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TV에서 두바이라는 나라의 발전상을 다룬 프로그램을 보고 경탄을 금치 못했습니다. 인구가 90만 명에 불과한 중동의 작은 국가 두바이는 한정된 석유 매장량을 제외하곤 볼 만한 역사적 유적지 하나 없는 불모지였습니다. 그런 두바이가 불과 십 여년 만에 다른 도시와 국가가 감히 엄두도 못 내는 창의력과 역발상(逆發想)으로 세계 금융과 무역, 관광과 엔터테인먼트의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전 세계 타워크레인의 20%가 두바이에서 사용 중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사막 전체가 리모델링 중입니다.
두바이의 라시드 항구는 중동을 대표하는 물류 무역항으로 자리 잡았고, 세계에서 최고로 호화로운 호텔이라는 버즈 알 아랍, 삼성이 건설중인 세계 최고층 빌딩 버즈 두바이, 모든 주택에 개인 해변이 있는 야자수 모양 인공 섬 팜 아일랜드, 세계 각국의 지도 모양으로 인공 섬을 계획해 시공하기도 전에 전 세계 유명 인사들에게 분양을 마감한 더 월드, 해저호텔 하이드 폴리스 등 해외 토픽을 통해 한번씩 들어본 초대형 프로젝트들이 이미 끝났거나 진행 중입니다.
세계 유일의 사막 스키장으로 현재 두바이 국민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놀이시설인 초대형 실내 인공 스키장 같은 것은 상상 속에서나 떠올릴 수 있는 공간이었습니다. 99년간 외국인 소유를 100% 인정하고 세금을 거두지 않으며, 무제한 국외 송금을 허용하는 등 파격적인 혜택을 전격적으로 지원하는 두바이 정부의 열린 정책이 개발을 뒷받침하고 있었으며, 이에 따라 전 세계의 자금이 두바이를 향해 앞다퉈 모여들고 있습니다. 다른 석유 부국들과는 달리 석유 의존률을 2010년까지 0%로 만들어 석유가 아닌 다른 것으로 국가가 먹고 살게 만들겠다는 원대한 꿈도 실현 중입니다. 외국인이 두바이에서 사업을 하려면 두바이 국민을 필수적으로 참여시켜야 하는 ‘스폰서 제도’란 것을 만들어 자국민들에게도 부자가 될 수 있는 길을 보장해 두었습니다. ‘두바이에서 태어난 것이 행운’이라고 이야기하는 국민들은 이런 놀라운 변화의 원동력을 상상력과 실천력을 갖춘 CEO형 지도자, 셰이크 모하메드 국왕의 리더십에서 찾고 있습니다.
뛰어난 리더의 상상력과 실천의 힘이 작은 나라를 큰 국가 브랜드로 키워내는 기적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놀라운 개발 이면에는 가라앉아 있는 문제들도 하나씩 무시할 수 없는 속도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정부 주도하에 일방적인 개발을 밀어붙이다 보니 해마다 지속적으로 성장하지 않으면 무너지기 쉬운 산업의 구조적 모순과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집세, 사무실 임대비, 스폰서비, 학비, 부자들의 수많은 빌딩을 짓기 위해 열악한 임금과 환경에서 노동하는 건설 근로자 등은 언제든 불거져 나올 수 있는 잠재적 문제들입니다.
당연한 일이겠지만 성공 사례에서는 좋은 점은 취하고 나쁜 것은 버리는 게 좋을 듯 싶습니다. 셰이크 모하메드는 “미래를 바꾸려고 시도하지 않는 사람은 과거의 노예 상태로 머무르게 될 것”이라고 말합니다. 우리의 상상력과 창의적인 사고를 막고 있는 타성(惰性)은 최고 결정권자가 먼저 나서지 않는다면 깨뜨릴 수 없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상상력과 변화가 가장 필요한 분야 중 하나가 ‘패션 브랜드’입니다. 상상력과 실천력이 넘치는 감성적인 경영자와 통찰력이 있고 냉철한 이성적인 참모가 신뢰로 결합된 모습은 상상만 해도 흐뭇합니다. 리더는 끊임없이 새로운 상상과 아이디어를 수용하고 그것이 신속히 실현되도록 뒷받침 해주며, 현명한 참모는 중용을 지키고 합리적인 조언을 하는 이상적인 업무를 꿈꿔봅니다. 하지만 ‘이렇게 멋진 결합이 된다면 감히 누구도 시도하지 못하는 멋진 브랜드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것도 저 혼자만의 상상일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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