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통 동부식 샌드위치
시청 지하철 8번 출구로 나오면 ‘미국정통 동부식 샌드위치’라는 노점상을 만날 수 있다. 이 노점상은 아침 7시30분에서 8시30분까지 운영하기에 오직 출근시간에만 볼 수 있다. 또한 시청 지하철역에서 삼성빌딩으로 가는 약 500미터 거리에는 양파, 계란, 파 등을 섞어서 만든 ‘한국식 샌드위치’ 노점상들이 약 4개가 있다. 모두 다 1500원짜리 샌드위치다. 그러나 나의 감각을 자극했던 것은 ‘미국 동부식 샌드위치다’. 입맛을 자극한 것은 아니고 호기심을 자극했기 때문이다. 과연 이 노점상에서 파는 정통 동부식 샌드위치는 어떤 맛일까? 한번 사서 먹어 보니 편의점에서 파는 샌드위치 맛이다. 지극히 평범한 샌드위치. 그러나 아무도 그 카피에 대해서 반대 이유를 말할 수 없다. 혹시 동부식일 수도 있기 때문에...
브랜딩의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이 ‘국가 로열티’다. 만약 ‘루이비통’이 볼리비아 브랜드라면 우리는 그것을 지금과 같은 높은 가격을 지불하면서 구매할까?
패션업계의 한 사람으로서 가장 가슴 아픈 것은 우리나라 국가 브랜드 로열티가 패션을 인터내셔널 브랜드로 만들 가능성이 매우 낮다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 상황이 이대로 지속된다면 아마 살아 생전에는 인터내셔널 패션 브랜드를 볼 수 없을 것 같다.
최근 내셔널 브랜드들이 브랜딩을 위해서 ‘국가 이미지’를 차용하는 사례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브랜딩 과정에서 카피만, 상징만, 상품에서만, 느낌만, 비주얼만, 도시 이름만 사용하기도 하며 어떤 브랜드들은 마치 그 나라 기념품 상점처럼 ‘국가 이미지’로 도배하는 경우도 있다. 이럴 경우 브랜딩이 아니라 브랜띵이 되는 심각한 결과를 초래 할 수 있다.
천적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독이 있는 것처럼 화려한 색을 내는 것도 일종의 위장술이다. 그러나 이것은 동물의 왕국에서 볼 수 있는 일이다. 비즈니스에서 원조가 아닌 것이 더 원조처럼 위장했을 경우 가장 큰 위기를 겪게 되는데 그것이 바로 ‘브랜드 신뢰감 상실’이다. 원칙적으로 소비자들은 오리지널을 좋아한다. 이런 소비자들은 주로 패션 리더들에게 많이 있는데 그들은 누가 봐도 오리지널이라는 것이 극명히 드러나는 것들을 좋아한다. 그것이 ‘가짜’일 때, 다른 사람들이 우습게 여길 때 그 브랜드는 하루 아침에 몰락하게 된다.
예전에 너무 좋은 조건으로 르망을 사려고 거의 사인까지 했다가 다른 차를 산 적이 있는데 그 이유는 너무나 간단했다.
친구 : 최근 르망에 관한 이야기를 못 들었니?
권민 : 뭔데?
친구 : 앞에서 보면 실망, 뒤에서 보면 절망, 옆에서 보면 사망
친구의 유치한 개그였지만 나에게는 결정적으로 구매를 포기하게 만든 악담이었다.
따라서 브랜딩의 시작은 사실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만약 사실이 아닐 경우에는 사실로 만든 다음에 시작해야 한다. 편의점 맛 샌드위치를 동부식 샌드위치라고 팔았을 때 한번은 먹을 수 있지만 다시는 먹지 않고 주변 사람들에게 속지 말라고 당부할 것이다.
체험적 혼합물과 총체적 체험
브랜딩 작업을 하면 그 과정에 아주 신기한 단어들을 만날 수 있는데 그 중 두 가지를 소개하겠다. 체험적 혼합물(Experiential Hybrids)과 총체적 체험(Holistic Experience). 얼핏 보아도 예사롭지 않을 뿐더러 일반적으로 거의 사용하지 않는 단어들이다. 그렇다면 디더롯(diderot)현상이라는 말은 들어 본 적이 있는가? 이것은 아마 「럭셔리 신드롬(제임스 트위첼 저)」이라는 책을 보지 않은 사람이라면 처음 보았을 것이다. 디더롯 현상은 ‘물건을 통해서 자아를 추구하는 현상’이라고 한다. 이런 것을 질병으로 간주해서 그루언 전이(Gruen Transfer)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 말은 쇼핑몰을 초창기에 건축했던 설계사의 이름을 딴 것으로 원래 구매 계획은 없었지만 쇼핑몰을 돌다 보면 구매하게 된다는 ‘충동 구매’를 일컬어 하는 말이다. 패션이 패션이 되기 위해서는 이 두 가지의 바이러스 마케팅은 반드시 필요하다.
하나는 충동구매 또 하나는 미래구매이다. 충동구매는 가격과 환경에 의해서 일시적으로 구매하는 것이지만, 미래구매는 미래의 욕구 및 잠재 욕구를 따라서 구매하게 된다. 이 둘은 상황에 따라서 복합 내지는 병렬로 진행되지만 결국 이 두 가지는 동전의 양면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패션 마케터는 이 두 가지의 구매를 창출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는가? 앞서 말했듯이 ‘체험적 혼합물과 총체적 체험’을 적절하게(?) 혼합하여 브랜딩을 해야 한다.
강력한 브랜드일수록 원심력과 구심력이 존재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원심력이란 중심에서 멀어지는 힘을 말하고 구심력은 중심으로 향하는 힘을 말한다. 쉬운 말로 말한다면 매장 윈도우에서 소비자가 끌리는 힘이 바로 구심력이고, 구매한 사람이 그 브랜드를 소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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