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인문학과 인문학적 브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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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1-31 오후 5:13:31


변하는 것과 변하지 않는 것
예전에 친구가 패션 브랜드를 만든다고 해서 주변 지인들과 함께 사업을 했다. 결과는 2년도 견디지 못하고 접어야만 했다.


백화점에도 몇 군데 입점해서 처음 출발은 어느 정도 장미빛이었지만 두 번째 겨울을 나지 못하고 그렇게 무너졌다. 이제 또 다른 문제는 지인들이 투자한 원금에 대해서 어느 정도 돌려주기 위한 대안을 찾는 것이다. 먼저 창고에 쌓아 놓은 재고를 처분해야 한다. 일명 땡처리 경영자가 창고를 방문했다.   “Kg당 천원입니다.”


친구는 망연자실 했다. 브랜드 로고와 심볼 비용만 5000만원, 웹 사이트 구축비는 3000만원, 광고 제작비는 1억원 기타 등등. 그렇게 만든 자신의 패션 브랜드가 이런 비용은 모두 무시한 채 그저 실값처럼 무게로 팔리게 되었다. 어제만해도 백화점에서 9만원에 팔렸는데 지금은 천원도 안 된다.


친구가 통분하고 있던 같은 해에 2008년 7월에 캘리포니아 모하비 사막의 랜드 탄광지대에서 발견된 ‘LOT 501’라는 리 바이스 청바지가 경매 사이트에 올라왔던 적이 있었다. 당시 이 바지와 함께 발견된 종이 가방에서 1895년부터 1898 년까지 존재했던 랜즈버그 시의 상점 이름이 적혀 있었다. 보관 상태까지 양호했던 이 청바지는 경매에서 우리나라 돈으로 약 3600만원에 최종 낙찰되었다고 한다. 경매로 가져간 사람은 다름 아닌 리바이스 본사였다. 이 청바지가 리바이스가 아니었다면 우리는 아마도 걸레 혹은 쓰레기라고 했을 것이다.


어제 9만원이었던 청바지는 오늘은 900원, 약 120여년전 낡은 청바지는 3600만원. 브랜드가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극명한 사실과 현실을 우리는 보고 있었다. 우리는 2년 동안 전 재산과 모든 열정을 부어서 만든 브랜드가 자칭 브랜드일 뿐이고 결국 ‘무게’로 팔려가는 상품도 아닌 것이라는 ‘진실’을 인정해야만 했다.


공식 발견에 의한 최초의 글자는 약 5000년 전에 일이었다고 한다. 5000년 전 고대 문자 중에 하나인 수메르 설형문자에 이런 말이 적혀 있다고 한다. ‘젊은 사람은 어른을 공경하지 않는다. 말세다.’ 그렇게 말세(?)가 시작되어서 벌써 5000년이 흘렀다.


과연 그때부터 지금까지 변하지 않는 것은 무엇이고 변해서 사라진 것은 무엇일까? 최근 브랜드 인문학 분야가 새로운 혁신의 개념을 들여오고 있다. 인문학을 단순 교양과목이 아니라 경영학을 대치하는 관점으로 브랜드를 다시 본다는 것이다. 먼저 결론부터 이야기한다면 브랜드 인문학이란 브랜드를 통해 인간을 이해하는 것이 바로 브랜드 인문학이다. 인문학적 브랜드란 인간의 가치를 브랜드의 목적으로 삼는 브랜드를 말한다.


지금까지 브랜드는 마케팅 분야에 일종의 뇌관 정도로만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은 브랜드를 통해서 문화와 문명을 이해하려고 한다. 그 이유는 브랜드는 문화의 결정체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문화 마케팅을 한답시고 많은 브랜드에서 이벤트를 지원하거나 볼 거리를 제공하는 일들을 했지만 시간이 지난 후에 그 모든 것이 휘발성 쇼라는 것이 드러났다.


그렇다면 이런 쇼가 끝난 뒤에 무엇을 해야할까? 다른 광대들을 불러 더 야하고 자극적인 쇼를 준비하기 보다는 도대체 브랜드가 무엇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스스로 해야 한다.


