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연재-2006 가두상권 이것이 화두Ⅳ
“이전에는 빼앗는 입장이었는데 이제는 빼앗기는 입장이다.” 최근 가두 대리점을 신규 어덜트 여성복에 빼앗긴 한 중저가 캐주얼 브랜드 본부장의 하소연이다. 중저가 캐주얼 브랜드들이 차지했던 가두점 노른자위 매장이 여성복 브랜드로 교체되는 사례가 자주 나타나고 있다.
평택역상권의 경우 어덜트 캐주얼과 여성복 브랜드들이 최근 2~3년 사이에 상권 노른자위 점포를 하나둘씩 차지, 캐주얼 브랜드를 밀어내고 상권 성격까지 바꿨다. 이러한 현상은 신흥 상권에서는 더욱 두드러져, 패션업체로부터 관심을 받고 있는 구미 인동과 군산 나운동 등 최근 몇 년 사이에 새롭게 조성된 상권의 경우 여성복과 어덜트 캐주얼이 상권을 주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여성 소비자들의 착장 변화와 경쟁력 있는 여성복 신규 브랜드 출시가 이어짐에 따라 올해 이러한 현상이 더욱 두드러질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크로커다일레이디스」는 가두점에서 실력을 키워 이번 시즌 롯데백화점 20개점에 일시에 입점했다. 이 브랜드는 기존 유통 공식을 깨고 가두점과 할인점을 거쳐 백화점 입성이라는 새로운 사례를 남겼다.
「바닐라비」의 리뉴얼 성공에도 가두점은 중요한 역할을 했다. ‘걸리시’라는 신시장을 개척함에 있어 새로운 시도가 필요했다. 이런 「바닐라비」에게 있어 자유로운 조합이 가능했던 가두점은 효과적인 유통망이었다.
여성복, 가두점 진출 활발한 이유
이들 브랜드 여파인지 이번 시즌 신규 런칭한 여성복과 어덜트 캐주얼 브랜드들의 가두상권 진출이 활발하다.
특히 「샤트렌」은 이달 중으로 100여 개점을 열 계획인데, 이 중 80 매장이 가두점이다. 에프앤에프의 「엘르」는 죽전, 부산 해운대, 대구 범어 등 이달 중으로 전국 주요 상권에 45개점을 연다. 아이올리의 「플라스틱아일랜드」도 빅3 백화점이 출점해 있지 않은 지방 중소도시 가두점 진출이 순조롭다. 이처럼 여성복 브랜드들의 가두점 진출이 활발한 것은 효율과 수익경영 실현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김홍선 「바닐라비」이사는 “가두점은 평균 매출이 백화점의 70%만 나오면 된다”고 말한다.
여성복 약진, ‘객단가 높아서’
상권이 2∼3개로 찢어지면서 유입 고객이 줄고 이에 따라 절대 매출이 감소한 것이 주된 이유다.
전문가들은 중저가인 캐주얼은 충동구매 성향이 강해 유입 고객에 따라 매출 편차가 큰 반면, 여성복이나 어덜트 캐주얼은 캐주얼에 비해 단가가 높고 목적 구매가 많다. 따라서 고객 유입의 많고 적음에 크게 구애받지 않는 장점이 있다. 때문에 상권세분화로 고객 유입이 줄어든 최근 같은 상황에서는 유입 고객 대비 구매율과 객단가가 높은 여성복이나 어덜트 캐주얼이 중저가 캐주얼보다 유리하다는 설명이다. 여성복 브랜드들의 적극적인 가두상권 진출도 한몫 하고 있다.
가두상권을 주력으로 이번 시즌 런칭한 신규 여성복 브랜드의 영향이 특히 크다. 이들 브랜드들의 경우 기존 백화점 브랜드에 비해 합리적인 가격으로 최신 트렌드를 제안하고 있어, 가격에 민감한 가두상권에서 경쟁력이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백화점 브랜드와 달리 자기 콘셉트만을 고수하며 한정적인 마니아 층을 겨냥하고 있지 않은데다, 상품 제안도 다양해 가두점주들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기존 브랜드 공격영업도 한몫
지난해 하반기 런칭한 「지센」과 「올리아로렌」의 공격경영이 계속되고 있는데다, 기존 브랜드 중 「올포유」와 「그린조이」 등도 여성복을 강화하면서 가두점주들의 선택 폭을 넓혀주고 있다.
군산 나운동상권의 경우 올해 초부터 「올포유」 「샤트렌」등 어덜트 캐주얼들이 상권 노른자위에 앞다퉈 매장을 내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곳에서 매장을 운영하는 한 점주는 “이 지역이 젊은 층보다 30대 이상 인구 비중이 높다. 의류 소비를 주로 30∼40대 주부들이 주도하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여성복 약진, 지속되기 위해서…
여성복 브랜드들이 가두상권에서 지속성을 갖기 위해서는 상품 공급능력이 관건이다. 가두상권은 트렌드는 물론 날씨에도 소비가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시기적절한 상품공급이 매우 중요하다.
이런 점에서 네티션닷컴의 「캐시」 실패가 좋은 본보기다. 「캐시」는 최근 런칭한 여성복 브랜드보다 3년이 앞서 최신 유행 상품을 백화점보다 저렴한 가격에 공급한다며 런칭한 여성멀티 브랜드.
이를 위해 유통망도 효율경영이 가능한 가두점 중심으로 전개했지만, 결국 상품공급 능력에 한계를 보이며 안착에 실패한 바 있다.
어덜트 캐주얼은 여성복에 비해 가두점 영업을 주력으로 해온 터라 상품공급 능력은 크게 우려되지 않지만, 여성복 감성을 담아내는 데는 어려움이 예상된다.
박찬승 기자
pcs@f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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