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갭(Gap)」 유럽의 「H&M」과 「자라(zara)」, 일본의 「유니크로(Uniqlo)」에 이르기까지, 패션업계에서 분리되어 인식되어 온 제조와 판매가 강력한 기업들에 의해 통합되고 있다. 이들 거대한 기업들은 직접 상품의 기획과 제조부터 판매, 유통까지 직접 담당하면서, ‘생산자->공급자->소비자’라는 전통적인 3단계를 ‘제조판매일체그룹->소비자’라는 2단계로 축소시켰다. 이중 대표적으로 널리 알려진 것이 SPA(Specialty store retailer of Private label Apparel)형 기업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글로벌한 움직임과 함께 국내에서도 제조판매일체형 브랜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가고 있으며, 이러한 흐름에 동참하기 위한 전략 수립에 분주하다. 그런데 이들 거대 기업들이 각기 상당히 다른 노선을 취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갭」은 베이직하게, 「H&M」과 「자라」는 트렌디하게 그들의 왕국을 건설했다. 정반대의 노선을 취했음에도 양방향 모두 성공적인 것은 왜일까?
「갭」 「H&M」 「자라」의 전략을 비교하면서 좀더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갭」 리테일러의 시각으로 접근한다
한동안의 부진을 딛고 다시 주목받기 시작한 「갭」은 ‘Gap 제국’이라는 칭호에 걸맞게 2003년 3사분기 기준으로 Gap(adult), Gap Kids, Baby Gap, Gap Body, Gap Oulet까지 합하여 미국내 매장을 2천284개(한 매장에 Adult, Kids, Baby 3개가 함께 입점해 있을 경우 3개로 계산), 국외에는 664개로 총 2천949개를 운영하고 있으며, 2002년도에 145억의 매출고를 기록했다.
「갭」은 리테일러로 출발한 브랜드다. 리테일로 시작하여 상품을 사입하고, 기획 제작까지 확장해 왔다. 제조판매일체형은 통합이라 하더라도 어느 부분을 핵심 시각으로 보느냐에 따라 전략이 달라진다. 이 초점은 주변 환경과 마켓의 흐름과도 잘 맞아떨어져야 함은 틀림 없지만, 반드시 고려해야 할 것은 그 기업의 역량과 구조이다. 따라서 리테일러로 시작한 「갭」으로서는 기업 전체의 구조를 전환하지 않는 한 리테일러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가장 성공율이 높다. 이러한 방식의 SPA를 리테일형 SPA라고 부른다.
실제로 「갭」은 기획 생산에서 Disposable Fashion을 표방한 「H&M」「자라」와 달리 무리한 상품 회전을 추구하지 않는다. 해외 OEM 체제를 운영하는 Gap사로서는 리드 타임이 길고 따라서 재빠르게 움직이는 QR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갭」은 오히려 이러한 부분을 약점이라기보다는 강점으로 바꾸고 있다.
즉, 이러한 조직에서 가장 효율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단순하고 베이직하지만 명쾌하고 강력한 컨셉을 채택한다. 로컬한 디자인 상품을 함께 생산하더라도 전세계적으로 가장 판매의 중심이 되는 것은 이러한 컨셉을 대표하는 공통 상품이다. 가장 적절한 베이직을 생산하기 위하여 「갭」은 중심부에 상품기획부를 두는데, 상품들은 이들의 주도하에 철저하게 사전 기획된다. 또한 모든 시스템은 상품 기획부의 과학적이고 철저한 통제에 의해 움직인다. 정보시스템을 이용하여 정확하고 신뢰도 높게 분석된 자료들은 보다 예측력 높은 상품기획을 유도해준다. 이러한 과정은 트렌디 라인이나 QR 시스템, 스팟 오더에 의존하지 않고도 운영될 수 있는 탄탄한 상품을 생산해 내도록 만든다. 결국 「자라」나 「H&M」만큼 빨리 생산해 내지 않아도 충분한 효율과 이익을 가져올 수 있는 상품을 공급할 수 있게 된다. 이와 같이 리테일러형 SPA는 판매와 유통 방식을 중심에 두고 이에 적합한 컨셉과 상품을 선택하여, 이를 효율적 시스템으로 공급하는 방식을 통해 이루어진다.
지난 몇 년 간 「갭」이 부진했던 것은 이러한 「갭」만의 기본원칙을 고수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갭」은 한동안 시장의 흐름에 동참해 보고자 틴에이저를 타겟으로 삼고자 하였다. 그러나 빠른 트렌드 변화와 다양한 디자인을 요구하는 틴에이저에게 「갭」의 조직 구조의 강점은 무용지물이 되었다. 또한 「갭」이 이토록 자신에게 맞지 않는 소비자를 쫓는 동안, 그들의 심플함과 베이직함에 가치를 두었던 기존 소비자들은 발길을 돌렸다. 몇번의 매출부진으로 고심한 후, 「갭」은 자신의 원래 모습으로 다시 정비하기 시작했다. 2002년 초에 들어서면서 그들은 지금까지 자신들을 키워주고 믿어준 본래의 소비자 베이비 부머들을 다시 돌아오게 하기 위한 전략을 수립했다. 베이직 아이템을 강화하고, 과거 「갭」의 전성기를 연상케하는 프로모션 전략을 취했다. 그 결과 현재 「갭」은 다시 회복되기 시작했다.
「H&M」과 「자라」 - 메이커적 시각접근
스웨덴에서 1947년 설립된 「H&M」은 전세계 18개국에서 901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3사분기에 지난해 같은 기보다 4.3% 상승한 17억 1천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자라」
유수진 퍼스트뷰코리아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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