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족상잔(?)의 비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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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1-25 오후 6:24:13

늘어나는 네일 숍, 그 보이지 않는 경쟁 필자가 다니는 회사는 청담동에 위치한데다가 직원의 80%가 여성이다. 점심식사가 끝이 나면 산책 겸해서 돌아다니는 곳이 갤러리아 백화점이나 네일샵이다. 시즌이 바뀌거나 세일 기간이 되면 그곳에서 심심찮게 동료 직원들과 마주치게 된다. 헌데 얼마전 새로운 네일샵이 회사와 아주 가까운 곳(열발걸음 정도 될 것이다)에 오픈했다.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할인 티켓을 나눠주며 홍보를 한 탓에 우리 회사 거의 모든 직원이 그곳을 방문했다. 문제는 새로 오픈한 네일샵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이미 오랫동안 자리를 잡고 있던 네일샵이 있었다는 것. 당연 이들은 눈에 보이지 않은 경쟁을 하기 시작했다. 고객인 필자의 입장에서도 서비스와 가격 등을 비교하면서 향후 어떤 곳을 내 단골로 삼을지 고심하게 되니 말이다. 이렇게 되다 보니 경쟁은 점점 가속화 될 수 밖에… 지난 달, 패션지에는 새로 오픈한 네일샵의 광고가 게재되기 시작했다. 네일샵에서 한 페이지에 수백만원이 넘는 광고를 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닐텐데…과감한 투자였다. 요즘은 네일 샵도 브랜드화되어 구체적인 마케팅을 한다고 한다. 그 네일샵은 해외에서 들어온 브랜드 샵이라는 것을 나중에야 알았다. 이렇듯 국내 네일샵 간의 시장 경쟁은 조용하지만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 맨해튼 한인들의 제살깍아먹기 경쟁이 치열하다 이러한 우리나라의 상황은 약과다. 최근 수년동안 맨해튼에서 호황을 누린 네일 샵은 지난 9년동안 미국 경기 호황과 맞물리면서 자신의 아름다움을 마음껏 뽐내고 싶어하는 뉴욕 여성들의 미적 욕구를 충족시킨 대표적인 성공 비즈니스로 자리를 잡았다. 하지만, 문제는 그 업종에 종사하는 대부분이 한국인이라는 것. 뉴욕시 당국이 추산하는 메트로 폴리탄 일대 한인운영 네일샵은 줄잡아 4천여 곳. 대부분이 한인 여성인 종업원 수는 2만명에 달한다고 한다. 주정부에서 발급한 매니큐어리스트 자격증은 9천400여건, 이 중 절대 다수가 한인이다. 네일샵을 이용하는 고객이 지불하는 돈은 20~50달러 수준. 여기에다 손님들이 기분상 주는 팁까지 더하면 종업원 입장에서도 콧노래가 나올 법하다. 사실 뉴욕에서 둥지를 튼 한인들은 대부분이 청과상이나 세탁소 등 노동 집약형 업종에 종사하고 있었다. 그것에 비하면 네일샵은 매우 매력적인 비즈니스인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같은 한국인끼리의 경쟁은 정말 피터지는 싸움판이 될 수 밖에 없다. 뉴욕 타임즈도 ‘지난 수년간 뉴욕시에 한인 운영 네일업소가 크게 늘고 있는 가운데 한인끼리 제살깎기식의 과다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질타했다. 어렵사리 뿌리를 내리고 있는 과도기에 한인 특유의 손재주를 발휘할 좋은 기회가 타국에서 눈살찌푸림의 대상이 되고 있다니 안타깝기만 하다. 발전하고 있는 뷰티 산업, 건전한 경쟁이 필요한 뷰티산업이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네일샵 외에도 곳곳에서 이러한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네일샵의 경우는 손톱 손질만으로 전문적인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성장한 특별한 경우다. 최근에는 전문적인 페디 큐어 숍도 생기고 있는 추세다. 페디 큐어는 네일 숍에서 같이 하기도 하고, 페디 큐어만 따로 하기도 한다. 이러한 분업화의 현상은 반대로 토털화와 함께 나타나는데, 토털 뷰티 샵에서 손톱, 발톱, 머리카락, 메이크업, 피부관리, 여드름 치료 등 예전의 미용실과 병원의 역할을 한 곳에서 해결할 수 있는 ‘원 스탑 시스템’이 도입되고 있다. 이러한 뷰티산업 발전이 제살 깍아 먹기식의 경쟁으로 이어져서는 안 될 것이다. 한 분야의 산업이 발전하는데 있어서 선의의 경쟁은 필수적이지만 과다한 출혈경쟁은 지양해야 한다. 한인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데 네일샵이 한 몫을 했다고 한다면 이를 더욱 튼실한 산업으로 발전시키는 것도 그들의 몫으로 남겨야 할 것 같다.

글 / 이정금 기자
fashi@yeoza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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