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리노에서 마릴린 먼로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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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1-08 오후 4:12:23

이탈리아는 모두 20개 주로 이루어져 있다. 로마는 이탈리아 전체의 수도이자 라치오(Lazio) 주의 주도다. 이탈리아하면 장화 모양의 반도 국가가 떠오르는데, 로마의 경우 남북으로 보면 장화 중간 정도며 동서로 보면 서쪽에 위치하고 있다. 사탑(斜塔)으로 유명한 피사(Pisa, 밀라노 사람들은 피자라고 발음)의 경우 장화 윗부분 서쪽 해안에 있다. 피사가 위치하고 있는 곳은 바로 예술과 역사의 지방 토스카나(Toscana)주. 토스카나의 주도는 피렌체다. 밀라노는 롬바르디아(Lombardia) 주의 주도다. 롬바르디아는 스위스와 국경을 마주하고 있는 이탈리아의 북쪽 경계선을 지나는 주들 중 하나로, 밀라노는 장화 모양 속에 들어가지 않는다. 즉 장화보다 북쪽에 위치하고 있다. 그래서 밀라노는 다른 유럽 국가들과도 매우 가까운 거리에 있다. 프랑스 니스에 가는 것이 수도 로마에 가는 것보다 시간이 적게 걸린다. 한국에서는 밀라노에만 가면 유럽 전역을 내 집처럼 오갈 수 있을 줄 안다. 그런데 몸이 마음처럼 움직이기 힘들다. 시간을 내기 어렵기 때문이고, 비싼 임대료의 아파트를 며칠씩 비워두는 것이 아깝기 때문이다. 여기에 많은 비용을 쓰면서 먼 지역을 함께 여행할 동료를 구하는 것도 쉽지 않다. 언어소통이 가능해진 이후에 움직이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있는데, 이에 대해 최근 만난 한 한국인 건축설계사는 강한 반대를 했다. 1년간 공부하면 언어를 웬만큼 하게 하지만, 1년 동안 공부에 매달리다 보면 정작 여행할 시간이 없으니 언어를 포기하고 여행을 하는 것이 남는 것이라는 것. 하여튼 사정상 지금은 멀리 여행할 수 있는 처지는 아니다. 그래도 지금까지 하루도 집에서 쉰 날은 없으니 밀라노 시내든 근교든 꽤 돌아다닌 편이다. 처음 밀라노를 벗어나 본 것이 토리노(Torino) 방문이었다. 롬바르디아 주를 넘어서 피에몬테(Piemonte) 주로의 하루 여행이었다. 피에몬테 주는 롬바르디아 주의 서쪽에 위치하고 있고 그 서쪽으로는 프랑스와의 국경이 있다. 이탈리아어로 된 지도상에 프랑스는 프란치아(Francia)라고 표기되어 있다. 토리노는 피에몬테 주의 주도로서, 여느 이탈리아 도시처럼 볼거리가 많다. 외국 여행객들은 보통 토리노까지 찾을 수 있을 만큼 일정이 넉넉하지 못해, 토리노에는 이탈리아 단체 관광의 국내 관광객이 많다. 이탈리아의 완행열차는 셀프 서비스다 어느 날 아침 밀라노에서 토리노로 가기 위해 스타지오네 중앙역으로 갔다. 이 날 여행의 동반자는 일본인 소노카. 자동 판매기에서 기차표를 사는데, 비싼 표는 20 유로가 넘고, 싼 표는 8유로 정도다. 8유로짜리 2등 칸 표를 왕복으로 모두 구입했다. 표에는 표를 산 날짜만 찍혀 나온다. 모든 역마다 정차하는 완행열차는 지정좌석제가 아니니 한 번 표를 사면 그 날부터 두 달 안에만 사용하면 된다. 서울에서 기차를 탈 때는 해당 개찰구에 줄을 서서 들어가면 역무원이 정확한 기차표인지 확인을 해주니 그냥 따라가서 기차를 타면 되지만, 유럽에서는 모든 과정이 셀프 서비스이다. 출발 시간이 가까워 오면 대형 안내판을 보고 목적지와 승차장 번호를 확인하고 난 후 스스로 개찰을 하고 기차를 탄다. 모든 승차장은 모든 사람에게 개방되어 있고 개찰을 하건 안 하건 기차를 탈 수 있으니까 스스로가 잘 알아서 해야 한다. 개찰은 각 승차장 입구마다 있는 개찰기에 구입한 표를 밀어 넣어 개찰역과 시간을 찍는 것이다. 즉, 서울의 지하철역에서 회수권을 사용하는 것과 같은 시스템이다. 구입한 표가 2개월 동안 유효하기 때문에 개찰을 하지 않은 표를 가지고 기차를 탔다가 검표를 당하면 당연히 벌금을 물어야 한다. 실제로 벌금을 물었다는 사람도 다수 보았다. 토리노까지는 두 시간이 걸린다. 이 정도 거리의 기차에는 화장실이 없다. 기차역에 있는 화장실도 돈을 내야 한다. 화장실 들어가는 문이 지하철 입구처럼 회전 막대로 되어 있어 동전을 넣어야 막대가 돌아간다. 토리노 역의 화장실 사용 요금은 70 센트니까 우리나라 돈으로 1,000원 정도다. 동행인 소노카의 말에 따르면 밀라노 중앙역의 화장실 사용료는 1 유로라고. 비싼만큼 화장실은 매우 청결하다. 토리노에는 중요한 박물관들이 몇 개 있다. 이집트 박물관, 영화 박물관, 자동차 박물관이 유명하다. 이 중에서 이집트 박물관과 영화 박물관을 구경했다. 기차역 관광안내소에서 지도를 얻으면 쉽게 찾아 걸어갈 수 있는 곳들이다. 미이라의 진수(?)를 볼 수 있는 이집트 박물관 이집트 박물관을 이탈리아어로는 무제오 에지치오(Museo Egizio)라고 하는데, ‘무제오’는 박물관(영어로는 museum)이고 ‘에지치오’는 ‘고대 이집트에 관한’이라는 뜻의 형용사이다. 이집트 국가명은 에지토(Egitto)라고 한다. 이집트 유물을 보유하고 있지

정인희 금오공대 교수
ihnhee@kumoh.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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