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만 축내고 제대로 하는 일은 없는 사람에게 ‘밥 값도 못하는 놈’이라는 표현을 한다. 인풋(Input)은 있는데, 적당한 아웃풋(output)이 없는 사람이다.
CRM도 마찬가지이다. 어떤 회사의 CRM은 ‘밥 값도 못하는 놈’이 되고, 어떤 회사의 CRM은 회사를 살리는 ‘구세주’가 되기도 한다. 전자의 경우는 대체로 ‘밥’이 무엇인지, 그리고 ‘밥 값’이 무엇인지에 대한 사전 정의 작업 없이 CRM을 키워온 경우가 많다.
‘밥’은 CRM의 도입과 운영을 위한 Input(비용)을 말한다. ‘밥 값’은 CRM을 도입한 후의 Output(효과나 성과)이라고 할 수 있다. ‘밥 값’하는 CRM을 만들기 위해서는 사전에 Input과 output에 대한 정의를 올바로 내려 놓을 필요가 있다. 그리고, CRM 도입 후에 이것들을 정기적으로 측정해서 투입대비 효과를 관리해야 한다.
이미 많은 패션 기업에서 CRM을 도입하고 있거나, 도입하려고 검토하고 있다. 또 몇몇 업체는 이미 나름대로의 CRM을 진행하여, 고객과의 관계를 쌓아 나가고 있다. 하지만, 치밀하게 Input과 output이 정리되어 있는 회사는 몇이나 될까?
2회에 걸쳐서 CRM의 ROI(Return on investment;투자 대비 수익율)에 대해 알아 보려고 한다. IMF를 지나며 한국 기업들의 패러다임 중 크게 바뀐 부분이 있다면 매출 중심의 사고에서 수익 중심의 사고로 전환된 것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매출액 대비 수익률’과 함께 ‘투하자본 대비 수익율’이 중요시 되고 있는 것 같다. CRM과 같은 프로젝트를 구상하여, 경영진에 기획서를 올리면 아마도 ROI가 어떻게 되는지 가장 큰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쉽게 말해 얼마를 투자해야 하고, 얼마를 벌 수 있냐는 것이다. 하지만 CRM을 추진해 보려던 많은 실무자들이 이 부분을 명쾌하게 설득하지 못해서 CRM 도입이 좌절되는 경우도 보았다.
쉽지 않은 부분이다. 정말로 CRM을 도입하면 매출이 오르고, 수익이 증대될 것인가? 아니면 향후 마케팅에 들어가는 예산이 절감될 것인가? 여러가지 근거를 대며 ‘YES’라고 답할 수 있다. 하지만 CRM 때문에 상승되는 매출과 수익, CRM 때문에 절감되는 비용을 정량적으로 계산해 보라고 한다면 이는 쉽게 ‘YES’라고 말하기 힘든다.
그 이유는 CRM은 중장기적인 전략이므로 2~3년의 시뮬레이션을 해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CRM은 복합적인 전략이므로 매출이 상승했다 하더라도, 어느 부분까지가 CRM의 효과인지에 대해 측정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모든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CRM의 ROI는 반드시 계획되고 측정되어야 한다. 이것에 대한 방법론과 아이디어를 제공해 보려 한다.
ROI를 계산할 때 크게 2가지 고려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 우선은 비용에 대한 부분이다. ‘얼마의 비용이 들 것인가’ 하는 부분과 ‘CRM도입 후 얼마의 비용이 절감될 것인가?’하는 부분이다. 두번째는 효과에 대한 부분이다. 직접적인 효과라고 할 수 있는 ‘비용과 수익의 상승’, 간접적인 효과라 할 수 있는 ‘무형 자산의 축적’이다. 우선 비용에 대해 알아보자.
첫번째 ‘CRM 구축과 운영에 얼마의 비용이 들 것인가?’ 하는 문제이다. 비용은 ‘초기 투자비용’과 ‘CRM 운영 비용’, 그리고 ‘CRM을 이용한 마케팅 비용’ 등 3가지로 얘기할 수 있다. 초기 투자 비용은 CRM을 기획하여 도입하는 데까지 드는 비용을 말한다. ‘패션 업체라면 얼마정도가 적당하겠다’고 말하는 것은 개인적으로 위험한 발언인 것 같아 지면에 쓰지 않겠다. 초기 투자 비용은 CRM을 통해 실행하려는 전략의 범위와 브랜드의 매출규모, 단계적 투자 비용 등을 고려하여 결정해야 할 것이다.
초기 투자 비용은 크게 소프트웨어 비용, 하드웨어 비용, 전략 컨설팅 비용, 교육 비용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소프트웨어 비용은 CRM 프로그램을 개발하거나 기성 CRM 프로그램을 도입하기 위해 드는 비용이다. 기성 CRM 프로그램도 평균 얼마다라고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몇 천만원에서 수억까지, 심지어는 10억 이상이 들 수도 있다. 다만 권고할 수 있는 사항은 처음부터 온갖 첨단 기능까지 모두 도입하지 말란 것이다. 기본적으로 활용하고, 분석할 수 있는 정도로 도입한 후 활용능력에 따라 2차, 3차 도입을 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이런 의사결정을 하기 위해서는 전략수립이 선행 되어야 한다. CRM을 통해 무엇을 할 것인가? 마일리지 카드를 도입할 것인가, 아니면 홈페이지 위주의 CRM을 할 것인가. 몇 명의 고객을 모집하여, 어떤 서비스와 어떤 이벤트를 진행 할 것인가. CRM의 비전과 전략과 목표와 범위를 결정하고, 이에 따른 세부 정책과 룰을 결정하는 단계야 말로 CRM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CRM 전략을 수립하기 위한 컨설팅 비용도 초기 투자 비용의 하나이다.
내부 직원들의 교육비용도 고려해야 한다. 일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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