다. CRM의 기본은 고객을 아는 것인데, 우리은행은 현재 고객을 알 길이 없다니... 가능하면 가장 적은 비용으로 효율적인 시스템을 구축할 방안을 모색했고

최종옥/북코스모스 대표
www.bookcosmos.com

- Copyrights ⓒ 메이비원(주) 패션인사이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메이비원(주) | 대표:황상윤 | 개인정보보호책임자:신경식
사업자등록번호:206-81-18067  | 통신판매업신고:제2016-서울강서-0922호
TEL 02)3446-7188  |  Email : info@fi.co.kr
주소 : 서울특별시 강서구 마곡중앙8로 1길 6 (마곡동 790-8) 메이비원빌딩
Copyright 2001 FashionInsight co,.Lt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