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가 원하고 요구하는 것은 언제나 변한다. 그것은 사람들의 라이프 스타일이 변하고, 생각이 변하기 때문이다. 그러한 변화 속에 우리의 이상향도 변하고 트렌드도 변한다. 시간이 달라질수록 우리가 요구하는 것은 반갑게도(?) 섹시함이다.
늦은 야근, 반쯤 감긴 눈으로 아침을 연다. 그리고, 회사에 도착해서 컴퓨터를 켜면, 가장 먼저 기자를 반기는 것은 안젤리나 졸리다. 심지어 내 컴퓨터에는 그녀의 폴더가 따로 있고, 그 안에는 50개가 넘는 그녀의 사진이 모셔(?)져있다.
그녀를 좋아하게 된 것은 오래되지 않았다. 애니메이션 게임을 영화로 만든 <툼 레이더>를 본 후였으니까. 사실, 영화 자체에 대해서는 후한 점수를 주고 싶지 않다. 하지만, 그 속에 등장해 기자의 정신을 혼미하게 만들었던 것은 주인공인 안젤리나 졸리다. 혹자는 앞의 짧은 글을 보고 기자를 레즈비언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독자의 생각은 자유지만, 본인은 레즈비언이 아니다. 단지 그녀는 내 이상형에 가장 근접한 사람이고, 또 (혼자만의 생각일지는 모르지만) 이 시대 여성이 원하는 무언가를 가지고 있다고 확신하기 때문이다.
섹시를 첨가한 로맨티시즘
2~3년 전에는 미니멀리즘이 판을 쳤고, 지금은 로맨틱이 판을 친다. 언뜻, 로맨틱? 이라고 의문을 가지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지금의 트렌드를 유심히 살펴보면 분명 로맨틱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로맨틱이라는 단어를 떠올리면 하늘하늘한 쉬폰 원피스와 하얀 피부 그리고 예쁘장한 얼굴을 떠올린다. 흔히 미니멀리즘, 로맨티시즘 그리고 스포티즘 등 스타일의 큰 테두리를 말하는 이것들은 움직이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사랑도 움직이고, '이즘'도 움직이다. 'Yes Or No'처럼 그 폭이 크지는 않지만 말이다.
앞에서 잠깐 언급했듯이 과거 로맨티시즘은 여성적인 부드러움과 동시에 장식적이며 순결한 느낌, 또 여리면서도 화려한 느낌 등을 말하는 '필링'이었다. 이에 비해 90년대로 넘어오면서 훨씬 더 적극적으로 패션의 또 다른 관능 화두인 섹시함을 표현하는 것이 커다란 흐름으로 나타나게 되었다. 성적인 표현에 적극적이며 대담한 아름다움을 추구하다 보니 결국 옷의 전반적인 디자인이나 실루엣은 물론이고 소재 등에 있어서 속옷의 뉘앙스를 찾게 된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발상이다.
과거 로맨티시즘은 영화 <Love story>처럼 달콤하고 사랑스러운 이미지였다. 하지만, 현재는 강하고 섹시한 이미지인 것이다. 그러니 과거의 로맨티시즘을 머리 속에 간직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하루 빨리 그곳에서 탈출하는 것이 좋다. 이렇게 로맨틱의 이미지가 변하게 된 것은 사회적인 요인이 가장 크다. 여성들이 사회의 중대한 일을 맡고, 남자에게 의존하는 여성이 점점 줄어들면서 남자보다도 더 강한 여자가 주류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의 로맨틱함은 남성들이 좋아하는 분위기를 위한 이미지 연출이었다면 현재의 로맨티시즘은 남자를 배제한 독립적인 여자로서의 멋스러움이다. 이는 분명이 차이가 있다. 의존적? NO! 독립적? YES! 사랑스럽다? NO! 섹시하다? YES!
이 시대 여성의 감성 아이콘, 졸리
이쯤이면 기자가 안젤리나 졸리를 왜 언급했는지 감이 올 것이다. 그녀를 중심으로 한 홈페이지들은 만드는 사람은 남자가 아닌 바로 여자다. 다시 말하면, 나 같은 여자가 한 둘이 아니라는 말씀. 그녀가 보여주는 것은 영화 속에서의 모습만이 아니다. 그녀가 세계적으로 유명해지면서 그녀의 사생활들이 공개되고 있는데, 그 또한 그녀를 좋아하게 만드는 이유 중 하나다. 스포츠카 대신 포드 트럭을 몰고 다니며, 상큼한 샐러드나 과일 대신 양고기를 즐겨 먹는다. 영화도 로맨틱 코미디보다는 액션 영화를 좋아한다. 또한, 특이한 면도 다분하다. 그녀의 첫 결혼식에는 자신의 피로 남편의 이름을 쓴 블라우스를 입고서 결혼을 했고 어수선한 10대 초반에는 거지같은 머리에 깎지 않은 길다란 손톱, 온 몸에 잉크로 낙서를 한 채로 길거리를 배회했었다.
지금은 매우 안정적이고 평온한 결혼 생활을 보이고 있는 그녀는 문신을 매우 좋아해서 남편과의 대화 도중 맘에 드는 말이 나오면 당장 달려가 몸에 그 말을 새겨 넣기도 했단다. 그녀의 이런 막가는(?) 행동들이 우리 나라 여성들에게 부러움을 받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보수적인 틀이 많은 우리 나라는 그녀의 그런 자유분방함이 이상형으로 그려질지도 모르니까. 기자 또한 그런 이유로 그녀를 좋아한다. 내가 할 수 없는 일을 그녀는 하고 있고, 난 그렇게 되고 싶으니까. 이제 그녀는 세계 최고의 로맨틱 걸이 된 것이다.
이렇듯 로맨틱이 관능적인 이미지를 농후하게 풍기면서 컬렉션에서도 섹시한 의상들이 많이 선보인다. 본인 자신이 섹시 심볼로 뜨고 있는 톰 포드가 만드는 구찌와 입생 로랑이 그렇다. 또한, 란제리 룩
글 / 이정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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