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화를 위한 여정은 멀고 험난할 수밖에 없다. 글로벌 마켓은 국내와 성격이 판이하게 다르기 때문에 지금까지 해왔던 운영방식이 통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는 해당 마켓의 네트워크와 노하우를 지닌 현지 기업과 파트너십을 맺을 필요가 있다. 이미 유통사 혹은 패션기업, 리테일러들과 협업하는 사례, 현지의 휴먼 파워를 활용하는 사례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으니 참고해 보도록 하자.
◇ 글로벌 네트워크
글로벌 유통사의 네크워크와 노하우 활용
글로벌 시장 진출은 최근 단독 진출이 아닌 그간 쌓은 네트워크를 활용해 해당 국가 기업과 협력하는 방식이 성공적인 모델로 인식되고 있다. 네트워크를 활용해 플랫폼을 제공받거나 새롭게 플랫폼을 구축해 글로벌 시장 진출 성공 확률을 높이는 것이다.
2015년 3월 국내 토종 SPA 브랜드 ‘오렌지팩토리’는 중국 국영 기업 신따그룹과 중국 내 유통 사업 진출을 선언했다. 신따그룹은 중국 정부가 1999년 설립한 중국 2위 규모의 자산관리 회사로 총 1조3000억위안(22조원)의 자산을 관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렌지팩토리’는 또 다른 중국 기업과 제휴해 올초 중국 베이징과 런추시에 각각 2개의 지점을 오픈했다.
동광인터내셔날은 지난해 9월부터 중국 백화점 업계 매출 규모 5위권에 있는 진잉백화점과 상호 입점 계약을 맺고 여성 영캐주얼 ‘숲(SOUP)’을 현지에 전개하기 시작했다. ‘숲’은 지난해 8월 8일 진잉백화점 신지에코점에 첫 매장을 연 이후 8월 27일 화이베이점, 이어 이달 10일 쑤취엔점을 오픈했고 30일에는 쿤밍점에 입점했다. 진잉백화점이 현재 30여 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어 향후 동광인터내셔날은 효율 매장 위주로 입점해 유통망을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유통도 중국 시장을 합작 회사를 통해 진출했다. 지난 1월 5일에는 중국 상하이에 ‘팍슨 뉴코아백화점’이 그랜드 오픈했다. 이랜드가 중화권 대표 유통업체인 바이셩(팍슨)그룹과 손잡고 중국 유통 시장에 첫 발을 내딛은 것. 바이셩그룹은 아시아 최다 백화점을 소유한 유통그룹으로, 1994년 중국 베이징에 팍슨 백화점을 열어 현재 중국 34개 주요 도시 60개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말레이시아, 베트남, 인도네시아, 미얀마 등까지 전체 127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이랜드가 51%, 바이셩그룹이 49%의 지분률을 보유하고 있다. 당분간 바이셩그룹 소유의 백화점과 쇼핑몰을 새롭게 리뉴얼하는 방식으로 유통망을 확장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파트너십
패션기업·리테일러·에이전시
중국은 국내 패션기업들에게 있어 가장 매력적인 시장이다. 같은 아시아권인데다 거리도 가까워 글로벌화의 전초기지로 활용하기에 제격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국은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도 넓고 다양한 변수들이 산재한 어려운 시장이다. 지금의 패션기업들이 직진출이 아닌 현지 패션기업과 리테일러, 혹은 에이전시들과 손을 잡는 이유다.
· 패션기업
세정은 중국 패션 브랜드 기업인 ‘메터스방웨이’와 함께 중국 진출에 나선다. 메터스방웨이는 ‘중국의 유니클로’라는 불리는 브랜드로 중국 전역에 4000여 개 매장을 보유했다. 이번 협약을 통해 세정은 경쟁력 있는 상품을 공급하고 메터스방웨이는 중국 현지 유통 노하우를 활용해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 리테일러
중국은 이미 ‘i.t’ ‘빔스’ ‘저널스탠다드’ 등 셀렉트숍이 유통계의 메인 테넌트로 떠올랐다. 때문에 리테일러를 통해 중국 진출을 꾀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스타일난다’는 중국에 500여 개 유통망을 확보한 ‘i.t’와 손을 잡았다. 이 브랜드는 베이징, 상하이, 칭따오 등 주요 점포에 간판 브랜드로 자리잡았다. ‘로켓런치’ 또한 ‘i.t’를 통해 중국 유통망 확보를 했다. ‘로켓런치’는 홍콩 7개점과 중국 21개 매장에서 판매하면서 저비용으로 중국 시장을 테스트하고 있다.