도구의 기원, 브랜드의 역사 
인류의 발달 과정은 도구 제작 기술을 기준으로 하면 구석기, 신석기, 청동기, 그리고 철기 시대로 넘어온다. 각 시대는 신비스러움이 넘치지만 그만큼 이에 대한 인류의 의구심 역시 가득 하다. 그 중에서도 개인적으로 가장 궁금한 시기가 있다면 바로 청동기 시대다. 구석기와 신석기 시대에서 사용했던 도구들은 모두 ‘돌’로 만들어졌다. 당시 돌의 사용은 문명이 없는 원시인으로서는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생각된다. 그러나 청동기 시대의 돌은 이전의 돌과는 다르다. 원시인들이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돌에서 뭔가를 얻겠다고 온도를 1084°C까지 높여서 구리를 뽑아 냈을까?(참고로 철은 온도가 1530°C까지 올라가야 한다)


여하튼 어떤 이유인지, 그리고 어떤 필요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원시인들은 구리와 철을 돌에서 녹여내어 자신들의 도구를 만들기 시작했다. 지금 판단해 보면 돌을 녹일 수 있다는 생각은 참으로 혁신적인 시도임은 틀림없다. 문명의 시작은 이렇게 돌에서 시작됐고 지금은 철 대신에 디지털 장비의 소금이라고 할 수 있는 희토류를 찾기 위해서 전 세계가 혈안이다.


도구의 변화는 인간의 라이프스타일의 변화를 알려준다. 문명, 문화와 함께 도구는 여러 형태로 끊임없이 변이와 변태를 거듭해왔다. 지금 책상 주변에 있는 것들을 살펴보면 브랜드라 칭하는 대부분의 것들이 실제로는 ‘도구’다.


자동차부터 시작해서 포스트잇까지 모두 인간의 생활을 보다 행복하고 편리하게 만들기 위해서 탄생한 도구, 그러니까 인생의 소품들이다. 도구는 사람들의 세계관과 가치관을 그대로 투영하는 산물이다. 박물관에 있는 도구들을 보면서 우리는 옛 사람들의 생활을 살펴볼 수 있다. 만약에 지금 당장 빙하기가 도래하고, 지구 판이 깨져서 대륙이 충돌하고 거기에 행성의 충돌이 더해져 이로 인해 지구에 사는 사람들이 대부분 죽고 극소수만이 살아남아 원시시대가 다시 시작됐다고 치자.


그렇게 문명이 리셋되고 다시 2000년이 흐른 뒤 박물관에 남겨진 우리의 도구들을 보면서 후손들은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 예를 들어 5000개가 넘는 대한민국의 쌀 브랜드를 보면서 그들은 무슨 생각을 할까? 그들은 우선 이 좁은 땅에서 5000개의 맛이 다른 쌀이 나왔다라는 것에 대해 놀라움을 금치 못할 것이다.


우리가 돌을 녹여서 청동을 얻어낸 원시인에게 놀라고 또 쉽게 이해하지 못하는 것처럼 미래의 인류도 전 세계적으로 수천개가 넘는 물(water) 브랜드를 도무지 이해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오늘날 우리가 원시인들을 돌을 가공한 특성에 따라 분류하듯이 그들도 우리가 사용하는 브랜드를 보면서 우리를 분류할지 모른다.


인간의 역사는 도구의 역사다. 지금은 그 도구가 브랜드라는 이름과 형태로 존재하고 있다. 따라서 브랜드를 연구하는 것은 인간의 문명과 문화를 연구하는 것과 같다. 하지만 간과하지 말아야 할 중요한 단서는 그런 도구를 만드는 것이 바로 인간의 생각이라는 점이다. 생각은 결과를 낳기 때문에 우리는 도구(브랜드이자 결과)를 보면서 인간의 생각을 연구해야 한다. 그것이 바로 브랜드 관점의 역사 연구다.
원시인들은 돌을 태워가며 문명을 이루었다면 지금은 브랜드를 만들면서 문화가 만들어지고 있다. 당시 혁신적인 방법으로 돌에서 철을 뽑아 냈듯이 지금은 상품에서 보이지 않는 가치를 발견했고, 또 다시 심어가고 있다. 그렇다면 묻겠다. 돌에서 구리를 뽑는 것이 쉬울까? 아니면 상품에 가치를 주입하는 것이 쉬울까?


