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RO ROMANCE RO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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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3-24 오후 1:29:23

KIMSEORYONG HOMME:무대에는 끝없이 펼쳐진 도로와 구름이 펼쳐져 있었고 프레스킷으로 나눠준 브로셔에는 기타를 들고 있는 20세 때의 젊은 에릭 크랩튼이 관객들을 1970년대의 아련한 추억 속으로 안내했다. 무거운 기타 케이스를 들고 끝없는 길(무대 뒤)로 사라지는 모델들은 무대에서 보여지는 그림과 함께 방랑하는 뮤지션의 이미지가 자연스럽게 연상됐다. 1960~1970년대 뮤지션에게서 영감을 받았다는 이번 무대에서는 디자이너 김서룡은 아버지나 삼촌의 옷장에서 꺼내 입은 것 같은 복고적인 감성의 옷들을 ‘김서룡’식 표현으로 재해석했다. 예전에 그가 쇼에서 보여준 옷보다는 ‘젊은 느낌’이 나도록 노력했다는 디자이너의 의도 대로 복고풍의 수트와 재킷들은 니트 캐스캣, 머플러 등과 잘 어우러져 발랄하고 귀여운 이미지가 느껴졌다. 자욱한 스모그가 무대를 가득 메우더니 어둠을 헤치고 와이드한 니트 팬츠에 셔츠를 입은 모델이 기타 케이스를 어깨에 멘 채 캣워크를 걸어나왔고, 관객들의 환호성과 함께 쇼는 시작되었다. 소재는 울, 니트와 벨벳, 가죽들이 주로 쓰였으며, 비비드한 레드와 블루 컬러의 니트 카디건, 판탈롱 팬츠, 니트 머플러는 부드러운 가죽, 울 등의 소재와 자연스럽게 어우러졌다. 여성복에서나 볼 수 있었던 니트 팬츠가 셔츠와 코디되고 레드, 블루 등 원색적인 컬러의 벨티드 카디건이 로웨이스트 라인의 통 넓은 팬츠와 매치되었다. 엉덩이를 덮는 길이의 카디건은 느슨하게 벨트를 묶어 와이드한 팬츠와 잘 맞아떨어졌다. 짧은 길이의 몸에 꼭 맞게 재단된 재킷, 넓은 칼라의 가죽 벨티드 코트, 더블 브레스트 코트 등 복고적인 냄새가 강하게 풍기는 옷들이 무대를 가득 메웠으며, 넓은 간격의 스트라이프나 체크 패턴이 재킷, 머플러, 니트에 다양하게 사용되어 풍성한 이미지를 줬다. 가죽 팬츠는 무릎에 절개선을 넣고, 최대한 편하고 부드럽게 디자인한 것이 특징이다. 니트리브의 짧은 블루종, 팔꿈치에 가죽 소재를 덧댄 체크 재킷은 모직 팬츠와 잘 어우러졌으며, 세련된 브라운 컬러의 벨티드 가죽 코트는 레트로 무드를 자극했다. 가죽 팬츠와 코디한 퐁퐁 달린 케이프나 레드 머플러와 코디한 다크 바이올렛 컬러의 벨벳 수트도 눈길을 끌었다. 또 그만의 세련된 컬러 감각이 느껴지는 레드와 그레이, 올리브그린과 브라운 컬러의 조합이 돋보였다. 옷과 함께 스타일링된 캐스캣, 가방, 머플러도 다양하게 표현됐다. 레드, 블루, 올리브 그린 컬러의 니트 캐스켓(casquette)은 귀여운 느낌을 주는 동시에 낭만적인 복고풍 옷을 마무리하는 주요 아이템으로 쓰였으며, 조각보처럼 옐로, 그린, 레드가 믹스된 머플러는 여성스럽고 로맨틱한 느낌을 자아냈다. 수트에 스타일링한 순수한 블루, 레드의 머플러와 다양한 사이즈와 컬러의 가방들도 놓칠 수 없는 아이템들이었다. 특히 다양한 디자인의 기타 케이스는 뮤지션의 이미지를 나타내는 데 한몫 했다. 처음에 등장한 낡은 기타 케이스는 1954년에 만들어진 것으로, 친분이 있는 가수 강산애가 빌려준 것이라고. 오프닝을 연 스티비원더의 ‘superstition’은 김서룡이 직접 선택한 음악. ‘미신, 징크스’를 깨고 앞으로 나아가겠다는 생각에서 고른 음악이었다고. 사진작가 김중만, 가수 강산애와 김C가 김서룡의 무대를 응원했으며, 디자이너 김서룡은 쇼가 끝난 뒤 무대 위에서 모델들과 단체사진을 찍는 등 모델들과의 각별한 친분을 드러냈다. “디자이너가 된 게 너무 행복하다. 쇼를 하는 매순간이 내 인생의 정점”이라고 말하는 천상 디자이너인 김서룡. 소소한 일상에서의 순간을 즐긴다는 그는 이번 무대에서 수트와 코트, 재킷 등의 상업적인 아이템뿐 아니라 레드와 블루, 브라운과 그린 등의 컬러를 자유자재로 섞어 그만의 복고적인 로맨틱 남성복 스타일을 만들었다.

최남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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