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S MODE : 카프다의 든든한 버팀목이자 한국여성경제인협회 부회장, 대학 겸임교수까지 하고 있는 안윤정은 바쁜 일정과 화려한 직함을 지녔음에도 늘 여유롭고 편안한 모습이다. ‘마음속 평온을 잃지 말아야 한다’는 그녀의 철학처럼 그녀는 이번 컬렉션에 미래의 꿈과 희망을 담았다. 경제인이라는 또 다른 직함에 걸맞게 계속되는 경기침체와 더불어 사회 전반에 흐르는 암울한 분위기를 걱정한 그녀는 이를 타파하기 위한 모색으로 컬렉션의 테마를 ‘페미니티로의 회귀’라는 의미인 ‘Return To Feminity’로 결정했다. 웰빙에 대한 관심이 계속되면서 행복한 삶을 추구하려는 이들에게 뭔가 새로운 욕구를 충족시키고 싶었다는 그녀는 올림픽 정신의 근원을 탐구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고대 여성들의 아름답고 풍요로운 모습에서 안정과 평온을 발견했고, 희망과 승리의 상징인 올림픽 정신의 본질을 고전적 여성미와 희망이 깃든 서정적인 안식처로 재현했다.
‘Olympian Star(옛 그리스 올림피아 별)’라는 서브 테마를 연상시키는 화려한 별 모양의 조명이 행사장 안을 가득 메우고 밝은 내일의 희망을 암시하듯 맑은 음악 소리가 울려 퍼지자 앙스모드의 04~05 F/W 컬렉션이 시작됐다. 캣워크 위로 그리스 여신의 흐르는 듯한 드레스를 입은 모델 이선진이 등장하자 아름다운 자태에 매료된 관객들의 입에서는 자그마한 탄성이 흘러나왔다. 벨벳과 시폰으로 제작된 드레스 위에 고급스러운 모피가 더해진 모습은 그야말로 화려하고 신비로운 이미지였다. 아련한 느낌의 첫 무대가 끝나고 강렬한 비트의 음악이 오버랩 되면서 트위드와 시폰, 그리고 파인 울의 두 번째 스테이지가 펼쳐졌다. 정숙한 느낌으로 표현된 페미닌한 느낌의 스커트 수트는 화이트, 피치, 내추럴 베이지 등 따뜻한 이미지로 제안됐고, 스트라이프 프린트가 돋보이는 모직 팬츠 수트는 커리어우먼의 모습이었다.
매시즌 한국적인 이미지와 접목을 시도하는 그녀는 이번 시즌에도 역시 동양의 선과 모티프를 이용해 오리엔탈 룩을 선보였다. 특히 데님과 양단을 접목시킨 세 번째 무대에는 유럽시장의 진출을 겨냥한 디자이너의 야심작들이 등장하면서 플래시 세례를 받았다. 한복 소재로 알려진 양단을 대중적인 데님에 접목시키고, 랩 스커트의 풍성하고 불규칙한 햄라인으로 유럽인들의 취향과 호기심을 자극하는 디자인을 제안한 것이다. 부분적으로 캐주얼한 감각의 시도 또한 엿보였다. 벨벳 소재의 후드 점퍼, 와이드 팬츠, 어깨의 견장 장식, 팬츠의 슬릿 디테일 등은 활동성과 함께 캐주얼한 분위기를 더했다. 한편 색색의 털실, 스팽글, 레이스, 스와치 등으로 패치워크한 가슴장식은 한 편의 작은 추상화 작품을 보는 듯했다. 마지막 무대에 등장한 중후하고 고혹적인 다크 컬러 벨벳에 밝은 컬러의 양단이 가미된 피날레 드레스는 어둠 속에서 피어나는 희망을 상징하는 듯했다.
이번 시즌 안윤정의 컬렉션은 전반적으로 엘레강스한 매력을 뽐내는 디자인과 화려하고 드레시한 컬러감이 돋보였다. 어두운 현실에서 벗어나고자 새로운 세계로의 시작을 꿈꾸게 한 그녀의 컬렉션은 우리에게 정신적인 풍요로움을 안겨주었다. 특히 표면의 입체감을 살린 퀼팅 소재와 캐시미어의 소프트한 터치감, 울과 트위드 소재의 따뜻함은 고대 여성미와 함께 풍요로운 감각을 제안하기에 충분했다.
‘패션은 사람을 아름답게 만들어주는 중요한 산업이며 현대사회에서 부가가치를 올릴 수 있는 의미 있는 분야’라고 말한 안윤정은 얼마 전부터 북경, 밀라노, 대련 등 해외시장으로의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끊임없는 변화는 디자이너에게 생명과도 같다’라는 그녀의 거침없는 질주가 기대된다.
김세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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