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서울로, 서울은 세계로’라는 캐치프레이즈로 한국을 세계에 알린 88 서울 올림픽이 열린 지 어언 15년이 지났다. 그리고 올해 우리는 또다시 전 세계의 주목을 받으며 2002 한·일 월드컵 경기를 가진다. 이제 한국 패션도 2002년을 계기로 획기적인 도약을 해야 할 것이다. 이에 앞서 지난 15년을 뒤돌아보고 한국 패션의 세계화에 대한 답을 찾아보고자 한다.
2002년을 향해 한국 패션을 쏴라!
지난 88 올림픽을 전후로 한국 패션은 도약의 발판을 준비했었다. 한국인들은 국내시장에서 세계시장으로 거듭나는 계기가 되었고 세계인들도 동방의 작은 나라, 한국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이후 수입 브랜드들의 한국 상륙이 시작되었고 해외 여행 자유화 바람을 타고 해외 여행이 일반화되었다. 결국 수입 브랜드 유입은 자연스러운 것이 되었고, 어느새 수입 브랜드는 국내에서 로컬 브랜드와 못지않은 위력을 떨치며 한국 패션의 한 축으로 자리 매김했다.
88 올림픽 이후 국내 디자이너들의 해외 진출도 활발했다. 해외 컬렉션을 보고 난 디자이너들이 컬렉션의 매력에 빠지기 시작하면서 S.F.A.A. 컬렉션이라는 1년에 두번 열리는 컬렉션이 정착되었고 이를 통해 디자이너들은 해외 진출의 물꼬를 텄다. 초기에는 이신우, 이영희, 진태옥 등이 파리 컬렉션에, 김정아가 밀라노 컬렉션에, 트로아조가 뉴욕 컬렉션에 각각 진출하면서 한국의 하이 패션이 세계로 향한 것이다. 이후 장광효, 홍은주, 홍미화, 박미선, 문영희, 이정우 등 많은 디자이너들이 해외 컬렉션에 참가했다. 물론 일본과 틀린 또 다른 동양의 에스닉에 세계는 주목했다. 그러나 10년이 지난 지금, 그 수많은 해외 컬렉션 참가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바잉은 일어나지 않아 ‘홍보성 컬렉션 참가’라는 오명을 벗지 못하고 있다.
2002 월드컵을 앞두고 우리 디자이너의 굳건한 세계 시장 진입에 곤두세우는 것은 더 이상의 탐색기는 필요 없다는 것이다. 14년 동안의 탐색을 바탕으로 이젠 실전에서 눈에 보이는 성과를 이루어야 할 때다.
14년이 지난 지금, 패션 산업의 또 한 번의 전환기가 될지도 모를 2002년 월드컵이 코앞으로 다가왔고, 디자이너와 패션 관련 종사자들의 발걸음은 더욱 분주해졌다. 우리나라 디자이너가 해외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노력이 필요한 것일까?
해외 진출, 무엇이 문제인가?
한국적인 문양을 매번 쇼마다 등장시키는 설윤형. 그녀는 의심할 나위 없이 한국적인 디자이너다. 진태옥 또한 한국적인 감성을 옷으로 잘 표현해내는 디자이너. 홍미화의 선홍색에서 한국적인 에스닉과 로맨틱이 묻어나고, 문영희도 딱히 ‘이거다’하는 한국적 느낌은 없지만, 흰색의 사용에 있어서 전체적으로 한국인의 정서를 강하게 끌어당긴다. 최근 많은 한국 디자이너들이 해외 컬렉션을 통해서 현지 프레스들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이렇듯 우리나라에도 한국적인 색감과 정서를 잘 소화하는 디자이너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그만큼 빛을 발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보충할 무언가가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디자이너들의 해외 진출은 늘고 있지만 상업적으로 성공한 디자이너는 거의 드물다. 굳이 상업적인 성공만을 우선으로 치는 것은 아니지만 자금이 없어 컬렉션을 못 할 정도는 적어도 아니어야 한다. 외국 같은 경우야 실력만 인정 받으면 든든한 스폰서가 붙어서 디자인에만 전념할 수가 있지만 우리나라는 아닌 것이다.
또 섣불리 덤벼들었다가 잠깐 반짝하다 말 수도 있고, 돈은 돈대로 쏟아 부어도 빛 한 번 제대로 보지 못하고 포기하는 경우도 있다.
올해만 해도 한국 디자이너들의 해외 진출은 계속되었다. 홍미화, 김선자, 박지원, Y & Kei, 박춘무 등 젊은 디자이너를 중심으로 진행된 해외 프로젝트는 디자이너의 개인 역량에 따라 진행되었다. 이 또한 아쉬운 점이다. 한국 디자이너가 해외에서 크지 못하는 결정적인 부분이다. 한국 디자인이 세계 속에 합류하는 것에 디자이너의 발버둥이 전부라니... 하지만 처음으로 시도되는 기업 스폰서 형태인 이다(IIda)는 그 성과를 좀더 지켜봐야 알겠지만, 기대가 크다. 다음 시즌부터는 CJ 39에서 파리 컬렉션 비용 전부를 지원한다. 박춘무, 심설화, 홍미화, 우영미, 이정우, 이 다섯 디자이너가 해외에서 입지를 굳혀야만 다른 한국 디자이너들도 힘을 얻을 것이다. 조금씩 길이 보이는 것 같지만, 여전히 한국 디자이너의 해외 진출은 난제다.
세대 교체, 국제화 감각, 우물 안 개구리 탈피
그렇다면 가장 시급한 것은 무엇일까? 우선 세대 교체가 필요하다. 해외의 유명 디자인 하우스들이 세대 교체를 하고 이미지를 업그레이드 시켜 매출에 단맛을 보여준 것과 같이 우리나라도 디자이너의 세대 교체가 절실하다. 설윤형은 이번 S.F.A.
글/ 이정금
fashi@fashioninsigh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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