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벌의 청바지가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원단기획, 패턴기획, 봉제, 워싱 등 기나긴(?) 과정을 거친다. <패션인사이트>의 대학생 기자 유영은 씨는 데님의 개성을 완성시키는 워싱공정을 직접 탐방하고 데님에 대한 사랑과 열정으로 뭉친 쉐비뇽 디자인실을 다녀왔다.
첫째 날, 워싱공장 방문
워싱공정을 직접 볼 수 있다니 무척 기대됐다. 요즘 데님의 인기가 최고이고 개인적으로 데님의 매력에 푹 빠져 있기 때문이다. 주말 아침 9시 30분경 수락산역에서 <패션인사이트>의 최남희 기자님과 워싱업체 은파엔터프라이즈의 사장님을 만났다. 사장님 차를 타고 공장으로 출발했다. 한 시간 쯤 지나자 공장이 눈에 들어왔다.
경기도 양주시, 근처에 워싱업체가 여럿 된다. 사무실에 들어가자 수납 칸이며 옷걸이며 테이블 여기저기에 청바지들이 놓여 있다. ‘데님에 미쳐 있다’고 했던 사장님의 말이 떠올랐다.
작업장에 들어서자 크고 작은 여러 기계들이 늘어서 있다. 요즘은 워싱작업이 거의 모두 수작업으로 이루어진다고 말씀하셨는데 그럼 이 기계들은 무엇일까. 거대한 기계들이 돌아갈 것이므로 매우 시끄러울 것이라는 당초 예상과는 달리 작업공간은 조용한 편이었다.
워싱작업에 앞서 가름솔로 다림질을 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호스를 이용해 데님에 무엇인가를 뿌려주는 모습도 보였다. 금강사를 경사로 뿌려주어서 인디고를 날려주는 기법, 말로만 듣던 샌드워싱이었다.
안쪽으로 조금 들어가자 공장 직원들이 데님을 사포로 일일이 문지르고 있었다. 브러시로 문지르는 사람도 있었다. 사포 또는 브러시로 그렇게 몇 시간이고 문질러서 색감을 만들어낸다고 했다. 손이 많이 갈수록 가격이 높아지는 것은 당연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몇 걸음 옮기니, 같은 기계들이 나란히 놓여 있었는데 그 안을 보니 바닥에 돌로 가득했다. 스톤 워싱을 하는 기계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전체적으로 둥근 모양의 돌 표면에는 구멍이 나 있고 촉감은 건조하고 까슬까슬하다. 호기심에 그 돌 하나로 내 청바지를 문질러보았더니 옷 표면의 잔여물들이 돌에 금세 묻어났다. 이렇게 기계 안에서 돌과 원단이 충돌하면서 색이 빠지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여러 과정에 걸친 워싱공정은 한 번에 끝날 수도 있고 여러 번 반복될 수도 있다고 한다. 원하는 색감을 찾기 위해서 미묘한 차이의 과정이 반복되는 곳곳에 사람들의 수고가 녹아 있었다. 그런데 이것이 다 끝난 것이 아니었다. 바지나 재킷의 주름을 잡아주는 작업이 남아 있었다. 주름을 겉보기로 하는 것은 손으로 그려주고, 직접 잡는 것은 기구에 옷을 끼워서 원하는 만큼 양을 잡아주고 고정시켰다. 또는 재봉틀로 턱을 잡아서 170도에 이르는 고온압축기 속에 넣기도 했다. 과정마다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곳이 없었다.
맨 마지막에 진행되는 세탁과 건조과정, 이것은 기계가 단독으로 작업해 주는 유일한 과정이다.
사장님은 몇 번은 다녀가야 감이 잡힐 거라고 하셨다. 그래도 직접 보니까 평소에 궁금했던 점들이 어느 정도 해결되었다. 최근의 워싱 트렌드를 만족시키려면 기계보다는 사람의 손이 더 필요함을 알 수 있었다.
둘째 날, 쉐비뇽 디자인실 방문
디자인실 탐방은 디자인실장님과 대리점에 다녀오는 것으로 시작했다. 친동생처럼 따뜻이 대해준 디자인팀의 보라 언니도 동행했다. 노원점까지 가는 길 차 안에서 실장님이 많은 이야기를 해주셨다.
‘어느 때가 가장 바쁘세요?’라는 질문에 홍진숙 실장님은 어느 때 숨을 돌릴 수 있느냐는 질문을 해야 맞는 거라고 웃으면서 말씀하셨다. 정말 예상대로인가 보다. 디자인실은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는 것. 여느 때라면 지금이 숨 돌릴 시기라고 하신다. 가을이 시작되면 보통 다음해 봄·여름 상품을 기획하는데, 컨셉을 결정하기 위해 출장을 다녀오는 등 디자이너에게 시간이 주어지는 시기라고. 물론 일을 위한 시간이기는 하지만 말이다.
대리점에 도착하자 실장님이 점장님에게 진을 중심으로 제품 설명을 하기 시작했다. 벨 핏, 스트레이트 핏 등 핏 스타일에는 어떠한 종류가 있는지, 바지의 라인은 어떠한지 스타일 넘버 체계대로 설명하시면서 코디법도 짚어주셨다. 포켓 위치, 컬러, 디테일 등의 디자인 의도를 설명하시기도 했다. 인상적인 점은 점장님과 의견교환을 하는 모습이었다. 손님들의 반응이 어떠한지, 판매하면서 필요한 게 무엇인지 요구사항을 말하면 실장님은 어떻게 조치를 취할지 답하셨다. 그리고 앞으로 전개될 디자인과 아이템을 소개하기도 하면서 트렌드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대리점은 지역 특성이 커 조율하기 어렵지만 최대한 의견을 수렴한다고 한다.
7월 런칭쇼 때 15일 동안 집에 들어가지 못하고 퀵서비스로 옷을 챙겨 입었다는 실장님. 일
유영은 학생기자(숙명여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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