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포지셔닝을 통한 브랜딩
결론부터 말한다면 리포지셔닝의 경우는 브랜드 런칭 프로세스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따라서 신규 런칭하듯이 리포지셔닝을 하면 실패할 확률이 매우 높다. 물론 리포지셔닝을 진행할 당시 상황이 최악이기 때문에 리뉴얼된 모습만으로도 10~20%의 자연 성장은 가져 올 수 있다. 하지만 이렇게 성장하는 것도 찾아보기 어렵다. 왜 그럴까? 첫째, 암환자가 자신이 암에 걸렸다고 인식하는 시기는 말기인 경우가 대부분인 것처럼, 리포지셔닝을 하겠다는 경영자의 의지가 들어갔을 때는 이미 심각하게 늦어 있기 때문이다. 둘째, 성공 및 시장에 대한 자부심(왕년에 1등인데)이라는 마약으로 인한 환각작용으로 시장의 변화에 대한 감각기능이 마비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현실은 리포지셔닝한 브랜드보다 더 좋은 브랜드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으므로 예전 같지 않을 것이다. 셋째, 경험이 없다. 리포지셔닝으로 성공한 경험과 더불어 어려울 때 그것을 1등으로 다시 이끌어간 경험이 없다는 것이다. 물론 많은 인원의 변화로 인해서 런칭 멤버들이 아직 남아 있다면 더욱 어렵다.
고통스럽고 부담스러운 비유지만 ‘암 말기 환자’는 단순히 암에 걸려서 죽어가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합병증이 있고 무엇보다도 나이가 든 사람들이다. 브랜드도 오래되면 당연히 브랜드 라이프 싸이클에 걸려서 인지도는 올라가지만 선호도는 떨어지게 되고, 브랜드를 운영하면서 일어난 여러 실수로 인해서 처음 이미지보다 브랜딩 상황이 악화되어 있을 것이다.
리포지셔닝이 얼마나 어려운지 알리스와 로라 리스는 그의 저서 <브랜딩 불변의 법칙 22>에서 21법칙에 웃긴 법칙을 하나 만들어 놓았다. ‘영원히 살 수 있는 브랜드는 없다. 안락사가 최선의 해결책인 경우가 종종 있다.’ 왜 그들은 브랜딩 불변의 법칙에서 ‘안락사’라는 표현을 했을까? 그만큼 리포지셔닝이 어렵기 때문이다.
IMF이후에 A급인 여러 브랜드들이 쏟아져 나왔다. 그 당시 현금이 있는 의류 프로모션 회사, 수출 회사, 무역회사에서 아주 싸게 샀다. 그들은 드디어 갖게 된 브랜드에 대한 비전과 열정을 설명한다. 그들이 부러진 브랜드의 비상(飛上)을 꿈꾸는 이유는 아주 간단하다. 나름대로 분석한 사례를 보면서 ‘인지도가 있다’ ‘아직 망가지지 않았다’ ‘그리고 예전에 아주 잘나갔던 브랜드다’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만약 ‘죠다쉬’가 나온다면 사서 입겠는가?
대대적인 리노베이션과 공격적 마케팅
브랜드가 리포지셔닝을 한다면 가장 많이 하는 말이 ‘대대적인 리노베이션’ 그리고 ‘공격적 마케팅’이다. 그들이 리노베이션을 하는 이유를 보면 ‘매출저하에 따른’이라는 단서가 있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면 성공적인 리노베이션 작업은 브랜드 최고의 정점에서 확실한 전략으로 이루어지는 브랜드 성장 전략이다. 방금 언급했던 ‘매출저하에 따른’ 리뉴얼, 리노베이션, 리포지셔닝은 모두 ‘생명연장’을 위한 ‘심장 보조 장치’에 불과할 뿐이다.
대대적인 리노베이션과 공격적 마케팅과 더불어 두 번째 하는 일이 ‘어느 어느 브랜드에서 디자인 실장 영입’이다. 지금까지 보았던 리노베이션 시나리오는 1단계) 경영자가 위기감을 느끼고 리노베이션을 천명 2단계) 새로운 디자인 실장 영입 3단계) 리노베이션 브랜드가 더욱 어려워짐 혹은 성과 없음 4단계) 내부적 불화 5단계) 새로운 디자인실장 다시 영입 내지는 새로운 영업책임자 영입
6단계) 다시 2단계로 돌아가거나 아니면 브랜드 중단.
물론 컨설팅 일을 하는 본인도 리포지셔닝을 위한 ‘사람의 변화’를 우선순위 다섯 손가락에 집어 넣는다. 그러나 사람은 무조건 첫 번째 손가락은 아니다. 상황에 따라서 따르다.
군대 다녀 온 사람들은 대부분 ‘M16 영점 사격’이라는 것을 안다. 총을 쏘기 전에 3발을 먼저 쏘아서 총의 탄착점을 조정하는 것이다. 만약 1발을 쏴서 표적지 탄착군에 정확히 맞더라도 나머지 두발을 더 발사하게 된다. 세발이 나란히 가로로 나오면 자세불량, 세로로 나오면 호흡불량, 여기 저기 산탄 되었으면 격발불량이다. 이후에 가늠쇠와 가늠자를 조정하여 다시 한번 쏘게 된다. 1차와 비교한 다음에 다시 조정한다. 그리고 또 3발을 쏜다. 그래서 자기 소총의 영점을 잡는데 총 9발의 탄알이 필요하다. 패션 리뉴얼이 소총 영점을 잡는 것과 같지는 않지만 단계와 과정 그리고 목표는 같다고 할 수 있다. 리노베이션(혁신)을 하려면 급한 마음보다는 차가운 마음으로 현실을 인정해야 한다. 그리고 다시 생각을 해야 한다. 왜냐하면 혁신은 롯데 본점에서 일어나지 않고 본사 회의실에서 일어나기 때문이다. 리노베이션의 최대적은 내부에 있다.
혹시 미국의 베트남전에서 베트공의 총알에 죽은 것보다 아군의 공격과 식중독으로 죽은 숫자가 더 많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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