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가 원하는 ‘무엇’에 정조준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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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에서 유통업으로 ‘패러다임 시프트’

2013-01-21 오후 8:37:09

생존 위한 패러다임 시프트 절실


시계 제로 속 불황의 늪은 더욱 깊어지면서 패션 업계는 공급자 중심의 패러다임에서 소비자 중심의 유통 비즈니스 모델로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김동규 『트윈키즈 365』 유통사업부 차장은 “공급자, 소비자 시대를 지나 또 새로운 시대로 바뀌어 가고 있다. 지금은 ‘비즈니스 모델’ 간의 경쟁 시대나 다름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소비자 트렌드를 어떻게 제대로 읽고, 얼마나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가가 ‘생존’에 있어 가장 핵심적인 전략으로 떠오른 것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가격, 품질, 디자인의 단순한 구조를 넘어 소비자 입장에서 ‘그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라는 고민에서부터 출발해 혁신을 이뤄내야 한다. 변화하는 흐름에 맞는 새로운 리더가 되려면 패러다임 시프트, 즉 인식 체계의 대전환이 필요한 때”라고 입을 모았다.


◇단순 저가 경쟁 효과 끝난 지 오래
A 브랜드의 K 사업부장은 “내셔널 브랜드의 위기는 가격 ‘장난’을 치면서 심화됐다. 정상 가격을 높이 책정한 뒤 할인하는 것처럼 눈속임해서 판매하는 이중 가격 구조나 무분별한 할인 행사는 브랜드가 망하는 지름길이다. 상품에 맞는 합리적인 가격을 정하고 유지하는 것 또한 브랜드의 가치와 고객과의 신뢰를 지키는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이미 시장에 ‘값 싸고 질 좋은’ 제품들이 가득하다 못해 넘친다. 지난해 일부 내셔널 브랜드는 판매부진을 떨쳐내지 못하고 재고 소진을 위한 할인 판매를 경쟁적으로 이어가면서 위기에 빠지거나 영업 중단을 선언하기도 했다. 지속되는 불황에 소비자들은 합리적인 가격대의 제품을 선호하지만, 고가의 프리미엄 제품에도 선뜻 지갑을 열기 때문에 무조건 저렴한 제품만을 쫓는다고 말할 수 없는 실정이다.


「캐나다 구스」 「몽클레르」 「에르노」 등 100만~300만원을 호가하는 고가 브랜드 패딩이 불티나게 팔리는 것은 더 이상 저가 경쟁만으로는 소비자의 호응을 얻을 수 없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유독 한파가 거세게 몰아친 올 겨울 「캐나다 구스」 패딩은 없어서 못 팔 정도로 반응이 뜨거웠다.


현대백화점은 본점과 무역센터점에 「캐나다 구스」 팝업 스토어를 열어, 한 달도 안 돼 두 개 점에서 4억 2000만원의 매출을 올렸고, 지난해 10월부터 3개월간 매출은 각각 10억원 이상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갤러리아백화점은 「캐나다 구스」 팝업 스토어에서 월 매출 4억원 이상을 올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가인 재킷’으로 유명한 익스페디션 라인의 경우 초도 물량이 전부 매진됐고, 현재 전 사이즈가 품절됐을 정도로 인기다. 고가 프리미엄 브랜드의 때 아닌 활약(?)과 더불어 해외 SPA 브랜드의 지난해 매출 규모를 보면 내셔널 브랜드의 불황이 단순히 마이너스 경제 상황 탓이라고 설명할 수 없을 정도다.


◇발상의 전환으로 유통 혁신 만들다_『트윈키즈365』
참존어패럴(대표 문일우)은 발상의 전환을 통해 『트윈키즈365』라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했다. 



‘엄마들의 천국’으로 불리는 『트윈키즈365』는 한 마디로 베이비&키즈 라이프스타일 스토어로 표현할 수 있다. 유아동 의류에서부터 신발, 장난감, 식음료, 분유, 기저귀, 유모차, 서적 등 육아를 위한 모든 아이템을 갖춰 놓았다. 필요한 것은 언제라도 한 자리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원스톱 쇼핑 공간이자, 대형 마트에도 견줄 만한 저렴한 가격대로 경쟁력을 더했다.


『트윈키즈365』가 주목한 것은 소비자 중심의 리테일 비즈니스다. 제대로 잠 잘 시간도 없이 아이를 돌보느라 지친데다가 육아와 직장 생활까지 병행하는 바쁜 부모의 입장을 고려한 끝에, 빠른 시간 안에 꼭 필요한 상품을 보다 쉽게 살 수 있는 공간을 만들게 된 것이다.