브랜드 인문 역사학
미국 소설가 헨리 제임스는 “약간의 문학을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아주 많은 역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말을 정확히 깨달았던 때는 문학이 필요로 했던 역사보다 브랜드 하나를 만들기 위해서 더 많은 역사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았을 때였다. 그리고 시장을 주도하는 브랜드들이 이미 수백 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고 난 후부터였다.


예전에는 오늘 만들어 내일 팔 수 있는 상품을 만들었지만 브랜드의 생명 주기가 인간의 그것, 길게 잡아 100년을 상회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오늘날에는 브랜드를 만들 때 내일 팔 것이 아니라 100년을 견딜 수 있는 것으로 만든다. 그래서 100년을 유지한 브랜드의 역사적 탄생(론칭) 설화에 브랜더들이 관심을 갖기 시작했을 것이다.


브랜드와 인간 역사는 오묘하게 관계한다. 자연 세계에서는 시간이 지날수록 생명이 소멸되지만 브랜드는 반대로 더욱 생명력이 강한 유기체가 된다. 이런 브랜드는 어느 시점에 이르러 전통과 정통 그리고 트렌드의 조화를 유지하면서 인간의 유구한 역사와 같이 순행하거나 상징되기도 한다.


만약에 대학에 ‘브랜드 인문 역사학’이라는 과목이 있다면 누가 어떤 내용을 강의하게 될까? 혹시 과학 철학, 기술 철학, 의료 철학이라는 과목은 들어보았을지 몰라도 이것은 생소한 개념이다. 하지만 머지 않아 ‘브랜드 인문 역사학’ ‘브랜드 철학’ 그리고 ‘브랜드 인류학’ 같은 과목이 나오리라 생각된다. 브랜드는 기본적으로 1차원적인 인간의 필요와 욕망에 의해서 만들어진다. 그러나 그것이 충족되면 가치와 시대정신에 의해서 구축된다. 따라서 브랜드는 인간의 모든 것이 투영된 또 다른 인간의 모습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인문학(humanitas)이라는 단어를 처음 썼던 키케로는 “역사는 참으로 시대인의 증인이고 진실의 빛이다”라고 말했다. 정말 그럴까? 과연 우리가 역사를 통해서 배운 것은 무엇이고 알게 된 진실은 무엇일까? 최근 인문학 열풍의 일환으로 역사에 관한 학습이 대유행이다.


역사가들이 말하는 것은 옛날 이야기일까? 미래 이야기일까? 과거라는 옛 시간만을 기억하는 것은 그리 중요한 일이 아닐 수 있다. 과거는 과거일 뿐이고 현재는 과거와 다르기 때문에 오히려 옛 시간만으로 현재를 이해하려는 것은 위험한 일이라고 생각된다. 그러나 역사라는 이름의 과거를 우리는 다른 관점으로 바라보아야 한다. 역사에는 그 누군가의 관점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같은 맥락으로 브랜드 관점을 통해 인간의 역사를 바라보는 것이 바로 브랜드 인문 역사학이다.


브랜더들이 역사 안에서 도구(브랜드)를 연구할 때는 마치 ‘시대의 히트 상품’을 뒤지듯이 파 헤치면 안 된다. 역사학자처럼 역사가 인간에게 주는 교훈, 변하지 않는 가치들의 시대적 변신(?), 그리고 인간들의 필요와 욕망의 결핍까지 보면서 인간을 이해해야 한다. 브랜더에게 역사학습은  인간을 이해하는 것을 목적으로 해야 한다.


보이지 않는 것을 다루기
기원전 5000년 혹은 1만 년의 사람들은 어떤 생활을 하고 살았을까? 그들에게 있었던 문화는 어떤 형태였을까? 이따금 수천 년 혹은 수백 년 전에 죽은 사람의 무덤에서 잘 보존된 미라와 더불어 그 시신이 살아 있었을 때 사용했던 것으로 추정되는 물건들이 함께 발견되곤 한다.


고고학자들은 이 부장품을 보면서 죽은 사람의 사회적 신분(귀족 혹은 왕)을 비롯해 직업을 추측한다. 또한 당시의 문화를 파악하고 어떤 종교관이 있었는지도 예측한다. 주검의 뼈에서는 확인할 수 없는 이런 요소들을 죽어서도 함께 지니고 싶어했던 부장품을 통해서 죽은 사람의 세계관과 함께 그 시대의 문화를 파악하는 것이다.