· 에이전시
중국에서의 세일즈, 마케팅을 대행해주는 에이전시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에이유커머스는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의 중국 판로 개척 및 홍보 대행 업무를 진행한다. 특히 이 업체는 엔터테인먼트를 융합한 콘텐츠를 제공함으로써 홍보 효과를 높이는 것이 강점이다. 예를 들어 셀러브리티가 서울패션위크에서 특정 디자이너의 컬렉션을 착용하게끔 한 뒤 이를 판매촉진에 활용하는 방식이다. 이는 중국 내 높아져가는 한류 콘텐츠에 대한 니즈를 잘 파악해 내놓은 전략이이서 향후 많은 효과를 불러일으킬 것으로 기대된다.
◇ 이커머스 플랫폼
온라인으로 전국적 유통망 확보 효과 누려
글로벌 시장은 전자상거래 전성시대다. 중국 시장의 경우, 지난해 온라인 매출액이 전년대비 33.3% 증가해 약 4조위안에 달했다. 전자상거래 시장 규모가 나날이 성장을 거듭하며 알리바바 그룹의 세일 페스티벌인 ‘광군제’ 당일 매출이 지난해 912억위안으로 기록을 경신했고, 미국의 ‘사이버 먼데이’ 매출 역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타겟층과 제품라인업을 정확히 설정하는 동시에 온라인 채널을 확보하는 것이 필수”라고 말하고 있다. 이는 변화하는 환경을 외면한 채 지금도 여전히 기존 방식을 고수하며 오프라인을 통해 직진출만을 시도하고 있는 기업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중국 전자상거래가 활황기를 맞고 소비자들의 한국 패션 콘텐츠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한국 브랜드에 러브콜을 보내는 플랫폼도 ‘슈핀’ ‘티몰글로벌’ ‘징동’ ‘샹핀’ 등 줄을 잇고 있다.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에서 브랜드를 선점하기 위해 제공하는 낮은 수수료와 국내 보세물류창고 제품 입고 등은 글로벌 시장 진출 비용을 낮출 수 있는 기회인 동시에, 가격 경쟁력을 갖고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기회. 큰 리스크 없이 좋은 조건으로 중국 시장에 제품을 선보일 수 있다.
이를 활용한 경쟁력을 바탕으로 성과를 올리고 있는 기업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 2008년 중국에 직진출해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며 중국 시장에 안착하지 못한 채 결국 높은 수업료만 내고 시장에서 철수했던 동광인터내셔날은 최근 넷이즈그룹의 온라인 쇼핑몰 ‘슈핀닷컴’의 론칭 멤버로 입점해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IT 기반의 플랫폼과 물류비를 아낄 수 있는 보세 창고가 제공되었기에 가능했던 결과다.
◇ 휴먼파워
로마에 가면 로마 사람의 취향에 맞춰라
글로벌 시장 진출에 있어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 바로 현지화. 국내외를 막론하고 현지인의 취향 저격을 위해 글로벌 진출 기업은 현지 인력을 선발하고 운용하는 것에 많은 공을 들인다.
이랜드는 중국 패션시장에 진출하면서 중국으로 발령하는 직원에게 인사이동에 앞서 중국 관련 서적 100권 독파를 의무화했다. 중국에 대해 알아야 중국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것. 초창기부터 시작됐던 중국 관련 서적 독서는 어느새 전통으로 자리잡아 중국으로 발령되는 직원은 누가 시키지 않아도 미리부터 준비하는 필수 과정이 됐다. 이렇게 중국에 대해 미리 공부한 후 진출하면 시장에 대한 이해는 물론, 현지 문화에 대한 이해를 높여준다. 이를 통해 한국 직원과 현지 직원 간의 화합에 도움을 줘 결과적으로 성과 향상에 긍정적인 결과로 나타난다.
또한 이랜드는 중국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현지인을 이랜드 직원으로 만드는 것이 가장 기본이라는 생각으로 매년 5000명 이상의 중국 현지 직원을 채용하고 있다. 이렇게 선발된 중국 현지 직원을 리더로 육성하기 위해 우수 직원을 선발해 한국 언어 연수를 진행하는 등 현지 직원의 역량 강화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참존어패럴의 ‘트윈키즈’ 역시 현지 직원을 통해 안정적으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지난 2005년 상하이법인을 설립한 ‘트윈키즈’는 310여 개의 매장을 여는 등 성공적으로 유통망을 확장하며 중국 시장에 안착했다. 이렇듯 중국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자리잡을 수 있었던 원동력으로 지사장을 제외한 모든 인력을 중국인으로 선발하는 등 철저하게 현지화를 진행했던 것이 꼽히고 있다.
취재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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