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틴과 키토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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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인 희 / 금오공대 교수 (ihnhee@kumoh.ac.kr)

2006-07-18 오후 4:52:46

사람은 자신의 체질에 맞는 음식은 저절로 좋아하게 되고, 체질에 맞지 않는 음식은 자연히 피하게 되는 것 같다고, 체질과 체질에 맞는 음식을 토론하는 자리에서 자주 결론을 내리게 된다. 필자 역시 체질에 맞는 음식이 무엇인지 한 번도 제대로 알려고 한 적 없이, 왠지 먹기 싫은 것은 억지로 먹으려고 하지 않고 상상 속에 둥둥 떠다니는 음식은 ‘스스로 잘 해 주고 싶을 때’ 찾아 먹으면서 그렇게 살고 있다. 상상 속에 둥둥 떠다니는 음식을 짚어 보자면, 조개를 넣고 끓인 미역국, 꽃게찜, 대하구이, 감자로 만든 음식들과 기타 해물들, 아이스크림, 귤, 빨간 사과. 그런데 이상한 것은 삼겹살을 종종 먹게 되기 전에는 한 번도 생각나지 않던 구운 고기가 그 맛에 익숙해진 요즘에는 가끔씩 먹고 싶은 음식이 되었다는 사실이다. 먹어보지 못한 것은 먹고 싶어지지 않는 모양이다. 어쨌든 어린 시절부터 축적된 삶의 경험에 따라 ‘게’와 ‘새우’를 보면 무조건 먹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고 마는 편이라, 어쩌다가 레스토랑이라도 가면 꼭 새우가 따라나오는 메뉴를 선택하게 되고, 머나먼 샌프란시스코 항구에 가서도 게 그림이 그려진 식당에 들어 가게만 주문해서 먹고 나오기도 했다. 따라서 처음 새우나 게의 껍질로부터 무엇인가를 만든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절로 호기심이 발동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홈쇼핑 채널에서 키토산 제품을 팔고 있는 것을 필자도 본 적이 있으니, 아마 독자 여러분들도 키토산이라는 것에 이미 익숙해져 있을 것이다. 키토산이란 무엇일까? 실없는 이야기를 하나 하고 지나가자. 화학을 가르치는 동료 교수가 어느 날 난데없이 “산토끼의 반대말을 다섯 가지” 대보라고 한다. 정답은 집토끼, 죽은 토끼, 판토끼, 염기 토끼, 그리고 끼토산. 끼토산이라는 발음을 닮아서인지, 키토산의 ‘산’은 산(acid)-염기(base)의 산(酸)이 아니라 키토산 자체가 하나의 단어라는 것을 열심히 외우고 있어서인지, 하여튼 ‘키토산’이라고 하면 언제나 이 이야기가 생각나곤 한다. 이제 다시 질문으로 돌아가 보자. 키토산이란 무엇일까? 앞에서 키토산은 새우나 게의 껍질에서 만드는 것이라고 했는데, 실제 새우나 게의 껍질을 이루고 있는 물질은 키틴이며, 키토산은 키틴을 화학적으로 처리하여 얻게 되는 물질이다. 새우나 게의 껍질은 주로 칼슘, 단백질, 그리고 키틴으로 구성된다. 즉, 키틴과 탄산칼슘이 서로 콘크리트화하여 보호용 껍질을 형성하는데, 이들의 껍질이 단단한 정도는 함유된 칼슘의 양에 따라 달라진다. 산과 알칼리로 각각 칼슘과 단백질을 녹이면 키틴을 얻을 수 있으며 키틴을 고온에서 고농도의 알칼리로 가열하면 키토산이 된다. 키틴은 새우나 게의 껍질에 있을 뿐만 아니라, 투구벌레나 귀뚜라미 등의 곤충류와 오징어 등의 연체동물, 그리고 곰팡이, 효모, 버섯 등의 세포벽에도 많이 포함되어 있다고 한다. 1811년 프랑스에서 처음 발견되었으나 방치되어 있다가, 키틴과 키토산의 연구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은 1960년대 중반 이후이다. 발단은 수산물의 폐기 문제였다. 새우나 게를 가공한 후 껍질을 쌓아두면 이것이 부패되면서 발생하는 악취가 매우 심하고 또한 수질오염까지 일으키게 되므로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었던 터에, 이러한 폐기물을 자원화시키는 것까지 가능하게 했던 키토산 연구는 매우 매력적이었을 것이다. 1960년대 중반 이탈리아에서 시작되어 1970년대로 이어진 초기 연구는 주로 유럽과 미국 등 서구를 중심으로 이루어졌으며, 이때 키토산을 활용하고자 했던 주 용도는 폐수처리용이었다. 이는 키토산이 가지고 있는 생분해성이나 금속이온 흡착성과 같은 성질을 이용한 것이었다. 1980년대에 서구로부터 일본으로 키토산 연구의 중심이 옮겨지면서 키토산의 응용 범위도 확대되었다. 일본은 국가 프로젝트로 이 분야를 지정하여 집중적인 투자를 하였으므로, 폐수처리 뿐만 아니라 의료용 재료, 건강식품 등 응용 가능한 모든 분야가 키토산 연구에 동참하였다. 이 때 일본에서는 우리나라 동해안에서 폐기되던 게 껍질을 대량으로 수입해 가기도 했다고 한다. 이 프로젝트로 가장 성공한 것은 건강식품 분야이며, 이것이 우리나라의 키토산 시장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홈쇼핑 채널에서 팔고 있는 것이나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팔고 있는 것이나, 키토산이라고 하면 일반인들에게 가장 쉽게 연상되는 것이 건강식품인 것이다. 1990년대에는 고순도 키틴과 키토산 제조법 개발, 의공학 및 유전공학, 정밀화학에의 적용 등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쪽으로 키틴과 키토산 연구 방향이 바뀌었으며, 세계적으로 고분자학 전공자들이 키토산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우리나라에서도 1990년대 중반에 들어 본격적으로 키틴과 키토산 관련 연구가 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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