지금으로부터 2000년이 지난 A.D. 4011년 11월 1일. 고고학자들이 공교롭게도 2011년 11월 1일에 죽은 그 누군가의 무덤을 발굴했다고 상상해보자. 탄소 연대 측정법을 통해 이 무덤은 2000 년이 된 것이며 무덤의 주인은 30대 남자임을 밝혀 냈다.


A.D. 2500년부터 화장이 기본적인 장례문화로 안착된데다, 수없이 발생한 지진을 생각하면 미라로 보존된 무덤을 찾은 것 자체가 놀라운 발견이라며 학계가 술렁인다. 재미있는 것은 미라 옆에 놓인 부장품이다. 애플의 아이폰 5G, 로모 카메라, 컨버스 신발 세 켤레와 닥터마틴 신발 한 켤레, Sony의 Nex-5N(그런데 렌즈는 니콘의 구형 렌즈다), 몽블랑 만년필 기본형 한 자루와 플라스틱으로 된 라미 만년필이 컬러별로 5자루가 발견됐다. 과연 고고학자들이 발견한 미라의 사회적 신분과 그 당시의 문화적 배경을 읽어낼 수 있을까? 아마도 2011년 10월에 아이폰 5가 시장에 출시되지 않았던 사실 또한 이 미라가 일했을 회사와 직책 그리고 성향을 파악하는데 한몫 할 것이다. 그리고 과거(2011년 오늘) 애플 아이폰의 문화적 상징 코드를 조사해 다른 부장품들과의 연결점도 파악할 수 있었을 것이다. 이처럼 브랜드, 그리고 브랜드의 특정 제품을 통해 시대상을 그려내거나 한 인간의 프로파일을 그려내는 것은 단순히 상상의 이야기가 아니다. ‘소유냐 존재냐’의 질문이 아니라 소유가 곧 존재를 알려준다.


예를 들어 연쇄 살인 사건이 일어났다. 용의자의 집 신발장에서 컨버스 신발이 무려 100켤레가 발견됐다. 만약 이 현장에 CSI요원과 마케터를 조사단으로 보내면 이들은 용의자의 프로파일을 어떻게 작성할까?


“이 사람은 컨버스만 신은 여자만 골라서 죽이는 편집증적 사이코일 것입니다.”
이렇게 CSI 요원이 말했다. 반면 이것을 듣고 있던 마케터는 이렇게 대답할 것이다.
“이 사람 컨버스를 제대로 즐길 줄 아는구만.”
아마 황당한 CSI 요원이 그 이유에 대해서 묻는다면 마케터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이 말을 이어갈 것이다.
“저는 검정 컨버스만 5개가 있어요. 컨버스의 지독한 마니아라면 최소 500켤레를 가지고 있어야 해요. 이 사람은 초보 수준인데요. 보세요, 척 테일러 기본형밖에 없잖아요. 쉐브론 스타도 없다고요.”


브랜드는 상품을 팔지 않고 문화를 판다는 이야기는 이제 명품 브랜드에서부터 5000원짜리 면티를 파는 사람들도 이야기하는 이슈가 되었다. 하지만 어떤 문화를 어떻게 팔아야 하는지, 그리고 그것이 어떻게 브랜드와 융화되어 새로운 문화 코드로 자리잡을 수 있는지를 아는 사람은 극소수다. 물론 연쇄살인 사건 용의자의 컨버스 수집 습관을 예로 든 것은 문화 코드를 지닌 브랜드, 혹은 브랜드 문화에 대한 극단적인 사례지만 많은 학자들이 이같은 현상에 주 목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HEC의 교수이자 브랜딩학의 거장 장 노엘 캐퍼러의 《뉴패러다임 브랜드 매니지먼트》에서도 같은 맥락의 문구들을 찾아볼 수 있다.


