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테러 참사가 가져온 문화 미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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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1-24 오전 11:30:11

오사마 빈 라덴과 그의 추종자들은 세계 무역의 중심인 뉴욕 세계무역센터를 한 순간에 잿더미로 만들어 버렸다. 정말 영화 같은 비행기 테러 폭파로 말이다. 이 영화 같은 현실이 끝난 지 3개월여. 뉴욕이 변화하고 있다.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의 등장과 함께 이혼율이 감소하고 도망가기(?)에 편리한 스니커즈가 유행하고 있다고 한다. 뉴욕 테러 참사가 남긴 것은 무엇인가? 그 작은 움직임에 대하여... 당신은 세계 무역 센터가 무너질 때, 무슨 생각을 했는가? 성격이 맞지 않다고 매일같이 다투다가 결국 이혼을 생각한 부부. 한순간에 쌍둥이 무역 센터가 잿더미가 되는 장면을 텔레비전으로 보다가 혹, 두손을 맞잡으며 ‘잘 살아보자'를 다짐하진 않았는지... ‘인생무상'을 느끼게 했던 이번 뉴욕의 테러 참사는 우리에게 무엇을 남겼는가. 그리고 어떠한 변화를 가져다 주었는가. 테러가 선사한 값진 휴머니즘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인간은 하찮은 존재(너무 비약하는 건가?)'라는 것을 깨닫고 소위 ‘마음을 바꿔먹은 커플'이 늘어났다고 한다. 테러 이후, 이혼율이 급격히 감소했다는 보도는 또다른 의미를 던져준다. 바쁘게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직장인. 부인의 얼굴 한 번 제대로 보지 못하고 허겁지겁 가방을 챙겨들고 샌드위치를 코에 넣으며 출근을 한다. 직장 상사의 잔소리, 보이지 않는 경쟁, 권력의 욕심 그리고 성공에 대한 집착 등 다양한 욕구들 속에 자신을 잃은 채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뉴욕 테러 참사는 ‘패밀리 휴머니즘'을 선사했다. 가족을 돌아보는 계기를 만든 것이다. ‘일보다는 인생'의 소중함을 깨닫기 시작한 우리들은 집에 일찍 귀가하기 시작했고, 아이들의 장난감을 사기 위해 토이숍에도 들른다. 웃고 즐길 수 있는 코미디 비디오도 빌리고, 분위기있는 레스토랑이 아닌 가족식당에 오랜만에 둘러앉았다. 미국의 한 통계자료에 따르면 테러 이후, 코미디 비디오 대여율이 30%가 증가하고, 텔레비전 드라마 시청률도 급증했다고 한다. 또한, 장난감 가게에 소방관이나 경찰 인형이 많이 팔렸다고 한다. 어쩌면 어린 아이들에게는 테러 참사가 큰 교훈이 된 것 같다. 잿더미 속에서 인명구조를 위해 일하는 모습은 그들의 우상으로 비춰졌을 테니까. 범죄율도 많이 떨어졌는데, 마약밀매와 불법이민은 거의 적발되지 않았다고 한다. 철저한 단속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개과천선'의 의미로 받아들일 수도 있지 않을까. 신분증 패션(?) 그리고 달리기 위한 스니커즈 이렇듯 사회전반적으로 작고 큰 변화를 준 이번 10월 11일 뉴욕 테러 참사는 패션계에도 적잖은 변화를 가져다 주었다. 사치 조장의 선두에 서있다고 생각되어지던 패션계는 2002 봄/여름 컬렉션을 앞두고 벌어진 참사 앞에 고개를 숙였다. 화려하고 시끌벅적한 모습은 사라지고, 엄숙하고 숙연한 분위기에서 진행되었다.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일반인들의 두려움과 공포는 아직도 여전하다. 그렇다면 그들은 무엇을 선택했겠는가. 또다시 무너질 어떤 건물 밑에서 살기 위해 빨리 달리는 것은 필수. 빨리 달리기 위해서는 가볍고 편안한 스니커즈가 필요하다. 지금 뉴욕 시민들은 조깅화나 스니커즈 그리고 로퍼와 같은 활동성 있는 신발을 신고 다닌다고 한다. 빨리 달려야하기 때문에. 그리고 살아야하기 때문에. 흰색 가루 공포는 또 어떤가. 어디서 누구에게 날라올지 모르는 우편물, 그리고 비행기 속 수상한 사람... 주머니 속 지갑에 모셔둔 신분증은 하루에도 수번씩 지갑 속에서 들락날락한다. 이를 위해 눈치 빠른 패션리더들은 신분증을 활용, 목걸이로도 사용해 보고, 벨트에 장식처럼 달아보기도 한다. 미국에서 신분증은 ‘제 2의 얼굴'이 된 셈이니 패션 아이템으로 손색이 없다. 군복 패션이 유행하는 것도 재미있는 현상이다. 올 가을/겨울 밀리터리 룩의 유행은 이미 점쳐졌지만, 실제로 테러가 일어나고 전쟁이 시작되니 더욱 실감나는 밀리터리 룩들이 등장하게 된 것이다. 트렌드로 제시된 라이딩 룩(승마복)이나 모던 밀리터리 룩보다는 실제 군복과 흡사한 옷들이 선호되고 있다. 특히 밀리터리 룩의 매니아들은 이때를 놓치지 않고 실제 전쟁때 사용했다고 하는 중고품 가게를 찾아 리얼리티를 살리기도 한다. 좀더 패셔너블한 아이템을 찾고자 하는 욕심많은 패션 리더들은 ‘성조기 패션'을 즐긴다. 성조기에 사용된 레드, 블루, 화이트의 색상이 들어간 옷을 입는다거나, 아예 노골적인 성조기 프린트의 티셔츠를 입기도 한다. 자칫 화려해 보일 수 있는 이 아이템은 그들에게 또다른 애국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패션지에서도 미국을 느끼게 하는 패션 화보들을 앞다투어 만들어 내기 시작했다. 화이트를 배경으로 하고 블루나 레드를 포인트로 준다거나 하는 조심스러운 시도들이 엿보였다.

글 / 이정금 기자
fashi@fashionins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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