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욱 풍성하게, 더욱 납작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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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2-02 오전 11:48:56

올해는 유달리 따뜻한 날씨가 지속되고 있다. 아직까지 살을 에는 바람은 느껴지질 않으니, 도대체 가을인지 겨울인지 종잡을 수 없을 정도다. 업계에선 올해의 코트가 잘 팔리지 않으면 어쩌나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날씨가 어서 추워지고, 눈도 좀 내려줘야 하는데 비만 궁상맞게 오고 있으니 답답할 노릇이다. 올 겨울, 보다 추워지길 기다리고 있는 코트들의 표정은 크게 두 가지로 요약된다. 하나는 보다 풍성해진 알파카, 모헤어, 라마의 계열이고, 다른 하나는 보다 납작해진 캐시미어, 더블페이스, 플란넬 계열이다. 작년까지 소비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아왔던 알파카는 올 들어 상당한 베리에이션을 보여주고 있다. 단색 일색이던 것이 이제는 체크나 잔잔한 헤링본 등 여러 가지 패턴을 포함하는가 하면, 모장이 더욱 길어저 퍼(Fur)처럼 보이는 것도 있다. 이들은 볼륨감 있는 비숍슬리브나 턱을 잡은 원피스 형태로 보여져 더더욱 풍성함을 더해준다. 또한 최고급 소재인 라마의 비중도 크게 늘어서 아마도 이번 시즌과 내년 겨울 정도가 이같은 헤어리 울(Hairy Wool) 트렌드의 정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다면 새로운 트렌드로 부각되고 있는 코트들은 무엇일까? 베이직한 정서가 패션 전반에서 크게 두드러지면서, 한결 절제된 모장의 소재들이 다시 부활하고 있다. 그저 평활하고 매끄러운 캐시미어 방모 소재들이 특히 주목되며, 아울러 더블페이스를 통한 핸드메이드 소재들이 다양한 디테일의 단품으로 폭발적으로 제시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옅은 회색의 플라넬, 펠트 소재의 활용도 눈여겨볼 만하다. 스티치와 니트 배색 등을 디테일로 하여, 다양한 절개와 배색에 초점을 둔 이런 디자인들은 매우 견고한 트렌치 풍, 혹은 밀리터리 풍으로 보여지는 경우가 많다. 마치 한편에선 더 포근하고 더 두툼하고, 더 풍성한 스타일이 아름답다고 우기고, 다른 한편에선 이제 그 같은 벙벙함보다는 선명하고 확실한 날렵함이 요구된다고 우기고 있는 듯 하다. 과연 앞으로의 코트 소재는 어떻게 움직일까? 지난 9월에 열린 07 추동 파리 프리미에르비죵에서는 이에 대한 방향을 효과적인 ‘완충’으로서 제안하고 있다. 프리미에르비죵에 의하면, 다음 시즌의 아우터 소재는 볼륨을 추구하는 흐름과 날렵함을 추구하는 흐름을 동시에 만족시키고 있다. 보다 날렵하면서도 볼륨감을 구비하기 위해 부클 소재가 크게 부상하고, 오돌도돌한 질감의 모직이나 평활한 모직 위에 실크나 기타의 소재로 볼륨을 가미한 팬시한 소재감이 부상할 것으로 예고하고 있다. 물론 트렌드란 분절적으로 움직이는 것은 아니어서, 포근한 알파카와 라마의 인기는 쉽게 가시지는 않을 것이다. 이 보고는 점차 움직이는 유행의 첨탑을 지적한 것이므로 실제 유행보다는 한 발 앞서 있다. 또한 이 흐름은 이미 이번 시즌에도 부각되고 있는 것이어서 부클 소재와 다양한 요철감은 이미 리딩 브랜드의 주요 아이템으로 제시되고 있기도 하다. 과연 07년 추동의 코트는 어떤 소재로 보여질까? 그리고 소비자는 이 중 누구의 손을 들어줄까? 내년도 내년이지만 무엇보다도 당장 날씨가 조금 더 추워졌으면 하는 바램이 앞서는 시기이다.

김소희 말콤브릿지 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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