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디자이너를 뽑나? 패션 모델을 뽑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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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유재부(패션저널리스트)

2007-01-26 오후 2:43:08

최근 정부는 IMF의 빚을 모두 갚았다며 마치 경제가 다시 살아나는 것 처럼 발표하고 있지만 실물경제는 IMF보다 못하면 못했지 더 나아졌다는 조짐은 보이지 않는다. 물가는 올라가고 실업률은 늘어가고 도산하는 업체도 늘고 있다. 주가가 바닥을 친지는 이미 오래되었다. 이렇게 경제 불황이 지속되면 의류 소비는 하향곡선을 그릴 수 밖에 없고 자연히 패션업체의 올 하반기 채용규모는 자연히 축소될 수 밖에 없다. 어쩌면 신규 채용이 아예 없다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대학이나 학원에서 열심히 패션 공부를 한 디자이너 지망생들에게는 절망적인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전국의 의류관련 대학(전문대 포함)과 학원에서 배출하는 인원이 1만5천여 명이라고 추산할 때 누적된 취업 재수생을 합하면 최소 2만여 명이 휠씬 넘는 예비 디자이너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할 판이다. 그러나 이러한 과잉 공급에 비해 업체의 디자이너 인력 수요는 미미한 편이다. 게다가 인원을 충원하는 경우도 공개 채용보다는 경력자 위주의 수시 채용이나 인맥을 통한 고용이 일반화되어 가고 있는 추세이다 보니 취업은 둘째치고라도 취업을 위한 면접 기회를 잡는 것 또한 하늘의 별따기처럼 어렵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부 취업 준비생들 사이에서는 “응시 기회라도 가져서 자신의 끼를 보여줄 수만 있다면 소원이 없겠다”는 자조적인 푸념도 나오고 있으니 그야말로 취업전쟁이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다. 더욱이 수도권 대학이 아닌 지방대의 경우 자신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역 차별을 당하기도 한다. 취업을 위한 정보가 지방대학까지 미치지 못하기 때문에 아예 응시 기회조차 가지지 못하는 학생들도 많다고 한다. 여기에 수도권 대학 출신 예비 디자이너들이 지방에 있는 업체로 취업을 위해 내려가는 경향마저 보여 지방출신 의류관련학과 대학생들은 이중고를 겪고 있는 셈이다. 디자이너라는 직업 자체가 전문직이다 보니 정기적으로 공채를 하는 업체는 거의 드물고 업체에서 1,2명의 결원이 생기는 경우 몇몇 수도권 소재 대학에 공문을 보내서 비공식적으로 채용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5명 내외의 디자인실에서 결원이 생기기를 바라는 것은 마치 ‘감나무 밑에 누워서 감이 떨어지기를 바라는 것’처럼 요행에 가깝다. 행복은 몸매 순이 아니잖아요! 그러나 예비 디자이너들의 고민은 다른 데 있다. 취업 재수생이 늘고 실직자가 느는 것은 비단 패션업계만의 고민은 아닌 국가적인 문제이기 때문이기 때문에 경제가 나아지기를 바랄 수 밖에 없는 입장이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채용을 하는 데 있어서 기준이 몸매가 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물론 그렇지 않은 업체들도 있지만 국내 패션업체의 경우 대부분 영세한 업체들이 많은 까닭에 디자인 외에 또 다른 업무(?)를 요구하는 것이다. <.....남자 175cm에 허리 29-30인 남자 피팅 겸 디자이너 구함....> <.....피팅 막내 디자이너 구합니다. 신장 165에 몸무게 50정도 나가는 의상관련 학과 졸업 예정자....> <....막내 디자이너 구해요. 조건은요. 신장:167-170, B:32-33, W:25-26, H:35-36....> 등등 주로 인터넷에 올라오는 패션업체의 채용 기준을 보면 디자이너를 뽑는 건지 모델을 뽑는 건지 도무지 헛갈린다. 이러한 상황에서 4년간 열심히 공부한 학점이나 포트폴리오는 그야말로 무용지물이다. 물론 학점이나 포트폴리오만 보고 그 사람의 인간 됨됨이나 조작 적응능력을 평가하기는 힘들지만 적어도 기준은 그렇다는 말이다. 피팅 모델을 겸할 수 있는 디자이너를 뽑는 업체도 할말은 있다. 어차피 막내 디자이너로 일하는 1~2년 동안 한시적으로 피팅 모델을 하는 것이고 새로운 막내 디자이너가 들어오면 고참 디자이너는 피팅 모델을 안 하면 되기 때문에 직장에서 부여하는 하나의 역할로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더구나 인건비 비중이 큰 의류 제조 업체에서는 인건비를 절약하기 위한 고육지책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디자이너 채용에 있어 마치 미인 모델을 뽑는 것 같은 응시 자격은 자칫 여성차별로 비춰질 소지가 다분하다. 몇 년 전 여상출신 여직원을 뽑는 회사에서 ‘용모가 단정한 자’라는 애매한 기준으로 여사원들을 채용해 갑자기 여고생들이 무리한 다이어트를 해서 건강을 해치는 사회문제로까지 발전한 적이 있었다. 여성을 업무능력이 아닌 미모로만 판단하는 것은 남성우월주의 사회가 만들어낸 모순된 논리이다. 만약 인건비 절감 차원에서 피팅 모델 겸 디자이너를 뽑는다면 패션 쇼 모델 겸용 디자이너도 뽑을 수도 있다는 논리가 성립되어 앞으로 업체에서 하는 품평회는 디자이너들이 옷을 만들고 직접 무대에도 서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을 것이다. 만약 학교 성적이나 디자인 능력은 별로 지만 쭉쭉빵빵(?)인 디자이너 지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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