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 ‘실체’인가 ‘신기루’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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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3-30 오전 11:33:10

올 가을, 캐주얼 업계는 ‘감성 캐주얼의 하락세’로 들썩였다. 지난해 가을부터 올 여름까지 바람을 몰고 왔던 「콕스」 「스멕스」 「쿨하스」의 매출이 지난 9월 이후 기대수준을 밑돌고 있기 때문. 상품은 물론 매장 인테리어까지 감성 캐주얼 수준으로 감도를 올린 「마루」는 리뉴얼 이후 오히려 매출이 30%정도 빠졌다. 올 가을, 수 십 억원의 비용을 들여 감성 캐주얼로 전향한 브랜드들도 매출이 저조해 고민에 빠졌다. 이같이 감성 캐주얼의 전망이 불투명해지면서 「콕스」 「쿨하스」 「스멕스」의 후광효과를 노리고 컨셉을 전향한 캐주얼 브랜드들은 행보를 결정하지 못해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이에 대해 감성 캐주얼 관계자들은 “시장형성기에 나타나는 과도기적 상황에 불과하다. 시간이 지나고 시장이 정리되면 감성캐주얼 브랜드 나름의 영역을 확고히 할 것”이라며 “좀 된다 싶으면 너도나도 달려드는 관성이 문제”라고 말했다. 그러나 감성 캐주얼에 대한 회의는 표면적인 매출 하락에서만 비롯된 것이 아니다. 효율이 저조하고 시장이 한정돼 있는 것도 극복해야 할 문제. 한 감성캐주얼 브랜드의 상품기획 담당자는 “감성 캐주얼은 뭔가 다른 튀는 개성을 표출하려다 보니 고급스런 부자재와 수작업 프린트 등의 사용이 많아져 원가 오르고 소비자가격 상승 역시 피할 수 없다. 여름 티셔츠는 단가가 2∼3만원대로 절대 가격이 낮아 이지캐주얼에 비해 가격이 약간 높아도 팔려나갔지만 겨울상품의 경우 가격차이가 많이 벌어져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카고팬츠와 프린트 티셔츠, 워싱한 상품에 매달리다보면 디자인 구색을 맞추기 힘들고 디자인을 다양하게 벌이다보면 컬러 구색이 맞지 않다는 것도 이들의 고민이다. 캐주얼 업계의 신흥세력으로 집중 조명을 받으며 화려하게 부상한 감성캐주얼이 도마 위에 오른 이유는 무엇일까. 감성캐주얼은 한철 왔다가는 트렌드에 불과하다는 일각의 주장처럼 이대로 주저앉고 말 것인가. 효율성 제고와 소비층 확대의 벽을 넘지 못하고 감성캐주얼은 소수 매니아를 위한 한정된 시장으로 만족할 것인가. 감성캐주얼, 무엇을 해결해야 하나? 감성 캐주얼의 ‘붐’은 일시적으로 일은 거품이었던 것일까. 업계는 지금 감성시장은 거품이 많은 허상에 불과하다는 의견과 감성시장은 분명 존재하며 앞으로 더욱 커질 것이라는 의견으로 나눠지고 있다. 일부 관계자들은 “감성 캐주얼에서 내 놓고 있는 과도한 워싱과 너덜너덜한 디테일은 소비층이 극히 제한될 수밖에 없다. 지난해 캐주얼 패션 마켓을 뒤흔든 ‘콕스 돌풍’은 새로운 것에 대한 소비자들의 호기심이 반짝 빛을 발한 것”이라며 “감성캐주얼의 추락은 이미 예견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관계자들은 “패션에서 ‘감성’은 언제나 존재했으며 앞으로 더욱 확대되어 시장의 주류를 이룰 것이다. 지금의 혼란스러운 상황은 공급과 수요의 불균형에서 오는 문제”라고 분석했다. 「쿨하스」 조춘호 이사는 “현재 감성캐주얼을 지향하는 브랜드는 95개 가량이다. 시장 규모를 7천억원으로 잡는다고 해도 경쟁이 과열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콕스」 권우철 이사는 “한정된 밥상에 갑자기 많은 브랜드가 몰려들면서 일시적으로 매출이 떨어진 것이지 시장이 죽은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콕스」는 앞으로도 자기 색깔을 꾸준히 유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쿨하스」 조춘호 이사는 “현재 감성 캐주얼 브랜드에서 고객들이 일부 이탈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이는 시장이 자리를 잡아가며 필연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또 베이직 캐주얼에 식상했던 소비자들이 한꺼번에 감성 캐주얼로 몰리면서 기대 시장규모가 실제보다 부풀여진 점도 있다”고 말했다. 「쿨하스」는 스포츠 감성을 강화해 다른 감성 캐주얼 브랜드와 차별화 할 계획이다. 전문가들 역시 앞으로 감성이 패션마켓에서 더욱 중요하게 부각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브랜드에 따라 스포티즘을 강조하거나 빈티지 트렌드를 부각하거나 트래디셔널한 느낌을 강조하는 등, 다양한 감성이 존재한다는 것. 지엔코 신명은 감사는 “이제 감성 캐주얼이란 용어 자체가 의미가 없다. 모든 패션 브랜드는 자기만의 감성을 가지고 있으며 브랜드별로 그 성격과 감도에 차이가 있을 뿐이다. 여러 감성으로 세분화되고 있는 캐주얼 시장에서 앞으로 ‘감성 캐주얼’이라는 획일적인 구분은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CMG 김묘환 대표는 “소비자들은 이미 다양한 감성을 추구하고 있다. 앞으로는 여러 가지 감성을 동시에 제시할 수 있는 편집 매장형 브랜드가 경쟁력을 가질 것”이라며 “스포티즘, 빈티지, 트래디셔널 등 다양한 트렌드를 브랜드에 맞게 재해석하고 감도를 조정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안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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