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CRM의 미래...... ‘CRM이 무엇인지’, ‘왜 CRM인지', ‘FASHION CRM이 일반 CRM과 어떻게 다른지'에 대해 말하기도 전에 결론과도 같은 그 미래에 대해 논하게 되어 의아해 하는 사람이 많을 것 같다.
하지만, CRM이라는 단어의 낯설음에 비해, 우리는 훨씬 더 많은 CRM 전략에 노출되어 있다. 아직 CRM이라는 개념을 도입하지 않은 회사라면, 1세대 CRM에 적응하기 바쁘게 2세대의 CRM을 준비해야 한다. 이것이 FASHION CRM의 미래에 대해 가장 처음 논하는 이유이다.
26세 직장인인 김미혜(가명)씨의 경우를 예로 들어 보자. 오늘은 퇴근하며, 집 근처의 할인점에 들럿다. 몇 일간 먹을 아침으로 빵과 우유 등을 사고, 계산을 위해 지갑을 연다. 두툼한(?) 지갑을 열면 익숙해 보이는 신용카드 3장과 함께 빼곡히 꽂혀있는 낯선 카드들이 있다
지오다노 카드, TTL 카드, 주노 미용실 카드, 아이겐포스트 카드, OK캐시백 카드, 파고다 어학원 카드, 스타벅스 카드, 맥도날드 카드, 대한항공의 스카이 패스 카드, 지금 있는 할인점의 회원카드 등등...수많은 카드 중 할인점의 회원카드를 겨우 찾아내 제시하며 옅은 한 숨을 내쉰다.
그리고 집에 돌아가면 오늘도 그의 우체통과 메일박스에는 꽤 많은 DM과 이메일이 쌓여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김미혜씨는 이 많은 카드와 우편물에서 얼마나 혜택을 느끼고 있을까?
CRM은 마일리지 제공이 아니다
CRM(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 : 고객 관계 경영)은 단순한 마일리지 제공 프로그램이 아니라, 고객 중심의 솔루션을 제공하고 고객과 관계를 맺어가는 근원적인 전략이다. 여기에서 솔루션이라는 용어는 ‘판매하는 낱개의 상품’이 아니라, ‘그 상품들을 통해서 고객에게 제공하려는 근원적 욕구해결’을 말한다. 예를 들자면, 아파트가 아니라 쾌적한 주거환경을 팔고, 옷이 아니라 신분상승의 욕구와 집단동질성을 파는 것을 말한다.
항공사가 하는 CRM은 고객에게 ‘여행이나 출장에 대한 솔루션’을 제공해야 한다. 비행기를 통한 공간적 단순이동 뿐만 아니라, 그 곳에서의 숙박, 렌트카, 레스토랑, 또 투어 패키지 등 종합적인 솔루션이 포함되어 있어야 하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한 개의 항공사에서 충족시킬 수 없는 항공노선에 대해서는 제휴된 항공사를 통해서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한다.
또한 CRM은 고객과 그 항공사(브랜드)와의 관계를 설명해 줄 수 있어야 한다. ‘고객님이 대학교 1학년때 처음으로 배낭여행 갈 때도 우리 항공사와 함께 하셨고, 3학년 휴학을 하고 어학연수를 갈 때도 우리를 이용하셨죠. 그 후 유럽과 홍콩 출장에서는 저희 비행기와 제휴사의 비행기를 연결해 드렸고, 저희가 추천해 드린 호텔을 이용하셨습니다. 우리 항공사는 언제나 고객님과의 만남을 소중히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번 휴가 때 마일리지를 이용해 다녀오신 일본 여행은 즐거우셨나요?’
금융회사의 CRM은 고객에게 투자와 자산관리, 그리고 대출과 보험 등에 대한 솔루션을 제공하고, 자동차 회사의 CRM은 자동차와 자동차 문화에 대한 솔루션을 제공해야 한다.
그렇다면 패션 브랜드의 CRM은 무엇이어야 하는가? 패션을 중심으로 하는 고객의 욕구를 만족시켜 줄 솔루션이어야 한다. 또 한가지, 패션 CRM은 그 브랜드와 고객의 관계를 설명해 주어야 한다. 브랜드의 철학과 문화, 그리고 추구하는 라이프 스타일을 고객에게 제시하고, 향유할 수 있도록 도와주며, 우리 브랜드가 고객과 밀접한 관계라는 것을 세뇌(?) 시킬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패션 욕구에 대한 솔루션과 관계를 제시하는 브랜드가 과연 존재할까? 100% YES라고 답할 수는 없지만, 일부 브랜드는 이런 방향의 전략을 세우고 이미 상당한 진도를 나가고 있다. 미국의 갭 매장에 가보면, 1개의 브랜드가 토털 패션화 되어가는 것을 볼 수 있다.
단순히 구색을 맞추기 위해 잡화나 홈 패션 약간이 있는 것이 아니라, 패션 욕구의 상당 부분을 만족시켜줄 수 있는 상품구성을 추구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매장 내에서 회원카드 가입을 받기 위해 돌아다니며 안내하는 직원도 볼 수 있다. 갭은 강력한 브랜딩과 넓은 매장, 토털화 된 상품구색, 마일리지 카드, 그리고 홈페이지와 이메일 등을 이용해 ‘솔루션과 관계’를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에서는 어떤 예를 찾아볼 수 있을까? 몇 년전 명동의 소베이직은 이런 면에서 상당히 이슈가 되었던 것을 기억한다. 4개층에 걸쳐 토털화된 상품구성, 의류와 소품 그리고 홈패션까지의 패션 솔루션을 제공하는 브랜드라고 할 수 있다.
그 이후에 탄생한 몇몇 MCS(Mega culture shop) 브랜드는 좀 더 문화적, 관계적 접근을 한 것 같다. 넓은 매장에서 보여주는 문화와, 고객과의 관계를 통해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내재화 할 수 있도록 시도한 노력 때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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