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M도 매우 방대한 시스템이다. 몇 기가 바이트에서 많게는 수십 테라 바이트까지의 데이터를 움직이는 CRM 시스템이긴 하지만, 이도 역시 제대로 된 조종사가 없으면 무용지물이다. 태권V에서의 윤박사나 마징가의 김박사처럼 시스템을 개발해 낼 수 있는 사람은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잘 훈련되어서 그 시스템을 마치 자신의 일부처럼 익숙하게 사용할 수 있는 사람이 없으면 어떻게 될까?
386세대라면 로보트태권V와 마징가Z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빌딩만한 거대한 몸집과 괴력과 필살 무기를 가지고 있는 로봇이다. 20여년이 지난 지금에도 실제 개발되지 못한 상상 속의 최첨단 시스템이다. 하지만, 이 첨단 시스템도 훈이나 쇠돌이 같은 조종사가 타지 않으면 고철 덩어리에 불과하다. 훈이는 로보트태권V를 조종하기 위해 끊임없이 훈련을 받는다.
어릴적 기억을 되살려 보자. 과연 아수라백작이나 말콤장군(둘 다 소위 ‘나쁜 놈들’의 괴수이다)의 로봇이 기술적으로 덜 진보되어 있어 매번 이길 듯 하다 처참하게 진 것일까? 기억해 보면 그런 것 같지는 않다. 용가리 괴수로봇도 있었던 것 같고, 어쩔 때는 주인공 로봇보다 몇 배는 더 큰 로봇을 개발해 내기도 한 것 같다. 주인공 로봇이 1대 나올 때 적의 로봇은 수십대가 등장하기도 했다. 아마 우주의 침략자인 이들은 지구인들 보다 앞선 기술을 갖고 있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승패는 어디서 갈린 것일까? 역시 ‘조종사’에서 승패가 결정된 것 같다. 강인한 정신과 체력을 통해 위기관리와 순간 의사결정에 뛰어난 조종사.
CRM도 매우 방대한 시스템이다. 몇 기가 바이트에서 많게는 수십 테라 바이트까지의 데이터를 움직이는 CRM 시스템이긴 하지만, 이도 역시 제대로 된 조종사가 없으면 무용지물이다. 태권V에서의 윤박사나 마징가의 김박사처럼 시스템을 개발해 낼 수 있는 사람은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잘 훈련되어서 그 시스템을 마치 자신의 일부처럼 익숙하게 사용할 수 있는 사람이 없으면 어떻게 될까? 시스템이 크고, 복잡하고, 첨단 기능을 갖추었다고 CRM에서 승리할 수 있을까? 아마도 필요조건은 될지라도, 필요충분조건은 아닌 것 같다. 아마도 CRM 성공의 필요충분조건은 ‘조종사’일 것이다.
매 연재분을 쓸 때마다 심각한 고민에 빠진다. 전체 연재분에 대한 제목과 아우트라인은 미리 정해 놓았지만 정작 글을 쓸 때는 ‘어떻게 써야 패션 현장에서 실무를 담당하는 분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까?’ 하는 생각으로 몇 일 동안 신경이 곤두선다.
CRM에 대한 이론적인 면들을 정리해 쓰자면, 쉽게 쓸 수 있을 것 같다. 시중에 이에 대한 많은 책들이 나와 있고, CRM 세미나에서도 주로 이러한 주제들을 다루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이론 보다는 ‘막 쪄낸 찐빵’처럼 따끈따끈하고 바로 먹을 수 있는 글을 원할 것이다.
이번 연재분은 원래 ‘CRM 의사결정 시스템’에 대해 주로 쓰려고 했다.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CRM 의사결정 지원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다. Query, OLAP, Data Mining등에 대한 용어를 설명하며, 각 분석 도구(tool)의 특장점과 어떤 단계에서 어떻게 도입되어야 할 지를 기술하려 했다.
이 것에 대해서는 후미에 잠깐 언급하도록 하겠다. 이번 글에서 가장 중점적으로 이야기 하고 싶은 것은 ‘진짜 CRM 의사결정’을 하는 ‘사람’에 대해서이다. 이는 오랜 훈련을 통해 CRM 시스템을 수족처럼 부리고, 이를 통해 최적의 의사결정을 해낼 수 있는 ‘조종사’이다.
그렇다면, 이 조종사는 어떤 능력을 갖추어야 할 것인가?
첫번째는, 백병전을 할 수 있는 전투력이다. 태권 V의 조종사 ‘훈이’가 세계 태권도 대회에서 1위를 한 것처럼, 시스템의 도움을 받기 이전에 충분한 전투력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마케팅과 전략에서 내공을 쌓아, 패션 전쟁터에서 백병전을 벌일 수 있는 사람이다. 태권V는 훈이의 태권도 실력 수준 만큼만 싸울 수 있다. 마찬가지로 CRM 시스템도 운영자의 마케팅 실력 수준으로만 활용될 수 있다. 리서치를 하고, 시장을 세분화 하고, 타겟팅하고, 포지셔닝한 후에 4P의 요소를 가지고 마케팅을 실행하여 피드백 받는 과정(코틀러는 R-->STP-->MM-->I-->C라고 표현 했다)은 CRM에서도 동일하다. 일반 마케팅보다 실질적인 타겟팅이 되고(타겟고객의 데이터를 다 가지고 있다), 정교한 피드백이 되는 순환루프(Loop)라는 것에 약간의 차이가 있을까?
확신하건대, 마케팅 실력이 있는 사람이 CRM 운영 능력을 극대화 할 수 있다. 혹시 해당 부서의 담당자가 마케팅 기반이 없는 브랜드는 지금이라도 담당자가 마케팅 수업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두번째는 좋은 관계를 맺을 수 있는 능력이다. TV의 폐해이기도 하겠지만, 왜 만화 주인공들은 얼굴도 잘 생기고,
fashioncrm@empal.com
- Copyrights ⓒ 메이비원(주) 패션인사이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