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전문가 2인이 말하는 복합쇼핑몰의 현재, 그리고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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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1-09 오후 5:44:45


황점상 쿠시먼 & 웨이크필드코리아 대표


“사람이 자라면서 초등학교에서 대학원까지 과정을 거친다면 국내 복합쇼핑몰은 이제 갓 중학교에 진학한 단계라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초등학교에서는 기본적인 인성교육과 기초 지식을 배운다면 중학교에 진학해서는 조금씩 학문적인 지식을 배우게 됩니다. 이제 국내 복합쇼핑몰은 본격적인 성장을 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황점상(44) 쿠시먼&웨이크필드코리아 대표는 국내 복합쇼핑몰의 수준을 중학생이 비유했다. 아직 발전 여지가 많다는 의미에서다. 황 대표가 꼽는 복합쇼핑몰의 성장 요소로는, 먼저 유통 비용이 백화점에 비해 낮다는 데 있다.


그는 “세계적인 경기 침체가 지속되고 있고 국내 패션기업은 ‘소비 패턴’과 ‘환경 변화’라는 이중고,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다”면서 “생존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비용절감은 필수”라고 강조했다. 백화점의 평균 수수료는 30% 초중반. 이에 비해 복합쇼핑몰은 현재 12~15% 대에서 운영되고 있다.


황 대표는 “백화점은 운영 기능이 강조되는 유통 채널이라면, 복합쇼핑몰은 점포 임대업이라는 데에서 본질적으로 차이가 있다”면서 “결과적으로 백화점은 많은 인력을 투입해야 하고 마케팅 비용 등이 포함되기 때문에 고비용 구조가 될 수밖에 없지만, 복합쇼핑몰은 입점 매장의 파워로 집객하기 때문에 많은 인력이 필요치 않아 저비용 구조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그가 말하는 복합쇼핑몰의 또 다른 성장 요소는 소비 트렌드 변화에 있다.
황 대표는 “백화점은 철저하게 쇼핑만을 위해 만들어진 공간인데 소비자들이 이런 형태에 질렸다고 할 수 있다”면서 “최근 오픈한 쇼핑몰을 조사해보니 시야를 돌렸을 때 평균 15개의 매장이 눈에 들어올 정도로 시원한 구조를 갖고 있는데다, 다양하고 수준높은 식음료, 영화관 등 부대시설까지 갖추고 있어 ‘무언가 사러 왔다’기보다 ‘즐기러 왔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대학원까지 진학하기 위해서는 어떤 단계가 남았을까. 그는 복합쇼핑몰이 진화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콘텐츠 확충’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황 대표는 “국내 패션기업이 복합쇼핑몰에 대응할 수 있는 브랜드를 만들거나 운영 구조를 갖춰야하는데 아직 준비된 곳이 별로 없다”면서 “국내 브랜드에게 330㎡(100평)의 면적을 내줘도 66㎡(20평)짜리 5개를 붙여놓은 것 같은 느낌밖에 주지 못하기 때문에 해외 브랜드의 의존도가 높을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또 대형 매장을 하는 데 있어서는 SPA 형태와 셀렉트숍 형태를 같이 고민할 필요가 있다는 제안도 덧붙였다.
그는 “국내 패션기업이 SPA를 추종하려는 움직임이 있는데 20~30년 후발주자로 뛰어들어 글로벌 브랜드와의 경쟁할 수 있는 기업이 얼마나 될지 우려스럽다”면서 “오히려 해외 백화점의 강점인 셀렉트 기능을 접해 복합쇼핑몰 안에 소규모 백화점을  독자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면 상호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 같다”고 분석했다.


‘대학교 진학’을 위해서는 복합쇼핑몰 개발자의 확충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마지막 단계인 ‘대학원’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콘텐츠와 유통의 질적인 수준이 높아져야 한다고 했다.



박희윤 일본 모리빌딩 서울지사장


“한국은 유통 선진국의 발전 단계 가운데 3세대인 복합쇼핑몰과 4세대 라이프스타일 쇼핑센터(LSC)가 동시에 전개되고 있어 세계에서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빠른 성장 속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박희윤(45) 모리빌딩 서울지사장은 한국 유통업계가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국내 패션업계가 대내외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가장 먼저 유통 프레임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워야 할 시점”이라며 “해외에서는 복합쇼핑몰이 10년 이상 장기적인 성장 과정을 거친 이후 라이프스타일 센터가 대두됐다면 우리는 두 단계가 압축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양쪽 모두에 대응할 수 있는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복합쇼핑몰에 대응할 수 있는 모델을 만드는 사이에 라이프스타일 센터가 확산되어 있기 때문에 2~3년 내에 또다시 유통 프레임 문제가 다시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그간 복합쇼핑몰이 개발되는 과정에서는 경쟁력을 갖춘 브랜드가 몇 안 됐는데, 이제 하나 둘 복합쇼핑몰에 적합한 브랜드들이 만들어지고 있다”면서 “그런데 벌써 곳곳에서 라이프스타일 쇼핑센터 개발이 본격화되고 있어 결국 같은 문제를 반복하지 않으려면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지사장은 최근 오픈한 메세나폴리스가 라이프스타일 센터의 초기 모델로 볼 수 있고, 신세계가 추진 중인 유니온스퀘어와 롯데의 제2롯데월드 등이 오픈하면 국내 라이프스타일 쇼핑센터 모델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측했다.


그는 “복합쇼핑몰은 인도어 쇼핑 공간이고 라이프스타일 쇼핑센터는 아웃도어 위주의 쇼핑 공간이라는 점에서 큰 차이가 있다”면서 “하드웨어의 차이를 아우를 수 있는 모델은 길거리의 자연스러움과 커뮤니티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새로운 문화와 소비의 표현 방식으로 스트리트형 리테일이 출현하면서 거리에서 여유와 문화를 함께 즐기고 소비 하려는 환경을 중요시 하는 새로운 쇼핑 계층이 태어난 가로수길이 그 예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가로수길의 자유스러운 느낌과 커뮤니티 기능, 쇼핑 콘텐츠의 요소가 차세대 라이프스타일쇼핑센터의 중요한 포인트라는 지적이다.


박 지사장은 “가로수길은 자생적으로 만들어진 라이프스타일형 쇼핑 공간”이라면서 “대기업 자본이 유입되면서 아기자기한 멋이 사라졌다는 지적도 있지만 해외 사례를 보더라도 이를 상권 확장의 새로운 계기로 만들면 된다”고 설명했다.
유통 개발 패러다임의 변화도 강조했다. 그는 “이제 성장과 확장의 시대가 끝나고 생산의 질이 중요한 시점이 됐다”면서 “오피스 공동화 현상과 주택, 상가 대규모 미분양 사태가 이러한 현실을 증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한 해결책으로 일하고 싶고, 살고 싶고, 쇼핑하고 싶은 공간을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박 지사장은 “한국은 아직도 건설사 주도로 개발이 이뤄지기 때문에 실제 실현 가능한 기획력이 부족하다”면서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이끌어가기 위해서는 전체를 아우르는 ‘마스터 프로듀스’ 기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정명 기자
kjm@f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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