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식,주’는 예로부터 사람이 살아 가는데 기본적으로 필요한 3가지를 표현하는 말이다. 옷을 입고,밥 3끼를 먹고, 살 집이 있다면 기본적인 필요는 채워진다는 것이다. 문명이 발전하면서부터 ‘의’는 패션으로, ‘식’은 외식 문화로, ‘주’는 주거환경으로 발전해 가기 시작한다. 단순한 필요를 채우는 개념을 넘어서, 의식주를 통해 자신을 표현하고 자아를 실현해 나가게 되는 것이다. 이 정도면 필요(needs)라는 말보다는 욕구(desire)이라는 말이 잘 어울리게 된다.
상품의 관점에서 보아도 많은 변화가 생겨난다. 질기고 오래가는 옷에서, 디자인이 좋은 옷으로 발전하고, 여기에 유행이라는 마술을 걸고, 결국에는 브랜드라는 욕망의 상징을 붙여 넣게 된다. 음식도 싸고, 배부른 음식에서 맛있는 음식으로, 여기에 좋은 분위기와 이국적인 문화코드까지 집어 넣어야 한다. 10년전에 아파트 브랜드가 생겨날 지 예상한 사람이 몇 명이나 있을까? E-편한세상, 롯데캐슬, 래미안 등 브랜드화된 주거환경을 파는 사업으로 발전해 가고 있다.
전문적인 용어로는 ‘산업의 소프트화’라는 표현을 쓴다. 하드웨어만을 파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삽입되어 있는 소프트웨어적 요소가 부각되는 현상을 나타낸다. 욕망, 문화, 환경, 솔루션 등의 개념이 그것이다. 모든 성숙기 산업은 소프트화 되어간다. 본질적 기능의 상품이 확장된 개념의 솔루션이 되어가고, 또 다른 차별화 요소로 문화나 이미지를 집어 넣고...이렇게 차별화 요소를 만들어 간다. 산업이 더욱 성숙되어 가면 상품을 차별화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을 차별화 하는 방법으로 발전해 나간다. 고객을 확보하고, 시스템적으로 관리하여 유지해 나간다. 거래실적 등으로 고객에게 점수를 매기고, 결국을 차별화된 대우를 하는 것이다. 중요한 고객에게는 더 높은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함으로 시장을 방어해 나간다. 매출확보 경쟁이 좀 더 근본적인 고객확보 경쟁으로 발전하는 것이다. 이러한 개념들이 발전해 결국은 CRM이라는 분야가 대두된 것이다.
패션업계에 CRM이라는 용어가 소개된 것이 겨우 2~3년이 되었을까? 아마도 CRM을 초기 수용한 브랜드들은 이제서야 그 효과를 보고 있을 것이다. CRM의 도입과 정착이 겨우 마무리된 선도 브랜드를 보면서 다른 업체들도 그 도입을 신중히 고려하고 있는 것 같다.
오늘은 30여개 업체에 대한 패션 CRM 설문을 정리하여, 패션 시장내에 진행되고 있는 CRM의 현황을 알아보려 한다. 구체적인 현황을 유출해 내기에는 부족한 수치이지만 최근 의류전반에 걸쳐 화두가 되고 있는 CRM에 대한 관심과 대략적인 상황을 살펴볼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한다.
조사대상 특성
전체 조사에 참여한 브랜드 중 캐주얼이 51%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여성 캐주얼과 숙녀복이 각각 26%와 19%를 차지했다. 따라서 패션 시장 전반의 통계라기 보다는 응답한 브랜드의 특성이 어느정도 반영된 수치로 보면 좋을 것이다. <표 1>
CRM 도입현황
CRM에 대한 회사의 도입단계를 묻는 질문에서 ‘아직 거론되고 있지 않음’이라고 대답한 업체는 하나도 없었고 모두 CRM 준비단계 이상이라고 답해주었다. 이미 도입하여 실행하고 있는 업체는 35%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그 수준과 깊이는 브랜드별로 많은 편차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전사적이고, 종합적인 수준의 CRM을 진행하고 있는 브랜드가 있는 반면에, 기본적인 시스템을 이용해 매장 샵마스터 주도의 고객관리를 하고 있는 브랜드도 있다. 어떤 브랜드는 홈페이지를 통한 회원모집과 이메일 마케팅으로 CRM을 수행하기도 한다. 어떤 모양으로든 꽤 많은 업체가 CRM의 개념을 도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CRM을 도입하고 있거나(15%), 도입하기로 결정하고 방법론을 모색하고 있는 업체(31%)도 상당수 나타났다. <표 2>
CRM 구축 방법
과반수 이상이 외주업체를 통해 CRM 시스템을 구축하거나 구축할 예정이라고 응답하였지만, 자체해결하겠다는 업체도 43%로 높게 나타났다. 이것은 카드회사나, 보험회사처럼 전문적이고 복잡한 CRM 보다는 자신의 브랜드 특성에 맞는 CRM 방법론을 찾고자 하는 노력으로 해석될 수 있다. <표 3>
CRM 도입시 어려운 점
많은 브랜드가 ‘패션에 적합한 전략모델이나 성공사례의 부재’를 얘기하고 있다. 시스템은 차치하고 CRM에 대한 정확한 개념이나, 패션에 적용된 전략 모델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한 명확하고 정량적인 성공사례가 있다면, 더 확신있게 CRM을 추진할 수 있겠다는 것이다. 이는 CRM의 성과 자체가 중장기 적이고, 복합적이라는 특성 때문에 더욱 대두되는 문제로 해석할 수 있다.
두번째로는 ‘패션에 적합한 솔루션의 부재’를 들었다. POS나 ERP등은 패션에 특화된 솔루션이 이미 개발되어 상용화 되고 있다. 하지
문상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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