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드(Tweed)만큼 두 얼굴을 지닌 소재도 없다. 손으로 짠 방모에, 아무런 가공도 하지 않은 소박함. 이것이 우리가 알고 있는 하나의 얼굴이라면, 지극히 화려한 원사들을 모두 동원한 팬시함은 트위드의 또 다른 얼굴이다.
우리는 홈스펀이나 굵은 방모체크 등을 가리켜 ‘트위드’라고 부르는가 하면, 일반적으로 ‘샤넬 재킷’을 이루는 장식적 원단도 ‘트위드’로 부르고 있다. 두 트위드는 어떻게 다르고, 어떻게 일치할까?
먼저 트위드의 가장 적합한 정의는, ‘가정에서 만든 실(양모)로 수직(手織)한 직물’ 정도가 된다. 양모를 가지고 가정에서 실을 짜게 되면 아무래도 균제도가 떨어지므로, 실은 부분적으로 더 두껍거나 얇아져 울퉁불퉁해진다. 이를 다시 수직기로 짜면 경위사의 장력이 아무래도 느슨해지므로, 원단은 밀도가 낮아져 다소 무르고 성근 조직이 된다. 또한 이 방식은 모두 가정에서 이뤄지므로 축융이나 기모 등의 가공이 되지 않은 상태로 마무리된다.
소박한 트위드의 제작 경로는 바로 이 같은 양식에서 비롯되는데, 흔히 수직 과정에서 한쪽에는 백색 실을, 한쪽에는 흑색 실을 걸어 짜서 흑백이 교차하는 것을 ‘스카치(Scotch) 트위드’라 부른다.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홈스펀(Homespun)은 바로 스카치 트위드 중 씨실과 날실이 1 대 1로 교차하는 평직을 일컫는 말이다.
그렇다면 홈스펀은 모두 집에서 만드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 최근 이 같은 소박함이 하나의 멋으로 인식되면서, 대부분의 트위드는 수직한 느낌을 모방하여 공장에서 생산된다. 실도 굵은 양모에 냅(Nap)이나 슬럽(Slub)을 인위적으로 혼방하여 울퉁불퉁하게 만들고, 경사를 걸 때에도 장력을 조절하여 전체적으로 성근 조직이 나오도록 유도한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집에서 100% 제작되는 고품격의 트위드가 존재하는데, 이들은 ‘해리스 트위드(Harris Tweed)’라고 하여 영국 트위드협회에 공식 등록되어 있다.
아무튼 이처럼 인위적으로 실에 냅과 슬럽을 첨부하여 짠다는 발상이 보편화되면서, 처음에는 이것이 소박함을 모방하려는 것이었음에도 점차 상상치 못했던 아름다운 원단을 짤 수 있는 방법으로 재탄생하기 시작하였다. 매끄러운 인견사에 화려한 슬럽사를 혼방하게 되었으며, 백색 실과 흑색 실을 걸던 아이디어는 갖가지 화려한 색의 원사를 고루 섞어가며 걸어, 전체적으로는 여러 컬러가 복잡하게 어우러지는 효과를 얻어내게 되었다. 이 직물은 트위드와 같은 방법으로 만들어졌지만 예전의 소박함이 아닌, 하나의 예술작품처럼 유려하고 컬러풀한 것으로 탄생됐다.
이것이 바로 팬시 트위드(Fancy Tweed)인데, 오늘날 샤넬 재킷을 구성하는 대부분의 원단은 소박한 트위드가 아닌, 이들 팬시 트위드들이다.
올 가을 패션시장에는 이 두 가지 트위드의 얼굴이 서로 뒤섞이고 있다. 팬시 트위드의 오랜 인기가 수그러들면서 인위적인 화려함을 표현하려는 시도는 줄어들었지만, 대신 그동안 소박함을 유지해 왔던 스카치 트위드들이 화려한 변신을 꾀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의 배열과 나열이 정교하고 복잡해졌으며, 보다 새로운 리듬의 짜임이 중요해졌다. 오랜 세월 가을·겨울 시즌의 강자로 군림해 온 전통적 트위드가 앞으로는 또 어떠한 변화를 지속해 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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