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계의 베스트 커플
살면서 한 사람의 든든한 동지를 얻었다면 그의 인생은 성공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마음 맞는 단짝을 찾기란 그만큼 어려운 일이고 어쩌면 그런 인연은 운명적인 것일 수도 있다. 서로에게 비타민과 같이 힘을 주고 자극이 되는 사람들, 광고계에도 둘이 뭉쳐 막강 파워를 발휘하는 커플이 있다.
포토그래퍼 이전호 실장 & 스타일리스트 서은영 실장
연인도 아닌데 눈빛만 보고 알 수 있는 사이가 있다. 그들은 ‘구태의연했던’것들을 바꾸는 재미에 둘이 함께하면 마냥 편하고 좋다고 입을 모아 말한다. 뭔가 거창하게 일을 벌이기위해 함께하는 것이 아니기에 사심이 없기 때문일까? 그들에겐 트러블이 없다.
포토그래퍼 이전호와 스타일리스트 서은영. 「푸마」,「지지피엑스」,「에이엠에이치」,「쿠아」등의 광고와 <봄날의 곰을 좋아하세요?>, <사마리아>를 비롯한 영화 포스터에 이르기까지 요즘 두 사람의 이름은 바늘과 실처럼 엮여 있다. ‘이지캐주얼’의 편안한 스타일마저 패셔너블하고 에지있는 스타일로 포장하는 이들은 현재 광고주에게는 상품 대박의 보증 수표처럼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의 첫 만남은 햇병아리(?) 포토그래퍼였던 이전호가 <바자코리아>의 패션에디터로 일하고 있던 서은영의 화보 촬영을 맡게 되면서부터. 지금도 그렇지만 그때도 한 가지 일에 몰두하면 집중력이 뛰어난 서은영인지라 이전호가 그녀에게 수인사를 건네도 대답이 없었다고 한다. 그래서 이전호는 그녀에 대해 오해(?)를 했었다고.
그러나 오해는 그리 오래가지는 않았다. ‘선수는 선수를 알아본다’고 했던가. 함께 작업 하면서 프로페셔널한 서로의 면모에 호감을 가지게 된 것. 그러던 중 2002년 서은영이 프리랜서로 스타일리스트 일을 시작하면서 두 사람은 태평양 「베리떼」광고로 대외적인 첫 호흡을 맞추게 된다. 서은영이 당시 지명도가 낮았던 이전호를 포토그래퍼로 적극 추천했던 것. 둘의 활약으로 애초 ‘방판용’으로 기획됐던 「베리떼」가 고급스러운 이미지의 브랜드 컨셉으로 다시 태어났고 이를 기점으로 화려한 콤비 플레이가 시작됐다.
한번은 따로 간 뉴욕 출장 중에, 택시 안에 나란히 앉아 화보 촬영 컨셉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긴 말이 필요없는 사이인지라 서은영은 자신의 아이디어를 스케치한 노트를 이전호에게 보여줬고, 이전호가 한 말은 “알았다. 좋다”가 전부였다고. 추가 미팅없이 그들은 일주일 후 촬영을 뚝딱 해치웠다. “우리처럼 스타일리스트와 포토그래퍼가 사전 미팅을 많이 하지 않는 경우도 드뭅니다. 서로가 원하는 것을 순식간에 이해하기 때문이지요.”
서은영이 ‘자기 주장이 강하고 이를 위해 정면돌파를 두려워하지 않는 스타일’이라면 이전호는 ‘상대방의 말을 잘 들어주면서도 결국 자신이 원하는 바를 얻어내는 지략가’에 가깝다. 그래서 서은영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에 있어 광고주와의 불협화음을 감수하고서라도 밀어붙일 때마다 이전호가 상황을 조율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성격이 서로 대조적이지만 이전호와 서은영의 별자리가 양자리와 물고기 자리로 사이좋게 붙어있기에 균형과 조화를 이루는 것일지도 모른다. 요즘은 그들의 의견에 광고주들이 일일이 간섭하는 경우가 크게 줄어들어 작업하기가 편해졌다. 서은영과 이전호가 유명세를 타고 있기 때문.
사실 두 사람은 같은 회사(에이전시 테오)의 한솥밥을 먹는 사이지만 평소 개인적인 시간을 함께 보내는 일은 거의 없다. “일은 이전호 실장님과 많이 하는데 밥먹고 차 마시고 수다떠는 건 다른 포토그래퍼들과 오히려 더 많이 합니다.” 그저 일로서 함께하는 시간이 전부. 그러나 딱히 무엇이 좋다고 이야기를 나눈 적이 없는데도 어떤 영화, 음악, 그림을 이야기해도 서로 부연 설명이 필요 없다. 그만큼 코드가 비슷하다. 심지어 이전호는 서은영을 ‘소셜 와이프’라고 지칭한다. 그녀가 스타일링한 화보를 보면 크레딧을 보지 않아도 서은영의 작업임을 간파하기 때문.
광고 카달로그 뿐 아니라 영화포스터, 앨범재킷 등 그들의 합작품은 다양하다. 그들은 영화포스터와 앨범재킷 작업에 대해 많은 애정을 가지고 있다. 제품을 부각시켜주는 패션 광고 사진과 달리 인물을 파악하고 그 캐릭터를 부각시켜야하는 작업에 깊은 매력을 느낀다는 것. 그들이 작업한 영화포스터는 여느 영화포스터와는 다른 패션광고비주얼과 같은 느낌이 존재한다.
각자 능력이 뛰어난 그들이지만 서로에게 부러움을 느끼는 부분은 없을까? 서은영은 어떤 열악한 상황에서도 끝까지 작업을 멋지게 마무리하는 이전호를 부러워한다. “이전호 실장은 상황 판단이 아주 빠릅니다. 모델컨트롤에도 천부적이예요. 힘들게 작업한다 할지라도 결과물에 대한 믿음이 가게 합
김이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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