“브랜드의 제품들을 통합하는 것은 그들의 상표나 일반적인 외적 표시가 아니라 그들의 종교다. 즉 어떤 공통된 정신과 비전, 그리고 이상들이 그 브랜드에 구현되어 있는가다. 강력한 브랜드 일수록 매우 강한 감정적 요소를 가지고 있다.” 한 마디로 브랜드에 관한 종교성을 이야기하며 상품이 아닌 감정을 지닌 유기체로서 브랜드를 말하고 있다. 이제는 식상하기까지한 ‘문화를 통해 브랜드를 만든다’ 혹은 ‘브랜드가 문화가 된다’라는 표현에 대해서는 다시금 본질적인 통찰이 필요하다. 아직도 이 메시지를 럭셔리 브랜드를 위한 마케팅 포인트, 차별화 전략을 위한 문화코드 차용, 세련된 프로모션을 위한 것으로 생각하거나 이 보다는 좀 낫지만 보이지 않는 상품의 정의에 필요한 문구 정도로 이해하고 있다면 이 보다는 한 키 높인 생각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원시부족의 장례풍습, 인간이 죽은 후에도 자신이 사용했던 물건과 함께 하고 싶어하는 이유, 그리고 이에 대한 배려를 알아챌 수 있어야 그들의 세계관을 폭넓게 이해할 수 있다. 그리고 이는 비단 과거의 이야기가 아니다. 실제로 할리데이비슨을 비롯한 특정 브랜드의 소비자들은 유언으로 자신의 소장품을 관에 같이 넣기도 한다. 왜그럴까? 자신의 세계관 혹은 아이덴티티와 일치하는 브랜드에 대해서 인간이 보이는 행동은 아직 밝혀 지지 않은 특정 코드가 있다.


 ‘보이는 것을 보이지 않게 하고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게 하라.’
 ‘가질 수 없는 것을 갖게 하고 가질 수 있는 것을 가질 수 없게 하라.’
 ‘익숙한 것을 낯설게 하고 낯선 것을 익숙하게 하라.’


처음에 이 표현들은 특정 브랜드의 소수 사용자만이 즐기는 은밀한 밀교(密敎)에서나 볼 수 있는 그들만의 환희에 대한 서술이었고, 마케팅 연금술의 주문인 줄로만 알았다. 하지만 이제 이것은 시장에 존재하는 강력한 브랜드들의 공통된 속성으로 밝혀졌다. 이것을 이해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보는 것이 아니라 체험하는 것이다. 특정 브랜드에 완전히 빠져야만 느낄 수 있다. 왜냐하면 그것은 볼 수도, 만질 수도 없는 그들만의 ‘문화’로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애플이 대표적인 사례가 아닌가. 애플 마니아들은(애플의 타 제품에 비하면 매스 제품이 된) 아이폰이 애플과의 첫 경험이라면 애플의 문화를 느끼기에는 부족하다고 말한다. 아이폰에는 여전히 트렌드라는 트렌스 지방이 끼어 있기 때문이란다. 애플 뿐만이 아니다. 럭셔리 문화의 상징이 된 브랜드, 마초 문화의 상징이 된 브랜드, 그리고 사회적 지위를 가늠하는 눈금이 되어 버린 브랜드 등, 브랜드가 보이지 않는 문화의 실체로 자리 잡은지 오래다.


마케팅 브랜드에서 인문학적 브랜드로
그러니까 더 이상 브랜드를 마진을 올리기 위한 수단으로 생각하지 말자. 더 이상 이웃을 곰팡이 바이러스처럼 ‘소비자’라고 부르지 말자. 더 이상 인간들을 타깃이라고 정해서 조준사격을 하지 말자. 브랜드의 스킬을 배우려고 현란한 매체나 얄팍한 상술을 보이지 말자. 브랜드는 우리 이웃과 소통하고 관계를 맺는 의미이자 목적이다.  이제 다시 Brand의 B자를 배워 보자.


어떤 사람들은 Brand의 B를 지식의 Basic, Better, Bes로 인식한다. 또 어떤 사람들은 Brand의 B를  Blood라고 해석하는 사람도 있다. B자를 가지고 말장난을 하면 의미없는 단어에 갇히고 만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내가 지금 경영 혹은 관리하는 브랜드에 관한 근본적인 생각이 필요하다. 


필자가 컨설팅을 할 때 가끔 쓰는 방법을 소개하겠다. 만약에 당신의 브랜드가 1000년 뒤에 어떤 사람의 무덤에서 나왔다고 치자. 학자들이 모여서 그 미이라를 누구라고 부를까? 바로 당신의 브랜드가 그 사람의 아이덴티티를 설명해 줄 것이다. 당신의 브랜드의 시작은 지금이 아니라 100년 혹은 1000년 뒤부터 셈한다면 지금 무엇을 할지가 명확해 질 것이다.


 



권민 유니타스브랜드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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