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외모 가꾸는 아트 디렉터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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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3-27 오전 9:47:35

아트디렉터에게 멀티플레이어라는 호칭은 어색치 않다. 아트디렉터는 디자이너, 일러스트레이터, 사진가, 레이아웃 맨, 카피라이터 등을 선정하여 지휘하고 종합하여 목적에 가장 적합한 광고를 제작하는 일을 맡는다. 패션 광고는 특히 시각적인 이미지가 중요해 아트디렉터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 「니」 「마몽드」 「라네즈」 「미치코런던」 등 그간 전문적으로 패션 광고 아트디렉팅을 맡아왔다는 BBDO의 설병두 차장의 하루를 동행했다. MT온 듯한 촬영현장 3월 27일 오전 9시. 신사동의 한 스튜디오. 오늘은 「니」의 여름 광고 컷 촬영이 있는 날이다. 설병두 차장은 스태프들과 커피타임을 갖는 것으로부터 오늘의 일정을 시작한다. “세트 데코레이터, 의상 코디네이터, 분장, 소품 코디네이터 등 4∼5개 파트가 함께 일을 한다. 그러다 보면 서로 인상찌푸릴 일도, 지칠 일도 많다. 그러므로 의기투합 시간은 필수이다. 또한 집중이 필요한 작업이기에 카페인의 힘을 빌려야 한다. (웃음)” 오전 9시 반. 무대 한켠에서는 모델들이 헤어, 의상착장, 메이크업을, 스태프들은 조명 무대 세팅을 진행중이다. 설 차장이 담당할 부분은 광고가 제작되는 동안 세트, 분장, 의상, 소품 등이 통일된 느낌을 낼 수 있도록 조율하고, 배경과 인물이 분리되지 않게 전체 톤을 맞추는 것. 이번 시즌 「니」 모델은 일반 대학생들로 구성했다. 「니」 옷을 입는 이들을 직접 모델로 등장시켜 그들이 만들어가는 자신만의 프라이드를 표현하고자 했다. 스타마케팅에 의존한 1회성 모델전략을 탈피해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명확히 하려는 의도로 기획된 것. 평범한 8명의 대학생을 모델로 세운 촬영장은 엠티 분위기다. 봄 컷 촬영 이후 친해진 모델들은 자체 홈페이지를 만들고 정모를 하는 등 그 동안 친목을 다져왔다고 한다. 첫 컷, 예감 괜찮군 오전 10시 30분. 첫 컷 촬영이 끝났다. 설 차장은 「니」광고기획팀의 김유진 팀장, 포토그래퍼 장대곤 실장과 함께 첫 컷에 대한 상의를 한다. 세트, 조명 등이 잘 맞아들어가 모델의 표정만 약간 수정하면 그대로 가도 좋겠다는 결론이 나왔다. 첫 컷에 대한 만족도가 높으면 앞으로의 촬영도 순조롭게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오늘 촬영의 예감이 좋다. 최종 12컷을 뽑아낼 예정. 한 컷당 30번씩 촬영할 생각이다. 오전 11시. 지친 모델들이 하나둘 보인다. 아마추어 모델인 경우 카메라 앞에서 재빨리 표정을 끌어내는 것이 필요하다. 시간이 갈수록 표정은 더욱 나빠지기만 할 뿐. 아마추어를 10분 이상 카메라 앞에 세우는 것은 금물이다. 프로 모델은 새로운 각도에서 나오는 색다른 표정을 끌어내는 것이 관건이라는 설병두 차장의 설명. 10년 간의 노하우를 보여주마 12시 점심시간. 아무리 바빠도 점심식사는 거르면 안 된다. 식사에 많은 시간은 투자할 수 없어, 전 스태프와 모델들은 스튜디오 아래층의 설렁탕집으로 향했다. 아마추어는 밥에 큰 영향을 받는다. 특히 아마추어 단체 모델을 쓰는 경우는 전체적인 분위기가 험악해질 수 있으니 더욱 식사시간은 지켜야 한다고 설 차장은 자신만의 10년 노하우를 공개했다. 오히려 유명 모델인 경우 식사 걱정은 안해도 된단다. 그들은 바쁜 몸이어서 촬영을 빨리 끝내고 다음 스케줄 장소로 이동하기를 원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오후 2시. 촬영이 절반 가량 진행됐다. 설 차장은 그 동안 촬영된 사진을 보면서 수정·보완할 사항을 체크한다. 재촬영 들어갈 컷도 걸러낸다. 이번 「니」의 여름 컷은 ‘스포티즘’에 초점을 맞췄다. 소품과 무대 세팅, 의상도 스포티한 분위기로 끌고 갔다. 점심식사 이후 춘곤증으로 분위기가 다소 늘어졌다. 이를 전환시켜 주는 흑기사가 있었으니, 여름 컷의 모델로 새롭게 영입된 한 남학생. 암벽 등반으로 다져진 팔뚝이 여성 스태프들의 잠을 확 달아나게 했고, 남자 스태프들은 시끄러운(?) 여자 스태프들의 환호성으로 잠이 달아났다. 3일째 밤샘이다 오후 7시. 촬영 마무리. 오늘 촬영은 대체로 만족스러웠다. 올 봄에 한번 진행한 사진촬영 경험 덕분인지 쉽게 끝났다. 다음주 안에 A컷을 결정하고 와이드시안을 광고주에 제시하면 광고촬영 작업은 끝난다. 모델들과 스태프들은 석별의 정을 나누고자 호프집을 뒷풀이 장소로 잡았다. 그러나 설 차장은 사무실로 향해야 할 듯. 곧 있을 광고주 영입 프레젠테이션 자료를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번 촬영의 처음부터 끝까지 맡아왔던 설 차장이지만 아쉽게도 마지막 스케줄은 동참하지 못하게 됐다. 설 차장은 왠지 밤샘을 해야 할 듯하다고. 오늘 밤샘에 성공하면 벌써 3일째 밤샘이란다.

조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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