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비즈 프론티어의 나의 직업 & 미래 비전 <민희진 SM 비주얼 디렉터>

“어떤 아티스트나 첫 콘셉이 가장 중요해요. 패션으로 보면 브랜드 아이덴티티라고 할 수 있겠죠. 아티스트 각자마다 분명한 정체성을 정하고, 그 안에서 다양한 색깔을 나타내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소녀시대를 만들 때 가장 강조한 것이 ‘소녀’였어요. 소녀 이미지를 차용한 것이 아니라 진짜 소녀를 보여주자는 겁니다. 지금까지의 소녀시대를 살펴보면 어떤 수식어를 붙여도 소녀라는 큰 틀 안에서 벗어나지 않습니다.”
소녀시대, 샤이니, 에프엑스 등 SM 엔터테인먼트(이하 SM) ‘스타’의 이미지를 만든 민희진(34) 디렉터는 대중문화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주역으로 손꼽힌다. 민 디렉터는 10년 전 ‘뭔가 아쉬운 대중 문화에 화두를 던지겠다’는 뜻을 품고 SM에 그래픽 디자이너로 입사했다.
앨범 커버 디자인부터 시작해 무대 의상, 콘셉 기획 등 ‘크리에이티브’한 일들을 도맡아온 그는 현재 SM 소속 아티스트들의 아트 비주얼 디렉팅을 총괄한다. 특히 비주얼, 즉 시각적으로 보여지는 이미지에 관해서는 전부 그의 손길이 녹아 있다.
“앨범 기획부터 음악, 안무, 뮤직비디오, 의상 스타일링 등 전체적인 부분에 유기적으로 관여하고 있습니다. SM은 소속 연예인 뿐 아니라 개개인의 아이디어를 강조하고, 이를 발전적으로 키우는 형태로 누구에게나 열려 있어요. 덕분에 저도 기회를 얻어 마음껏 생각을 펼쳤고 신뢰 속에서 이만큼 성장할 수 있었죠.”
민 디렉터는 그래픽 디자이너이자 아트 디렉터로, 추상적인 스타의 정체성을 이미지화하는 것에도 타의 추종을 불허할 만큼 뛰어난 실력을 갖고 있다. 소속 아티스트의 전체를 보고 비주얼 콘셉이 중복되지 않게 기획하고, 팀 내에서도 각자 다양한 색깔을 드러나게 하는 것이 그의 주된 업무다. 콘셉을 만들고 그 안에서 스타일리스트, 메이크업아티스트, 포토그래퍼 등 과정에 필요한 팀원을 섭외해 현장을 지휘하고 작업 결과까지 책임지고 마무리하는 등 전방위로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아이돌 세계는 획일화된 이미지 소비에서 개개인의 개성을 표현하는 아트로 변화했죠. 대중문화의 영향력도 많이 커졌고, 글로벌 시대로 접어들면서 필드 자체가 달라졌어요. 샤이니가 데뷔 때 하상백 디자이너와 손잡고 당시에 없었던 패션 디자이너와의 콜래보레이션이라는 사례를 만들었던 것처럼 지금이 바로 발전을 위한 변화가 필요한 때라고 생각합니다.”
10년을 쉼 없이 달려온 그에게 ‘비주얼 디렉터’로서의 비전은 무엇일까.
“주변에서 ‘어떻게 하면 당신 같은 디렉터가 될 수 있냐’고 많이 물어보는데 전공도 나이도 아무 의미가 없어요. 진부한 말처럼 들리겠지만 가장 필요한 것은 일에 대한 열정입니다. 일희일비하지 않고 뚝심과 끈기로 아이디어를 발현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하죠. 저에게는 ‘여기서 끝이다’하는 완성도, ‘다 해냈다’는 만족도 아직 없어요. 완벽히 내 마음에 들고 대중을 만족시키는 작품을 만들기 위해 앞으로도 계속 새로운 것을 만드는 것이 저에게 주어진 숙제입니다.”
정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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