『트윈키즈365』는 규모에 따라 165㎡~231㎡(50~70평)은 스탠다드, 231㎡~396㎡(70~120평)은 디럭스, 396㎡ (120평) 이상은 슈퍼스타 타입으로 구분해 상품 구성을 폭넓게 가져간다. 형태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패션 60%, 용품 40% 비율로 구성했다. 의류는 자체 소싱을 통해 마진 효율을 높이고, 용품은 전량 사입해 제품 구색을 다양하게 갖췄다. 장점은 부각시키고 부족한 점은 보완한 협업 형태의 새로운 모델을 만들었고, 철저히 소비자 편의의 관점에서 바라본 것이 주효했다. 이번 S/S 시즌부터는 『트윈키즈365』 전용 PB 상품도 출시할 예정이다.


김동규 유통사업부 차장은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살펴보니 아이가 입을만한 실내복, 라운지웨어를 살만한 제품이 마땅치 않았다. 선물용으로 주로 구매하는 백화점 제품은 직접 입히기엔 너무 비싸고, 인터넷 쇼핑몰 제품은 품질에 대한 신뢰가 없어 선뜻 구매가 이뤄지지 않았다. 의류의 경우 이런 점에 초점을 맞춰 저렴하게 기획했다. 위생상 자주 교체하는 젖병의 경우 일주일에 한 번씩 들러 구매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9월 오픈한 상도점의 매출은 월 평균 7000만원대, 마리오아울렛점은 월 6000만원대 등으로 꾸준히 높은 신장률을 기록하고 있어 5월경에는 월매출 1억원을 무난히 넘길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올해 유통망은 20개로 확장,『트윈키즈365』를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시킨다는 목표다.


◇자체 생산 비중 높여 효율 극대화_『스마일마켓』
『스마일마켓』은 국내 시장에서 파죽지세로 공격을 퍼붓고 있는 글로벌 SPA 브랜드의 아성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합리적인 가격으로 고객에게 웃음을 선사하겠다는 의미를 담은 『스마일마켓』은 8개 자체 생산 브랜드와 사입 브랜드를 기반으로 한 셀렉트숍이다. 33명의 디자이너들이 각각의 브랜드의 콘셉에 따라 디자인하고 기획 생산한 자체 상품과 바잉 제품을 함께 판매하는 형태다. 중국, 일본에 직영 공장을 운영하면서 의류 기획 디자인, 생산, 제조, 유통, 판매에 이르는 전 과정을 무리없이 소화하고 있다. 해외 소싱 기반을 자유자재로 활용하면서 생산 단가를 낮췄고, 품질 관리도 수월해 가격과 품질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전체 구성에서 자체 생산 비중을 30%로 시작해 현재 50%로 점차 늘려갈 예정이다. 평균 4배수 가량 마진을 보기 때문에 유동적으로 판매하며 효율을 높이고 있다. 반응 생산도 가능해 소비자 반응에 따라 제때에 대처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사입의 경우 동대문 바잉을 최대한 줄이고 해외 유통을 활용해 아이템이 겹치지 않도록 기획했다. 



『스마일마켓』은 20~30대 여성 소비자를 메인 타깃으로 한 만큼 배우 조윤희와 이유비를 전속 모델로 기용해 스타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건대스타시티점 매장에서는 매주 문화 공연을 펼치는 등 젊은 층을 노린 컬처 마케팅에 주력해 호응을 얻고 있다. 올해 매출 목표는 250억원, 유통망은 25개로 확장할 예정이다.


채승우 『스마일마켓』 팀장은 “고객이 와서 즐겁게 살 수 있는 매장이 우리의 모토다. 자체 소싱을 활용한 베이직 아이템과 디자이너의 감성을 담은 유니크한 디자인을 동시에 풀어내면서 다양한 상품을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스마일마켓』은 2011년 9월 명동 1호점을 시작으로 12월에는 가로수길 본점을 오픈했고, 이어 현대백화점 중동점, 신촌점, 롯데백화점 영플라자, 김포공항점, 부산 광복점 등 백화점 유통을 적극 펼쳐왔다. 또 2011년 10월 중국 광저우점 오픈을 필두로 일본, 동남아시아 등 해외 사업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정민경 기자
jmk@f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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