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화의 상징인 백화점이 바뀌고 있다. 지난 1990년 후반 시장 활성화를 위해 입점시킨 중저가 브랜드들은 이제 백화점에서 빼놓을 수 없는 주요 상품군으로 자리잡았다.
롯데백화점의 멀티플라자는 백화점 내에서도 외형이 가장 높은 매장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현재 22개 전점에 구성되어 있다.
현대와 신세계도 이에 질세라 각각 ‘영웨이브’, ‘패션 스트리트’등 의 중저가 브랜드를 위한 MD를 강화하고 있다.
감도와 가격 동시 충족시켜주는 브랜드 주도
백화점 중저가 시장은 캐주얼을 중심으로 자리잡아 왔다. 「지오다노」 「TBJ」 「마루」 등은 백화점 중저가 시장의 태동부터 성장을 함께 해온 브랜드들. 이들은 현재 연매출 1천억을 훨씬 넘는 대형 브랜드로 성장했다.
이들 중저가 브랜드는 실속구매를 원하는 소비자들의 욕구와 맞물려 백화점의 매출 효자 브랜드로 평가받고 있다.
또한 최근에는 「폴햄」 「애스크」 등 감도에서도 뒤지지 않는 브랜드들이 세력을 주도하고 있다. 이들은 높아져가는 소비자들의 감성과 저렴한 가격을 동시에 충족시켜주면서 신흥 주도세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백화점 바이어들은, “중저가 시장이 성숙되면서 기존 베이직 캐주얼과는 구별되는 캐주얼 브랜드가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 영플라자의 지난 3분기 실적을 집계한 결과 중저가 여성 영캐주얼 「숲」 「망고」 「코데즈컴바인」이 나란히 1∼3위를 기록했다.
잠실점 멀티플라자도 1위 「지오다노」를 비롯 2∼4위를 「망고」 「라인」 「머스트비」가 차지했다.
최근 가파른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는 「코데즈컴바인」은 지난 9월 34개 매장에서 21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달에는 27억원을 예상하고 있다.
중저가 여성복 브랜드들의 효율이 높아지자 롯데백화점은 아예 기존 영캐주얼이나 캐릭터캐주얼 군에 복합 구성하는 시도를 했다. 매출이 동반하락할지도 모른다는 우려의 소리가 있었지만 결과는 중저가 브랜드들이 매출 상위에 랭크되며 시장 흐름을 주도하고 있는 상황이 벌어졌다.
롯데백화점 바이어는, “초기에는 기존 고가 브랜드들의 반발과 관련 업계의 우려가 컸다”며 “그러나 오히려 기존 브랜드의 변화를 유도하며 시장의 활력소로 작용하고 있다”고 상황을 또한 “중저가 여성 영캐주얼 브랜드들이 저렴한 가격과 높은 감도를 바탕으로 소비자들의 주목을 끌고 있다”며 “일부 기존 브랜드들은 아예 가격을 낮춰 중저가 브랜드 대열에 합류하기도 한다”고 상황을 전했다.
캐주얼과 여성복이 성과를 올리자 올 가을 MD에서는 남성복도 중저가 브랜드를 입점시키기 시작했다. 관악·부평·포항·창원등지의 점포에 「TNGT」 「파크랜드」 등의 브랜드를 입점시키고 현재 반응을 살피고 있는 단계다.
아직 해결해야할 숙제도 산적해
그렇지만 외부적인 성공 이면에는 아직 해결해야 할 고질적인 숙제가 남아있다.
영플라자에 입점해 있는 A브랜드는 지난 9월 1억원 가량의 매출을 올렸다. 판매 수수료 36% 외에 물류비, 판매사원 인건비 등 판매관리비가 10% 정도 들어가 실제 본사에 들어온 금액은 5천500만원 정도. 여기에 생산 원가 3천500만원 가량을 제외하고 보니 2천만원 가량이 이익으로 남았다. 그러나 여기에는 본사 직원 인건비와 재고 부담 비용, 매장 인테리어 비용 등은 전혀 고려되지 않았다.
대형 백화점에 입점해 있는 중저가 브랜드 관계자들은 한결 같이 고비용구조가 브랜드의 발목을 잡는다고 하소연한다.
입점브랜드 관계자는, “36%의 수수료를 지급하면서 이익을 내려면 생산원가대비 판매가 비율이 최소 4배를 넘어야만 하는 실정”이라며 “그나마도 매출이 7천만원 밑으로 떨어지면 실질 수익은 없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현실을 꼬집는다.
최근에는 여성복 브랜드와의 형평성 문제도 대두되고 있다.
행사나 기획 상품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여성복의 경우 평균 마진율이 28%로 떨어진다는 게 중저가 브랜드들의 주장. 반면 세일이나 행사의 폭이 상대적으로 낮은 중저가 브랜드들은 정해진 수수료와 큰 차이가 없다는 것. 때문에 실질 마진 기준으로 형평성을 고려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또다른 관계자는 “이밖에도 패션쇼, 오찬회 등의 프로모션 비용은 물론이고 행사 고지 광고며 판매 촉진을 위한 연예인동원 이벤트 등의 조차 브랜드 입장에서 전부 내고 있는 마당에 실질적인 순이익은 거의 기대하기 힘들다. 오히려 손해만 안나면 다행”이라며 백화점 측의 현실성 있는 대안책을 요구하고 있다.
소비자에 충성하는 브랜드, 윈윈전략 필요
이러한 요구에 대해 각 백화점 관계자들은 회사의 정책이라며 수수료 조정에 관한 부분은 언급을 회피하고 있다.
그러나 수수료 문제를 제외하고는 현실적으로 도움을
김정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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